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여성들, 부자유한 시대에 너무나 비범했던
박무영.김경미.조혜란 지음 / 돌베개 / 200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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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베개 출판사 출간. 시간을 두고 차분히 음미하고픈 책들을 고르다보면 자주 접할 수 밖에 없는 출판사. 지나온 시절 함께 해줘서 고맙고 보물같은 출판사. 동서문학, 해문출판사 등 애정하는 출판사 중 하나이며 이 복잡한 시대에 하나의 선물같은 존재. 앞으로도 오래 좋은 책들을 내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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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체 읽는 남자
안토니오 가리도 지음, 송병선 옮김 / 레드스톤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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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는 송나라. 주인공이 황제 앞에서 일종의 royal court를 거쳐 진실이 밝혀지는 내용. 같은 시대의 유럽은 중세. 그 곳에서는 마녀사냥 등이 횡행하며 충분히 가졌던 법정절차. 그러나 13세기의 중국에서라면 어림도 없는 상황. 저자는 Spanish로 배경을 그냥 본국의 중세시대로 했다면 좋았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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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구가 된 미국 - 어떻게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 것인가
도널드 트럼프 지음, 김태훈 옮김 / 이레미디어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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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엄청난 두통을 유발시켰던 트럼프의 당선소식. 그래도 일단은 어떤 사람인가 알아보자고 급히 사본 책. 읽고난 뒤의 감상은 역시 아니 더 황당한 쪽으로의 이상주의자란 결론으로 이제는 두통보다 더한 걱정으로 남았다.

 

트럼프의 기본 생각은 딱 하나 뿐인 듯 하다.  미국은 위대했고 그 위대함을 잃게 한 것은 미국 밖의 나라들이고(그들에 대한 터무니 없는 원조와 군사적 제공, 경제적 저자세로 미국이 당연히 누리고있어야 할 모든 이익을 다 포기했다는) 이제 그 관계들을 재정립함으로써 미국은 다시 한 번 위대해질 수 있다는 생각.  따지고 보면 지금 지구촌에서 군사적 긴장을 유발시키고 격화시키고 심화시키고 그를 통해서 자기"만"(분명히 하자, 그 나라의 국민들과는 상관없는 부의 재분배다) 더 군사적으로 경제적으로 강화되고 있는 이들은 바로 다 저런 생각을 기본에 깔고 있는 자들이다.  한 때 위대했었으나 지금은 주저앉은 러시아를 다시 대국 러시아로 만들자고 하는 푸틴이나, 한 때 전 세계를 지배할 역량을 갖고 실제로 행동에 옮길 정도의 파워를 가졌던 일본이 단지 전쟁의 패배로 인한 불평등조약으로 군사적으로 2등국가로 주저앉아버렸다고 강력하게 믿으며 일본의 우경화 가속에 한층 박차를 가하고 있는 아베나, 언제나 위대했었는데 그간 무식한 서방국가들로 인해 하향평가되어 왔던 중국의 위대함을 다시 한 번 전세계에 알리고 잃어버린 종주국의 지위를 되찾아야한다는 시진핑이나..  문제는 이 나라들이 다 군사적으로 또 경제적으로 타국의 추종을 불허하는 대국이란 점.  그리고 더 문제점은, 이 지구촌에 저런 국수주의/전체주의 사고방식으로 득세하는 지도자들이 저들 뿐이겠냐는 점이다.  중동에서는 이미 시작되고 있는 상황이고, 경제적 열세는 군사행동의 잔혹함으로 메꾸고 있는 실정이다.  지구본을 빙글빙글 돌렸을 때 이제 남은 단 하나의 지역은 바로 유럽이다.  그런데 트럼프의 득세를 보고 유럽에서도 비슷한 사고방식의 정당지도자들이 크게 고무되고 있다는 불행한 소식이 새삼 신문지상을 장식 중인 것을 보니, 마지막 이성의 세계도 조만간 위험에 빠지지 않을까 싶다.

