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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의 자격 - 내가 제대로 키우고 있는 건가
최효찬.이미미 지음 / 와이즈베리 / 2014년 2월
평점 :

부모의 자격...내가 제대로 키우고 있는 건가!
얼마 전 SBS에서 방송된 부모 대 학부모를 통해 아이를 도대체 어떻게 키워야하는 가에 대해 생각하느라 머리가 지끈거렸다.
과도한 입시경쟁이 아이들을 자살로 몰고가고 있는 비극적인 현실을 돌아봐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하지만 앞에서는 고개를 끄덕이지만 곧 주위를 둘러보고 내 아이가 뒤쳐지지가 않을지에 다시 신경쓰게 된다.
매번 육아서와 아이들 교육에 대한 방송을 볼때마다 반복되기만 하는 문제인 것 같다.
어릴 적 내 학창시절을 돌이켜보며 지금의 내 아이들에게 뭐가 필요한지를 생각하면 될텐데 그런 것보단 그때 내가 학업에 더 열중하지 못해서 놓치게된 것들, 지금 누리지 못하고 있는 것들이 아쉬워 아이들에게 나와 같이 살지 않았으면 하는 대리만족성 교육을 하게된다.
나는 그 때 이렇게 하지 못해서 너무 후회가 된다. 아이야 너만은 그런 후회를 하지 않고 살았으면 좋겠다하는 마음을 담고 있지만!
그런 대리만족성 기대가 아이들을 더욱 힘들게 하고 있다는 너무도 당연한 사실을 이 책을 통해 또한번 깨닫게 된다.

내가 제대로 키우고 있는 건가 부모의 자격이라는 제목을 보자마자 뜨끔하다.
두 아이를 키우며 아이고 웬수야를 수십번 외치고 있는지라 나는 부모 자격이 있는 것인가에 대한 대답에 차마 있습니다!라고 자신있게 대답할 수가 없었다. 아이만 낳는다고 저절로 부모가 되진 않는다란 말이 떠오른다. 아이를 키우다보니 부모교육도 정말 필요하다는 걸 느낀다. 이제 초등 1학년에 올라가는 아이까지 초등학생이 두명이다! 앞으로 정말 험난한 하루 하루가 시작될 것 같다.
"부모는 자식 잘되라고 공부시키지만, 아니는 공부 때문에 패배감을 느낀다."
모든 육아서에서 아이를 키우는데 필요한 것은 아이를 믿고 기다려주는 것이라고 말한다. 엄마들이 정말 하기 힘든 말이다. 아이가 늦잠을 자고 지각하게 생겼는데 읽어나라 잔소리를 안할 수가 없다. 이미 등교시간은 훌쩍 넘어 지각인데 아이는 외모를 꾸미느라 거울 앞에서 정신없다. 숙제는 미루고 게임을 하거나 다른 짓을 한다. 공부는 안하고 그림이 좋다며 그림만 그린다. 그럴 때 아이를 믿고 잔소리를 대신에 그윽한 눈빛을 아이를 바라봐줄 수 있을까. 육아서를 읽은 바로 다음 날 아침이라면 하루 정도는 무사히 잔소리를 대신할 무언가를 찾아 고비를 넘길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다시 잔소리모드로 돌아오고만다. 알면서도 지켜지지 않는 믿고 기다려주기다.

아이들은 초등학교에 들어가면서부터 입시지옥의 문을 열게된다. 모두다 하나같이 in서울대를 목표로 공부한다.
고3이되면 확실히 달라지긴 하겠지만 그 전까지 부모의 욕심은 멈추지 않는다. 지금 못해도 다음엔 더 잘할 것 같고 내 아이는 그럴 수 있다고 믿게된다. 모든 부모는 다 그러지 않을까. 조금만 노력하면 지금보다는 더 나아질거라는 아이에 대한 기대. 그게 아이에 대한 믿음으로 이어지지 못한다는 것이 문제인 것 같다.
얼마 전 아침 뉴스를 통해 한사람만 딱 들어갈 수 있는 감옥책상을 보았다. 강남엄마들 사이에서 인기라는 장롱, 케비넷 모양의 1인용 독서실 형태의 책상이다. 창문도 없고 묻을 닫아 놓으면 아무것도 방해받지 않고 공부만 하게 되서 없어서 못판다고 한다. 한쪽에서는 이러면 안된다며 아이들의 행복을 찾아주자고 목소리를 높이지만 아이를 공부시키려는 욕구는 정말 여전하다. 어쩌면 이것이 하루아침에 변하기 힘든 현실이 아닐까 싶다. 명문대, 스펙이 없어지는 세상이 오기 전까지는 불가능한 일이 아닐까. 그렇기에 더욱 마음이 답답하다.
이 책에선 말한다. 극단적으로 표현하자면 공부잘하는 자식으로만 키우면 소용없다. 잘키운 자식은 외국 나가서 잘 살고 부모는 한국에 남아 독거노인이 된다고! 부모와 자식 사이에 유대감이 없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고! 아이에게 무리한 공부 스트레스를 주는 대신 부모 자식간의 유대감을 쌓는 노력을 하라고! 도보여행을 적극 추천하고 있다. 가만 생각해보면 이 말들이 정말 맞는 말이란 생각이든다. 점점 세대가 달라질 수록 자식이 부모를 부양하는 건 기대하지 말아야한다고 한다. 우리 세대와 아이들의 세대는 분명 가치관이 다를 것이다. 암울한 이야기지만 현실이다.


부모의 자격에 대해 이야기를 듣다보니 지금 내가 하고 있는 것들을 과감히 내려놓는 것부터 시작해야겠단 생각이 든다.
어떻게 아이의 홀로서기를 도울까 생각하고, 귀한 자식일수록 부족하게 키우고, 기다리고 또 기다리고!
정말 어려운 일들이다. 부모 자격증이 있었다면 아마 평생 가도 취득하지 못할 것 같다.
책 속 부모와 아이들의 실 사례를 들어보며 지금처럼 똑같이 아이들을 대한다면 이 사연들이 내 사연이 될 수 있겠단 생각에 등골이 오싹해진다. 마음을 내려놓고 욕심을 내려놓고 자식에 대한 환상에서 벗어나기! 아이에 대한 욕심과 기대가 부풀어 오를 때마다 뻥하고 터뜨려줘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