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진보 - 카렌 암스트롱 자서전
카렌 암스트롱 지음, 이희재 옮김 / 교양인 / 200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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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연약한 정신의 소유자가 자신의 삶을 스스로 찾아나가며 겪은 한 편의 인생항로/자서전.  솔직히 그다지 권하고 싶은 책은 아니나, 요즘 시대에 내노라하는 종교학자로 자리잡힌 작가가 왜 그 작업을 하게 되었나에 대한 배경 이해에는 도움이 되는 책이라고 할까.  그 이상으로는 사실 의미를 찾기가 어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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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망노트
우타노 쇼고 지음, 정경진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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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언젠가부터 이 사회의 주요 화두 중 하나가 '학교폭력' '왕따' 그리고 그로 인한 심각한 부작용이 되었다.  내가 어릴 때에도 분명, 왕따 비슷한 경험 속에 처해진 피해자들이 있었고, 딱히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왕따유발자"에 대한 폭넓게 형성된 교실 내에서의 암묵적인 따돌림은 있었지만, 오늘날 언론에 보도되는 것과 같은 조직적이거나 혹은 섬뜩한 수준의 가해자들은 없었던 것 같다.  간혹 바다 건너 일본에서 일어난 "이지메" 사건으로 재일교포 2세 등이 자살로 마감했을 경우에 간헐적으로 신문에 보도되는 내용을 접하고 혀를 끌끌 찬 기억도 있고, 이런 내용이 보도될수록 이 나라에서도 모방심리가 나타나지는 않을까 걱정했었던 기억은 있다.  그냥 참고 넘어가기에는 어려운 수준의 괴롭힘으로 피해자가 나타나기 시작하자, 언론들이 처음에는 별 생각없이 이지메라는 단어를 몇번 썼다가, 좋지도 않은 외래어, 그것도 일본어를 쓰기에 힘겨웠나 어느 순간에 "왕따"라는 단어가 신문지상에 공공연하게 올라오게 되는 것을 보면서 내심 '이런.. 결국은'하고 생각했던 기억도 있다.  하지만 이제 이런 생각들은 마치 공룡시대나 구석기시절 얘기인 것처럼 먼 옛날의 일로 느껴질 정도로 우리 사회에 "왕따"와 "학교폭력"의 피해자로 스스로 목숨을 끊는 아이들이 시시때때로 나오게 되었다.  내 아이가 그 가해자가 되지 말라는 보장도, 피해자가 되지 말라는 자신감도 학부모 입장에서는 이제 어느 누구도 감히 갖기 어려운 시절이 되어버린 셈이다.

 

이 책은 그런 따돌림/학교폭력의 피해자가, 피폐한 학교생활의 고단함으로 차라리 죽여달라고 절규하며 적은 일기장 내용이다.  다른 교과목은 다 못 해도 국어만큼은 잘 하고 장래희망이 작가라고 막연히 생각하는 중학생 남자아이.  왜소한 체격에 쥐를 연상시키는 불쾌한 면상, 가난한 가정에서 자기 삶에 분주한 부모 밑에 달리 주목도 못 받아봤고 달리 내세울 건 하나도 없는 "주제"에 같은 반의 여자아이를 훔쳐보며 사모하는 정도는 되는, 어디엔가 있을 법한 10대 청소년.  알고 지내고 싶지는 않지만 돌아보면 한두명 정도는 한 반에 존재했을 법한 그 누구.  "나는" 그냥 무시하고 지나가지만, 좀 더 우월하다 느끼는 그 누군가는 그 아이를 콕 찝어서 괴롭히고 그로 인해 즐거움을 찾고, 또 그 모습을 우연히 보더라도 "나는" 무관심하게 지나쳐버릴 수 있는 그 누구.  그 "누구"가 외치는 학교폭력에 대한 절규의 글들이라고 할까.

