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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의 세계 녹터나 - Nocturna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이 영화를 서대문 드림시네마에서 하는 시사회에서 보았다.
드림시네마는 요즘은 보기 드문 아주 오래된 영화관이다. 옛날 영화관이 다 그렇듯 2층도 있고, 통로도 널찍한 것이 어릴 적 다녔던 시골 영화관이 생각나는 분위기라 느낌이 괜찮았다.
<마법의 세계 녹터나>는 밤에 삐걱거리는 이상한 소리가 나고, 꿈꾸고, 아이들이 오줌싸고, 아침에 일어나면 머리가 헝클어져 있고, 별들이 움직이고 하는 모든 일들이 밤의 세계인 녹터나 때문이라는 재치있는 환상을 담은 애니메이션이다.
그리고 아이가 두려움에 떨면 어둠의 세력이 생겨나 힘을 키우고, 그 아이가 용기를 되찾으면 어둠을 물리칠 수 있다는 단순하고 꽤 교훈적인 주제가 담겨있다.
어두운 밤 풍경을 아름답게 담았는데 특히 가지각색 지붕이 이루는 선과 골목 풍경이 참 우아하다. 혹시 스페인 도시의 밤 풍경이 그럴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줄거리가 너무 평이하고 심심해서, 왠만한 영화는 절대 졸지 않는 내가 이 영화를 보는 내내 졸리는 거 참고 보느라 고생을 좀 했다.
특히 일반적으로 애니메이션을 볼 때는 까르르 웃거나 으아악 소리 지르거나 하면서 즐겁게 보곤 했는데, 이 영화를 볼 때는 .... 그런 장면이 없었다. 간혹 약간 웃기는 장면이 있긴 하지만, 크게 즐거운 일도, 가슴 졸이는 일도, 신나는 일도 별로 없다.
영화의 흐름의 강약을 조절하는 구성 상에 좀 문제가 있지 않나 싶다.
그리고 캐릭터들이 좀 두리뭉실하고 뚱뚱한 점이 계속 눈에 거슬렸다.
알게 모르게 내 미적 감각은 일본이나 미국에서 만들어진 애니메이션의 깔끔하거나 기괴하거나 간에 성격이 확실한 캐릭터에 길들여져 있어서 그럴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