 

백년에 한 번씩은 꼭 큰 전쟁을 겪어야 하는 것이 인류의 멍청한 점이라는데..  2차세계대전이 끝난 뒤 이제 한 60년이 지났으니 슬슬 발동들을 거는 것일까.  한 사람이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정상적으로 평균수명을 살 경우, 적어도 한 번은 큰 전쟁을 겪는 것이 그 동안 인류가 걸어온 발자취라고 한다면, 우리 부모세대는 한국전쟁을 보셨고 우리 조부모 세대는 2차세계대전의 끝자락을 보셨다면 내 세대는 아직 아무 것도 겪지 않았다.  이제 우리 차례라는 것일까..  2차세계대전의 발발을 나름 간략화시켜 설명하자면 이렇단다. 

 

1차세계대전에서 패한 독일과 오스트리아 등은 엄청난 배상금을 물게 되었다.  오스트리아는 다행히 유럽 전역에 땅뙈기들을 많이 갖고 있어 그걸 각국에 반환함으로써 어느 정도 금전적 배상액을 처분했는데 불행히도 독일은 그렇게 대체할 자산이 없어 생돈으로 메꿨단다.  공장에 나가서 하루종일 죽으라 노동하면 그렇게 받은 임금의 대부분은 다시 세금으로 내고, 그 세금은 배상금으로 국외로 유출되다 보니 자국의 인프라시스템은 여전히 貧한 상태 그대로.  힘들게 노동한 대가가 전혀 可視的이지 않는 상태에서 이 노동의 끝이 언제일지는 아무도 알 수 없는 시점(승전국들이 독일의 배상금 탕감 요구에 매몰차게 거절했단다), 히틀러가 나타난다.  그의 나치당의 구호는 결국 하나.  "독일을 다시 위대하게!"  지치고 미래에 대한 희망을 잃어버리고 타국에 대한 분노로 들끓기 시작했던 독일인들은 그 구호에 열렬히 환호하게 된다.  시작은 달콤했지만 히틀러가 원래 제 정신이 아닌 자였기에..  기본 속마음을 감추고 일단 편을 만들고나자 이제 속이 드러나기 시작하니 그것이 바로 "우리를 괴롭힌 저들을 혼내주자!"  지식인층은 이미 걱정하고 있었고 또 우려를 표명하며 반대의 목소리를 냈지만 정치적 제재를 넘어선 피의 숙청은 그들마저 청소해버린다.  그리고나서 그 후의 역사는 뭐 모두가 아는대로.

 

자 이제 이 모습을 오늘날의 세계에 대입해보자.  푸틴이나 시진핑, 아베도 각기 다 비틀린 애국주의로 무장되어있지만 그들은 군사력과 경제력이 맞물린 상태에서 어느 한쪽으로만 쉽게 움직일 수는 없는 나라들을 대표한다.  그런데 미국은? 소비에트 연방국의 해체를 거친 뒤 세계1強의 위치를 서서히 고수하기 시작해서 그 지위를 누리며 안이함에 빠진 그 나라는, 현재 경제적으로 군사적으로 모든 분야에서 최고의 위치에 군림 중이다.  그런데 그 모든 것의 통수권이 결국 히틀러스러운 자의 손에 들어간다면.. 

 

이왕 뽑혀버린 거, 우리는 그가 조금은 이성을 가진 자이기를 기대해본다.  大選戰에서 보여줬던 모습들은 그저 상대를 누르고 차이점을 극대화하기 위해 해본 원맨쇼였다고 기대해본다.  그런데 만일 아니라면?  2차세계대전 당시 세계의 급박한 정세 속에서 시대흐름을 전혀 파악하지 못 하고 결과적으로 열강의 발톱 아래 갈기갈기 찢겨져나갔던 나라들은 지구 상에 무수히 많다.  그리고 불행히도 그 당시 한반도 위에 존재하고 있었던 정부, 대한제국도 그 중 하나였다.  그 이후로 지구상에 지금처럼 수많은 군사적/경제적 대국들이 그들의 탐욕과 아집을 드러내놓고 공격적으로 표명하는 시절은 한동안 없었다.  그런데 보라, 구한말 당시의 세계정세와 오늘날의 세계정세가 어떤 차이가 있는지를.  구한말 당시의 미/소/일/유럽제국의 역할들을 오늘날은 미/러/일/중이 하고 있다.  그런데 여기서 더 슬프고 기가 막힌 것은 구한말 시절의 거의 무정부 상태의 혼란상이 지금 대한민국의 현재에서도 되풀이 중이란 점.  이 나라는 과연 이런 엄청난 변화와 위기를 불러올 수 있는 급변하는 세계정세에 신경을 한 올만큼이라도 쓰는 제 정신인 지도자를 가질 복 따위는 전혀 없다는 것일까?