 

소설이다 보니 처음부터 끝까지 "허구"이고 소설 내에서도 "허구"라고 하는 내용들이긴 하나, 왕따의 묘사내용은 솔직히..  읽어나가면서도 눈쌀을 찌푸리게 한다.  이런 괴롭힘의 대상이 된다면 누구라 한들 죽음을 떠올릴 수 밖에 없지는 않을까..  가해자들이라 이름불려진 아이들의 사고와 죽음..  그에 따른 공권력의 애매한 개입.  소설의 마지막 부분은 우리가 평소 생각하거나 상상하는 방향으로 흘러가지 않는다.  하지만 그래서 책장을 덮을 때의 은근한 불쾌감은 더 오래 끈적하게 남는다.   내 스스로도 이분적인 사고방식이라 생각되면서도, 이렇게까지 한 사람을 단지 그 아이가 나보다 약하단 이유로 괴롭힐 수가 있을까 하는, 현실에 빗대어 느끼는 공분과, 이런 녀석은 당해도 싸다는, 소설의 마지막 장을 덮으며 느끼는 가상의 인물에 대한 분노라고나 할까.

 

요즘 소설은 그다지 읽고 있지 않지만, 가끔 일본소설을 읽다보면 그 글의 가벼움에 질리기 일쑤였는데 이 소설은 꼭 가볍다고만 할 수는 없어 보인다.  그보다는 굳이 감상을 짧게나마 적자면, 왕따의 대상이 되는 것은 누구에게나 가능할 수도 있다는 놀라움과(솔직히 가정환경이나 외모는 본인이 선택하는 것은 아니니까), 그런 보편적(슬프지만 말이다) 사실에 기초하여 나름 반전에 반전을 갖는 줄거리로 탄탄한 소설을 써낸 작가에 대한 박수라고나 할까..  여하튼 읽고나서 "뭐냐 이건" 하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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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개 물고기야 엄마가 지켜 줄게 무지개 물고기
마르쿠스 피스터 지음, 김영진 옮김 / 시공주니어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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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잠들기 전에 가끔 읽어주면, 어린 아들이 졸려하면서도 엄마가 항상 지켜줄 것이니 안심하고 잠들라는 내용 때문인지 참 좋아합니다. 그림도 예쁘고, 유아들에게 잘 와닿는 내용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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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저자의 평행우주라는 책을 덜컥 구입해두고 서고에 꽂아두고 일년에 몇 페이지씩만 읽어나가고 있는데, 이유는 저자의 글이 너무 맛깔스러워서다. 과학 쪽이라면 진저리를 쳤던 고교시절을 지나서 대입 이후로는 문을 닫아버린 철저한 인문계쪽 인간인 내가, 순수과학자의 글을 이렇게 탐스럽게 읽을 수 있다는 것은, 분명 역자의 능력도 뛰어난 것이겠지만 말이다.

 

시험을 준비할 때마다 새롭게 화학기호를 다시 외우고, 지구물리학 등을 공부할 때는 '나 아니어도 누군가 다 연구할 것이고 나는 그냥 있는 땅 밟고 있는 물은 피해가면 되는데 대체 왜??!!!'하고 매 순간 속으로 절규하며 수업시간을 버텨냈던 내가, 정말 맛있는 스넥을 먹을 때 꼭꼭 씹어서 음미하며 삼키는 느낌으로, 한 구절 한 구절을 씹어서 읽어나가는 책의 저자가 낸 저서. 아 사고 싶은데, 다른 책들이 또 너무 쌓여있다. 이 일을 어쩌나.. 갈등의 시간들이 다시 왔다, 에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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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스트레스
오은영 지음 / 웅진리빙하우스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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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요즘 책을 수집 중이다.. 라기 보다는, 책을 사놓고 쌓아둘 뿐 읽을 시간이 도통 안 난다는 핑계로 그냥 "저장" 중이다. 하지만 그래도 좋다, 가끔 서가에 꽂힌 책들을 눈으로 쓰다듬으며 제목들을 보고 있자면 뿌듯한 느낌까지 드니까. 아직은 그들을 읽어서 내 생각으로 다듬지도, 공감해보지도 못 했지만 어떤 책들은 그저 쳐다만 보고 있어도 즐거운 책들이 분명 있다. 이 와중에 필요에 의해서 사는 책들도 있다. 그건 육아관련 책들..

