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스트레스
오은영 지음 / 웅진리빙하우스 / 2012년 2월
평점 :
절판


난 요즘 책을 수집 중이다.. 라기 보다는, 책을 사놓고 쌓아둘 뿐 읽을 시간이 도통 안 난다는 핑계로 그냥 "저장" 중이다. 하지만 그래도 좋다, 가끔 서가에 꽂힌 책들을 눈으로 쓰다듬으며 제목들을 보고 있자면 뿌듯한 느낌까지 드니까. 아직은 그들을 읽어서 내 생각으로 다듬지도, 공감해보지도 못 했지만 어떤 책들은 그저 쳐다만 보고 있어도 즐거운 책들이 분명 있다. 이 와중에 필요에 의해서 사는 책들도 있다. 그건 육아관련 책들..

 

한국나이 3살, 하지만 사실 태어나서는 이제 겨우 28개월째 접어드는 녀석을 전업으로 전환해서 키우고 있자니 솔직히 내가 먼저 미쳐버릴 것 같은 시간들이 매일 몇분이고 꼭 있다. 이게 대체 뭔 일인지. 그래서 엄마의 스트레스가 아닌 아이의 스트레스라는 제목에 오히려 더 솔깃했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 대체 너가 원하는 것이 무엇이드냐 하는 생각으로 주문했었던 것 같다. 사실 이 책도 주문해서 서가에 장식 중인지 좀 되었는데, 요즘 이 녀석이 대화의 기술을 익히기 시작하면서 나랑 의사소통이 되다보니 자신의 짧은 어휘능력에 더 화가 나나, 땡깡이 부쩍 늘었기에 몇번 아이를 상대로 폭발하다가 꼬마넘을 놀이학교에 보내놓고 나서 책들을 쳐다보며 한숨 쉬던 내 눈길에 딱 잡힌 책이었다.

 

처음 사서 꽂아뒀을 때는, 좀 큰 아이들에게 적용되는 내용이라 생각해서 그쪽으로 빼놨었는데 읽다보니 꼭 그렇지만도 않았다. 0세부터도 다 적용이 될 내용들.. 하긴 사람이 어디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것도 아니고, 결국 주변의 환경과 주요 돌보미들의 영향 속에 성장해서 어린이가 되고 청소년이 되고 성인이 되는 것인데, 내가 좀 무지몽매하긴 했었나 보다.  책에서 상황 별로, 느낌 별로 구분되어있는 내용을 꼼꼼히 읽어나가다 보니 공감도 되고 내 아이가 다시 보이기도 하고.. 엄마도 열받는데 애 열받는 것부터 봐줘야하나 냉소하던 내게, 사실 이 책은 아이의 스트레스라기 보다는, 궁극적으로는 엄마가 스트레스를 적절히 조절해나갈 수 있도록 상황을 판단하고 이해하고 이끌어나갈 수 있는 노하우의 보고였네.. 한 번 읽고 다시 꽂아두고 잊어버릴 것이 아니라 읽으면서 필요한 부분은 줄도 좀 치고, 다 읽고나서도 필요할 때마다 수시로 꺼내서 확인해봐도 좋겠다. 특히 소제목으로 분류가 되어 있고, 심리학의 "ㅅ"도 몰라도 이 사회에서 적응해서 살아가고 있는 인생이라면 "아.."하고 이해되는 수준으로 저자가 쉽게 풀어써준지라 도움도 크다. 아이들의 이유없는 반항에 어이없거나 좌절하는 부모들, 특히 아이에게 "말로 해봐 뭔데?" 하고 물어봤을 때 아이가 "응.. 그거 그거"하는 정도의 연령대(라기 보다는 월령대가 더 맞을 수도 있는) 꼬마들이 있는 집이라면, 꼭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어쨌거나 꽂아둔 책들도 자꾸 쌓이면 또 스트레스가 되는 법. 아직 읽지 못하고 놔둔 책들을 종교/인문/육아/소설 외로 분류하여 적어보니 30권은 족히 되는가 보다. 그런데 이 와중에 또 책을 주문해버렸다. 아이가 어서 커서 같이 앉아서 책을 읽으며 얘기도 나누고 함께 길도 떠나보고 할 그 날까지 내가 제 정신으로 버티기 위해서.. 이 책을 빨리 마스터해야겠다.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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