 

트럼프의 기염과 그에 대처할 계획을 무계획으로 대응하고 있는 현재의 모습에, 정말 다시 두통이 일어난다.  '내가 너무 오래 살았나, 그래 이젠 뭐 상관없지' 싶기도 하다가, 자라나고 있는 어린 자식을 생각하면 이 세계의 미래가 또 걱정되고..  답답해서 그 답답함을 풀고자 뭔가 나를 납득시키고 이해시킬 만한 어떤 긍정적 sign을 찾고자 읽었다가 오히려 한숨으로 마지막 장을 덮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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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들이 2024-11-26 11: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간은 같은 실수를 되풀이 하고 역사는 반복됩니다. 전 현재 우리나라 모습을 보면 트럼프 걱정할 여유도 없다고 생각되네요. 개인적으로 나이가 들어갈수록 낙관적인 학자들의 저서나 견해들을 멀리하게 됩니다. 과학이 발전하고 생활이 편리해졌다는 게 곧 인류의 진보인가요? 결국 권력을 쥐고 자신들의 이권을 악착같이 챙기는 지배계급들의 정신 세계는 여전히 전근대적인걸요. 시민들은 여전히 다수의 개,돼지로 구성되어 있고요. 경제라는 그저 하나의 필요 조건 앞에 처절하게 무너지는 도덕과 인간의 존엄을 보면(이건 정치가 아니라 보통 사람들의 일상 생활에서도 많이 느낍니다.) 인간은 선천적으로 악한 존재가 맞아 보입니다.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별종이겠죠.

- 2024-11-29 11:3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개소리를 휘황찬란하게 적었구나. 개소리를 그럴듯하게 하는 새끼들은 다 거르라던데, 사상이 보이는구나.

대지에못박힌부유초 2025-03-04 12:52   좋아요 0 | URL
ㅎㅎ 이건 또 뭐 하는 지저분한 gr이지? dog 입에서 사상이란 단어도 나오고. 공교육이 무너졌다고 하더니, dog교육은 좋아졌나 보네.ㅋ
 
왜 다시 도요타인가 - 위기의 한국기업에 해법 내미는 도요타 제2창업 스토리
최원석 지음 / 더퀘스트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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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요타는 2009년, 미국발 리콜사태로 엄청난 위기를 겪는다.  그 때 우리나라 언론을 통해 접한 도요타의 모습은 휘청거리는 공룡이었고 곧 멸종될 맘모스였다.  특히 미국청문회에 불려나가 눈물을 흘리던 도요타3대, 당시 최고책임자의 모습은 정말 그 예측에 마지막 확인점이었다.  그리고 잊혀졌다, 가끔 거리에서 도요타차량들을 보면 '저들은 나중에 저 차를 어쩌려고 하지?'하는 의구심으로 나름 측은하게 바라보기도 했었다.

 

2011년, 일본 동쪽을 휩쓴 엄청난 해일은 도요타의 공장기반시설도 망가트리고 올스탑시켰다는 뉴스를 다시 접했다.  雪上加霜, 신은 도요타를 버리기로 하셨구나 하는 생각으로 苦笑를 머금고 그 뉴스를 지켜봤던 기억이 있다.  그리고 그 후속뉴스는 없었기에 그대로 잊어버렸고, 그 후에는 거리에서 도요타차량을 봐도 과거에 산 차들이겠거니 무시했었다.

 

그 도요타가 사실은 일어나고 있었단다. 2009년, 서슬퍼른 추궁 앞에서 눈물을 질질 짰던 그 3세는 사실 각고의 노력으로 도요타를 일으켜세웠고 그로 인해 1년 뒤 잃어버린 판매량을 거의 회복했다고 한다. - 그런데 이 부분은 우리나라 언론 중 그 누구도 다루지 않았었다.  2011년, 대지진으로 생산기반의 대부분이 파괴되었지만 2009년부터 체질개선을 통해 이미 이뤄둔 내구성으로 정확히 2주 뒤 그들은 생산을 재개했고 3개월 만에 모든 피해를 복구하여 전 생산시설을 정상화했다고 한다. - 그런데 이 부분에 대해서는 역시 우리나라 언론 중 그 누구도 다루지 않았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이 가능하게 했던 것은, 실패에서 교훈을 얻고 그것을 현장에 접목시킴으로써 체질개선을 통해 오히려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하는 경영진이 있었기 때문이다. 