 

한국나이 3살, 하지만 사실 태어나서는 이제 겨우 28개월째 접어드는 녀석을 전업으로 전환해서 키우고 있자니 솔직히 내가 먼저 미쳐버릴 것 같은 시간들이 매일 몇분이고 꼭 있다. 이게 대체 뭔 일인지. 그래서 엄마의 스트레스가 아닌 아이의 스트레스라는 제목에 오히려 더 솔깃했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 대체 너가 원하는 것이 무엇이드냐 하는 생각으로 주문했었던 것 같다. 사실 이 책도 주문해서 서가에 장식 중인지 좀 되었는데, 요즘 이 녀석이 대화의 기술을 익히기 시작하면서 나랑 의사소통이 되다보니 자신의 짧은 어휘능력에 더 화가 나나, 땡깡이 부쩍 늘었기에 몇번 아이를 상대로 폭발하다가 꼬마넘을 놀이학교에 보내놓고 나서 책들을 쳐다보며 한숨 쉬던 내 눈길에 딱 잡힌 책이었다.

 

처음 사서 꽂아뒀을 때는, 좀 큰 아이들에게 적용되는 내용이라 생각해서 그쪽으로 빼놨었는데 읽다보니 꼭 그렇지만도 않았다. 0세부터도 다 적용이 될 내용들.. 하긴 사람이 어디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것도 아니고, 결국 주변의 환경과 주요 돌보미들의 영향 속에 성장해서 어린이가 되고 청소년이 되고 성인이 되는 것인데, 내가 좀 무지몽매하긴 했었나 보다.  책에서 상황 별로, 느낌 별로 구분되어있는 내용을 꼼꼼히 읽어나가다 보니 공감도 되고 내 아이가 다시 보이기도 하고.. 엄마도 열받는데 애 열받는 것부터 봐줘야하나 냉소하던 내게, 사실 이 책은 아이의 스트레스라기 보다는, 궁극적으로는 엄마가 스트레스를 적절히 조절해나갈 수 있도록 상황을 판단하고 이해하고 이끌어나갈 수 있는 노하우의 보고였네.. 한 번 읽고 다시 꽂아두고 잊어버릴 것이 아니라 읽으면서 필요한 부분은 줄도 좀 치고, 다 읽고나서도 필요할 때마다 수시로 꺼내서 확인해봐도 좋겠다. 특히 소제목으로 분류가 되어 있고, 심리학의 "ㅅ"도 몰라도 이 사회에서 적응해서 살아가고 있는 인생이라면 "아.."하고 이해되는 수준으로 저자가 쉽게 풀어써준지라 도움도 크다. 아이들의 이유없는 반항에 어이없거나 좌절하는 부모들, 특히 아이에게 "말로 해봐 뭔데?" 하고 물어봤을 때 아이가 "응.. 그거 그거"하는 정도의 연령대(라기 보다는 월령대가 더 맞을 수도 있는) 꼬마들이 있는 집이라면, 꼭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어쨌거나 꽂아둔 책들도 자꾸 쌓이면 또 스트레스가 되는 법. 아직 읽지 못하고 놔둔 책들을 종교/인문/육아/소설 외로 분류하여 적어보니 30권은 족히 되는가 보다. 그런데 이 와중에 또 책을 주문해버렸다. 아이가 어서 커서 같이 앉아서 책을 읽으며 얘기도 나누고 함께 길도 떠나보고 할 그 날까지 내가 제 정신으로 버티기 위해서.. 이 책을 빨리 마스터해야겠다.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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