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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의 유령 - The Phantom of the Opera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올 가을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이 공연된다. 2001년~2002년에 공연되었으니 7년 만이다. 공연 티켓을 끊어 놓고 DVD로 영화를 다시 보았다.
오페라의 유령은 1910년 프랑스의 추리작가 가스통 루르가 쓴 소설을 1986년 앤드류 로이드 웨버가 뮤지컬로 만들어 세계적으로 유명해 졌다.
그 동안 원작에 바탕을 둔 영화가 여러 편 만들어졌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구입할 수 있는 DVD나 비디오만 해도 아써 루빈, 토니 리차드슨, 루퍼트 줄리안, 드와이트 H리틀, 론 채니 등의 감독이 만든 작품들이 있다. 이렇게 여러 차례 영화화 되는 건 그만큼 원작의 이야기에 사람들이 매력을 느낀다는 증거일 것이다.
그러나 앤드류 로이드 웨버 작곡의 뮤지컬을 거의 그대로 담은 영화는 이 영화가 유일하다. 영화 각본부터 앤드류 로이드 웨버가 직접 참여하였으며 뮤지컬의 음악들이 모두 그대로 사용되었고, 세트도 실제 공연과 흡사하다. 그래서 이 영화는 뮤지컬 장면을 찍어 보여주는 중계처럼 보이기도 한다. 특히나 너무나 귀에 익숙한 음악들 때문에 뮤지컬과 별개의 영화로 생각하기가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만의 특징들이 많이 있는데
먼저 이 영화의 주인공들은 모든 노래를 직접 부르는 실력을 보여주면서도 아주 아주 예쁘고 잘 생겼다. 무대에서 공연하는 뮤지컬 배우들은 관객들에게 이렇게 가까이 얼굴을 보여주지 않아도 되니 얼굴보다는 노래 실력이 우선이겠지만, 이 영화처럼 노래조차 잘 하는 잘 생긴 배우들의 연기를 본다는 건 아주 즐겁다.

크리스틴 역의 에이미 로섬

팬텀 역의 제라드 버틀러

개인적으로 제일 마음에 들었던 장소인 크리스틴의 방. 지하교회 처럼 생겼다.
또 크리스틴은 이미 죽고 라울은 늙은 할아버지가 되었으며 극장은 폐허상태인 현재를 흑백으로 보여주다가 그들의 화려했던 젊은 시절로 되돌아가는 컬러화면 전환은 영화에서만 가능하다고 볼수있다.
그리고 무대의 뒷 편에서 장치를 움직이고 준비하는 사람들의 코믹한 모습들을 다양하게 보여주는 것도 영화이기 때문에 쉬웠을 것 같다.
영화 내용을 보면 등장인물들은 하나같이 이상하고 마음에 안든다. 뭐 저런 사람이 다 있겠냐 싶다. 그래서 그냥 투덜거려 보자면...
성인이 되어서도 음악의 천사를 믿고 있을 정도로 현실감이 전혀 없는 크리스틴 - 개념이 없다고 밖에...
타고난 음악적 재능은 뛰어나지만 흉칙한 얼굴 때문에 세상을 등지고 살면서 크리스틴을 속이는 팬텀 - 성형수술이 보편화 된 현대라면 불가능한 인물, 그리고 가면을 벗었을 때 보니 그리 흉칙하지도 않더만 뭐...
귀족이라 부족할 것도 없는데 팬텀의 유일한 존재 이유인 크리스틴을 빼앗는 얄미운 라울 - 돈이 많으면 모든 게 가능하긴 그 때나 지금이나 마찬가지군!
그래서 이래 저래 인물들에겐 감정이입이 되지는 않는다. 그렇지만, 화려한 배경과 함께 멋진 음악을 감상할 수 있는 걸로도 이 영화는 충분히 값어치 있다.
올 가을, 무대에서 이 뮤지컬을 직접 볼 생각에 벌써부터 설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