 

2016년, 한국은 나라의 근간산업 중 하나인 해운업이 좌초 직전까지 갔고, 나라의 큰 수출동력인 현대자동차와 삼성전자가 위기에 봉착했다.  머리를 맞대고 그 위기를 성공의 기회로 삼기에도 부족한 이 때에 드러난 비전문가부류의 정권농단과 거기에 빌붙어서 단물만 빼먹었던 부류들. 이것만으로도 어이상실인데, 또 그들의 치부가 드러났을 때 기회는 이때다 하며 오히려 득달같이 달려들어 역시 단물을 빼먹으려 숟가락 올리기 동작에 여념이 없는 또 다른 부류들의 泥田鬪狗를 보며 나라 밖 정세는 지금 舊韓末 때와 다름없는 엄청난 위기인 이 때에, 여전히 우물 안 개구리들처럼 한참 침몰 중인 배를 수리해서 다같이 살 길을 모색하기는 커녕, 선장실 안에 있는 선장의 파이프와 모자가 탐이 나서 그 문고리를 붙들고 싸우고 있는 개 떼들을 보고 있자니 너무 답답하던 차에 "왜 지금 다시 도요타인가"라는 소개문에 끌려 집어들게 되었다.  그리고 크게 2가지 포인트에서 충격에 가까운 놀라움을 느꼈는데 그게 바로 위 2가지 점이었다. 

 

 

미국이나 일본, 유럽 등 자본주의 선진국들에는 재벌이 없다고 들었는데 그렇지 않았다.  100여 년 가까이 그 기업체를 이어오고 있는 회사들 뒤에는 사주가문들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는데, 그들이 오너가문으로서 전적으로 회사를 지배하지는 않는다.  그들은 오히려 재단을 세우고 창업자의 뜻이(대부분의 경우 大義를 표명하는 先見者들) 회사경영에 그대로 살아서 유지되고 있는지를 감시하는 역할을 한다.  오너가문에서도 물론 최고경영자가 나오지만 그들이 최고경영자가 되는 길은 실력과 능력으로 인정받았을 때 뿐이고 그 피로 인해 무조건 주어지는 자리는 아니다.

 

도요타의 3세 도련님도 마찬가지였다.  그가 청문회 앞에서 흘린 눈물은 나약함의 표시가 아니라 자신이 대표하게 된 도요타회사의 임직원들과 주주들, 소비자들에 대한 안타까움과 미안함으로 흘린 눈물이었다.  우리나라 언론들이 신나게 짓이기고 무시하고나서 내버린 그 인물은, 뒤돌아서서는 회사에 각고의 노력을 주문하고 직원들의 의견을 적극 수렴하여 회사 자체의 체질을 바꾸고 1년 만에 도요타제국을 부활시킨, 실은 아주 實한 전문경영인이었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고 에디슨이 말했던가.  도요타의 걸음은 진중하고 목표는 명확하며 그 목표를 공유하는 상하/수평간 소통은 확실하다.  리더는 큰 바퀴가 굴러가는데 있어 이미 나타난 장애물을 고치고 필요하다면 과감히 제거하며 또 나타날 수 있는 걸림돌에 대해 미리 예측하여 계획을 수립해나간다.  그 모든 과정에는 適材適所에 위치한 전문가들과 투명한 소통이 이뤄지고 또 그러한 것이 가능하단 것을 모두에게 인식시킨 것도 주효했다.  오늘날 우리나라의 기업들과 그리고 그 기업들의 발목을 잡기보다는 오히려 격려하고 풀어줘야 할 정부는 이러한 모습의 일부분이라도 갖고 있는가..

