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벤트] 이번 주말엔 무슨 영화를 볼까?(이벤트 종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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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미네이터 : 미래전쟁의 시작 - Terminator Salvation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영화제목 <Terminater Salvation> 이 화면에 뜬다.
Salvation - 내 짧은 영어실력으로는 도저히 알 수 없는 단어다.
얼른 휴대폰을 꺼내 사전을 찾아본다.
"구세주" 라는 뜻이란다.
영화를 보면서 "구세주"는 누구인가를 생각했다.
세상을 구하기 위해 자신의 목숨을 바치는 자. 그래서 영원히 그 이름이 남는 자.
그는 누구인가?
처음엔 존 코너인가 했다.
그러나 아니다.
존 코너는 그가 어떤 단점을 가지고 있더라도 저항군의 지도자가 되는 운명이고, 이 미래를 누구나 알고 있어서 아마도 지도자가 될것이다. 영화에선 오로지 용맹하고 저돌적인 병사의 모습만 보여줄 지라도 말이다.
나는 사실 그 예정된 운명이 아니라면 지도자로서 수긍이 가는 면모가 없는 존 코너가 곳곳에 숨어 저항하며 살고있는 사람들에게 방송으로 메시지를 보내 마음을 움직이는 걸 보고 이해가 안갔다.
결국 영화에서 말하는 구세주는 터미네이터인 마커스란 게 내 생각이다.
어떤 이는 그가 저항군 본부에 와서 터미네이터인 게 밝혀질 때 까지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터미네이터인 걸 눈치 채도록 감춤이 허술했다고 하지만 내 생각은 다르다. 그가 터미네이터인 건 처음 등장하는 장면부터 알 수 있다. 아무 것도 입지 않고 등장하는 그 장면. 그건 터미네이터 1편에서 과거로 시간여행을 한 터미네이터가 나체로 오는 장면을 (시간여행에서 옷은 안된다는 것이 웃기지만) 생각나게 한다.
그 후에도 그의 강한 심장소리, 언뜻언뜻 보여지는 무표정함, 배고파 하지도 지치지도 않는 체력을 보여주면서 계속 힌트를 주는데, 자력을 가진 지뢰가 그의 발에 달라붙는 장면까지 보여주면서 이 사람이 터미네이터다 하고 알려주는 건 지나치게 친절한 게 아닐까 싶다.
인간이라고 생각하는 터미네이터.
사실 별로 놀랍지도 않다.
AI에서 인간의 피부와 심장 없이 100% 기계임에도 인간이라고 생각하는 작은 아이는 전설이 되었다.
그의 인간성은 어디에 있을까? 그의 두뇌에 있을까? 그가 스스로 인간이라고 믿고 인간처럼 행동하는 것이 모두 프로그램화 된 것이라고해도 그는 인간인가?
그는 그렇다고 생각하고 인간을 선택한다.
그렇게 판단하고 또 그렇게 행동한다면 그가 인간보다 낫다.
지시대로 따르지 않는 인간의 특징을 가지며, 스스로 사고하고 강인한 몸까지 가졌으므로.
그는 우리가 원하는 최상의 "인간"의 모습이다.
세상엔 기계같은 인간이 얼마나 많으며 (맹목적인 추종)
기계보다 못한 인간도 얼마나 많은가? (비 이성적인 행동)
그래서 나는 이 인간과 기계의 장점을 두루 가진 터미네이터가 가장 이상적인 "인간" 이라고 생각하며, 그가 끝내 자신을 버림으로서 세상을 구하는 "인간"이 됨으로써 진정한 "구세주"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이 영화를 본 날 저녁은 우리가 아깝게 잃은 지도자 노무현님의 장례식이 거행된 날이었다.
천주교 일부에서 그의 죽음에 대해 천주교에서 금하는 자살이지만, 자신의 힘으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며 사회적 타살이라는 점에서 예수의 죽음과 비교하여 영원히 기억될 걸로 말하기도 한다.
스스로의 목숨을 던짐으로 세상을 구하고 영원히 기억되는 구세주
그러나 지금은 그저 그가 편안히 쉬고 계시기를...
그리고 남겨진 우리 몫을 우리가 다 해서 그의 죽음이 우리를 하나 되게 하는 의로운 죽음으로 기억되기를 기도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