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중국을 찾아서 1 이산의 책 6
조너선 D. 스펜스 지음, 김희교 옮김 / 이산 / 199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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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서가에는 이산의 책들만 따로 모아놓은 칸이 있다. 우습게 들리겠지만 이산의 책들은 멀리서 봐도 뽄떼가 좋다. 일렬로 늘어놓으면 마치 무슨 잘 차려입은 제국의 군대같다. 게다가 그 내용의 알참을 신뢰하기 때문에 모두 다 정예요원처럼 보인다. 그래서 나는 이산의 신병이 나올때 마다 얼른 내 병적부에 등재시켜 버린다. 그리곤 미래의 전쟁 - 독서 - 에 대비한다. <현대 중국을 찾아서>는 '조너선 스펜스'라는 학자와 '이산출판사'라는 이름을 동시에 나에게 각인시켜준 책이다.스펜스의 저서들은 이산에서 맡아 놓은 듯 줄줄이 번역되고 있고 가장 최근의 저서는 '강희제'이다.

저작의 제목이 말하는 중국의 '현대', 즉 modern이란 명대에서 현재까지를 아우른다. 중국의 맑스유물론에 의거한 교조적 구분방식과는 다르다. 이건 미국 중국학계의 전형적인 구분이고, 스펜스 박사의 구분도 이를 충실히 따르고 있다. 또한 그는 중국사를 초연한 객관성에 의지해서 서술하지 않는다. 이것이 이 책을 긴장감있게 보이게 하는 특징인데, 우선 전체서술이 이 책이 쓰여진 현재인 '천안문 사태'와 음으로 양으로 연관되고 있다는 점 때문일 것이다. 또 다른 특징은 역시 역사구분방식 때문인 것으로 보이는데, 중국의 근대에서 제국주의의 영향을 강조하는 근대화 충격론보다는 중국 내부적 자생성과 자기변혁성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서술되어 있다. 천안문은 그 대표적 실례가 된다.

얼핏 너무 두꺼워 - 두 권을 합치면 거의 1000페이지에 달한다 - 접근하기 힘든 것처럼 보이지만 일단 한 번 잡아보시라. 삼국지가 따로 없다. 여름은 금새 지나갈 것이다. 그리고 이 책을 읽은 다음에는 스펜스의 다른 책을 잡아 보시라. 현대분야에서 <천안문>, 서양의 충격분야에서 <마테오리치-기억의 궁전>과 <칸이 제국>을 적극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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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5-06 09: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이산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