 

 

이번 주 초 세차장에 들렸다가 기다리는 동안 잠시 접했던 동아일보의 칼럼들.  사회각계의 원로들은 모두 한 목소리로 지금의 이전투구 상황을 걱정하며 투쟁일변도보다는 협상의 테이블로 나와 앉을 때라고 했다.  小貪大失이라고, 외양간 문이 열렸다고 곡괭이 들고 쫓아들어갈 때가 아니라, 비쩍 마른 소의 여물을 누가 훔쳐갔나 따질 때가 아니라, 그 소를 일단 살부터 찌워놓은 뒤에 누가 잡을지는 나중에 얘기하자는 것이다.  곡괭이 들고 몽둥이 들고 외양간 문 앞에서 우리끼리 와와~하고 있는 동안 초가집 밖에서는 말을 타고 기관총을 들고 쫓아오는 화적떼들이 있는데, 그들이 문 앞까지 몰려와서 말의 앞발을 쳐들고 우리를 내리칠 때는 이미 늦었단 얘기다.  그리고 오늘 조선일보에 실린 호주의 한 교수 글은 더 인상적이었다.

 

"호주에서 내가 배운 중요한 점 가운데 하나는 어떤 문제가 생겼을 때 문제를 일으킨 사람에게 손가락질하기보다는 어떻게 하면 빨리 수습하고 대안을 내놓을 것인가에 머리를 맞댄다는 것이다." (신숙희, 시드니 찰스 스터트대 교수)

 

바꿔말하면 도요타가 좌초의 위기에 처했을 때 그들의 발목꺽임을 보고 즐거워하며 희희낙락할 줄만 알았을 뿐 그들이 다시 자리를 짚고 일어나는 뒷부분은 간과했던 우리들 그 모습 그대로, 누군가의 실수로 엄청난 폐해가 일어났을 때 책임지는 모습보다는 "쟤가 시켰어요" 하고 달아나고 그 모습에 벌떼처럼 "나한테 맡겼다면 저 정도로 (들통나게는) 안 했을 것"이라며 당장 (내 것) 돌려달라고 하는 정치권의 징그러움에 우리끼리 이 좁은 나라 안에서 서로 손가락질 하고 있을 때가 아니란 얘기다.

 

 

실패에서 교훈을 얻고 그를 통해 재기의 발판을 마련하는 것은 꼭 직접경험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지도자들이 과거의 역사를 탐구하고 숙지하며 나아갈 바를 제시하지 않는가.  간접경험을 통해서도 많은 것을 배울 수 있고 새롭게 할 수 있다.  하물며 직접경험을 했다면야..  도요타의 예를 통해 우리도 다시 시작하자.  서로에게 손가락질을 하며 너가 못 했네 난 잘했네 하는 소모적인 싸움으로 낭비할 시간이 우리에게는 더 이상 없다.  거대한 배가 정말 침몰해버리기 전에.. 너덜너덜해진 마음을 추스리고 다시 나아갈 바에 대하여 건설적이고 능동적인 대처를 위하여, 모두들 있는 자리에서 다시 최선을 다하며 일어서야 한다.  정말 내 아이가 성년이 되었을 때, "왕년에는.."이란 말로 자국을 소개하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전쟁의 폐허에서 쑥대밭이 된 이 곳을 사람들이 다시 안심하고 살아가며 또 누군가에게는 방문해고픈 곳으로 50년 만에 탈바꿈시킨 그 저력을 믿고.  그런 자유를 위하여 숱하게 목숨을 바쳐간 전쟁기념관에 빼곡히 남겨진 전사자들의 이름들과 숱한 외란과 일제 치하에서 그런 이름도 남기지 못 하고 스러져간 순국자들의 넋을 위해서라도.  쭉 뻗은 손가락을 접어 펜을 들고 다시 각자의 일터에서 소통을 통해 일어나보자.  他山之石, 최고의 자리에 올라섰을 때 위기의식을 오히려 고취시키고 다시 각고의 노력에 채찍을 가하는 도요타의 경영진 모습에서 우리가 배울 점은 분명히 있다.  이제는 우리야말로 그들이 겪은 과거의 汚辱만 기억하지 말고, 그 뒤의 모습에 더 관심을 기울이고 교훈을 얻을 때이다. 

 

구체적인 방안으로 책은 크게 3가지 측면을 나누어 분석했다. 첫번째가 리더.  리더는 전문성이 있어야 하며 그 목표기치가 확실해야하고 그것에 대해 혼자만의 생각이 아닌 기타 임직원들 및 소비자들과 공유해야만 한다.  무조건 나를 따르라는 식의 독불장군이 아닌 소통을 통한 이해와 신뢰를 바탕으로 그 목표를 차근차근 구현해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두번째가 설계.  목표를 세우고 그 목표에 대해 다같이 이해가 일치했다고해서 그것이 그대로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한 과정이 중요한데 그 과정은 주먹구구식으로 땅을 파들인다고 해서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그 과정에 적합한 인재가 그에 맞는 설계를 세세히 꼼꼼히 그려냈을 때 실수없이 그 설계도면을 따라 일을 추진하고 그 결과로 목표가 달성되는 것이다.  목표도 단기목표여서는 안 되지만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밑그림으로서의 설계도 결코 급하게 성과를 보고자 하는 수준이면 안 된다는 것.  이 설계를 제대로 그려낼 수만 있다면 그 기다린 시간이 오히려 아쉽지 않을 정도로 천문학적 투자비용을 절약할 수도 있다.  마지막으로 환경.  뛰어난 전문가가 앞선 견해로 훌륭한 설계를 그려 그 목표에 부합하고자 한다한들 그 가치에 대한 이해와 공유가 없이는 모세혈관 구석구석까지 그 피는 흘러들어가지 않는다.  결국 서서히 괴사가 일어나고 끝에 가서는 잘라내는 수 밖에 없는, 쉽게 말하면 기업의 입장에서는 파산이나 매각 등을 통해 축소 내지는 망하는 길로 가는 수 밖에 없다는 점.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적용할까?

 

첫번째, 목표는 간단명료하게.  대한민국은 모든 국민들이 살아가며 어떤 일이나 환경에 대하여 예측이 충분히 가능한 보편타당한 헌법 하에 운영되는 민주법치국가이다.  그리고 정당한 행위를 통해 하는 상거래는 정당한 자산을 돌려주는 자본주의국가다.  이 당연한 것이 정말 실생활에서도 당연한 것이 될 수 있도록, 이 두 가지의 가치부터 먼저 회복하자.  운전을 할 때 모든 이들이 신호와 차선만 지키면 차체결함이 아닌 한 결코 사람으로 인한 접촉사고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란 단순한 진리 그대로, 사회가 그 가장 기본적인 "민주법치+자본주의"국가의 원점으로 되돌아갈 수 있도록, 지연/학연/이념이 아닌 그 사람 개인의 목표기치와 소통능력, 전문가성을 보고 내 표 하나를 행사하는 국민이 되는 것이 지금 내가 할 가장 첫걸음인 듯 하다.  그렇게 뽑힌 그 전문가 집단이 장기적 안목으로 만들어낸 설계도를 가지고 국민들과 소통을 통해 이해와 협조를 구한다면, 5년의 뼈아픔이 오히려 우리에게는 재기의 발판이 되지 않겠는가.

 

그런데 한가지 부러운 점은.. 도요타도 노사분규로 많은 손해와 고통을 겪어본 회사로서, 노조와의 갈등에서 사원들을 구분했다고 한다.  회사에 대한 애정이 있기에 자신의 의견을 개진하기 위해 사측에 반대하는 회사원들과 갈등 자체를 원해서 갈등을 일으키는 사원들(그로 인해 얻는 어부지리가 분명 있으리라).  후자에 해당하는 사원들은 다 축출해냈다고 한다. 그러고나니 방향성의 차이가 있을 뿐 회사에 대한 애정도와 목표는 동일한 이들끼리 남아서 함께 노력할 환경이 되었다든가..  읽으며 이 부분에 대해서만큼은 국가에서는 그런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이 참 안타까왔던 것도 사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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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정말 좋아요 두고두고 보고 싶은 그림책 45
미야니시 다쓰야 글.그림, 이기웅 옮김 / 길벗어린이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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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제 이야기네요. 아이한테 아침부터 일어나라, 옷 입어라, 어서 나가라 등등. 그래도 밤에는 엄마 좋다고 꼭 껴안고 자려는 아들내미 얼굴 보며 사랑한다고 속삭여주고. 이 책에 나온 아이의 말은 제 아들의 마음이기도 하겠죠, 좀 더 헤아려주고 더 다정하게 표현해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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