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두비 - Bandhobi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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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오늘의 영화는 "반두비"

엄마와 사는 2학년 여고생 민서와 방글라데시에서 온 이주노동자 까림이 영화의 주인공이다.
위 한 줄 만으로도 대충 영화의 내용은 그려질 것이고, 이 영화의 특이사항은
영화 중간중간에 나오는 감독의 반MB 컷이다.ㅋㅋ
아주 노골적으로 드러낸다.

첫 장면부터 민서의 가방엔 촛불소녀의 뺏지가 달려있고, 민서가 알바하는 서점엔 광우병 소고기 먹지 맙시다 현수막이 걸려있다. 밥먹는 탁자위엔 한겨레 21이... 헐ㅡㅡ;

게다가 뉴타운 개발등의 명박이 정책때문에 10억을 날렸다며 술에 취한 아저씨가 편의점 학생에게 시비를 붙일 때 편의점 학생의 말. 가서 명박이한테 따지지 왜 시급 3,500원짜리 알바생에게 이러냐. 헐 ㅡㅡ;

이뿐이 아니다. 고의로 부도를 내고 까림의 월급을 1년치 체불하고 있는 사장집에 무작정 쳐들어간 민서는 테이블의 신문을 집어던지며 이런 신문을 보니 너같은 개새끼가 되는 거라며 사정없이 쏘아붙이는데 아무래도 그 신문은 조선인 듯.. 헐 ㅡㅡ;

게다가 민서가 다니는 영어학원의 원어민 강사는 학생들에게 이런 질문을 한다.

이명박을 왜 쥐라고 부르는지 아나요? 헐...ㅡㅡ;

영화라는 공공의 매체에서 이런 노골적인 대사를 본적이 없음.  

어쨌든 반두비란 뜻을 찾기 위해 검색창에 치는 순간 이 영화 논란이 많다는 걸 알게됐다.

여고생과 이주노동자의 원조교제라느니, 이주노동자를 미화했다느니..대통령을 비하했다느니.. 흠..  

글쎄.

난 그렇다. 결혼이민자이던 이주노동자이던 다른 문화의 사람들이 한국에 많은 수가 유입되고 있고, 이건 그들만의 선택이 아닌 우리의 정책과도 맞물려 있다는 것이다.

근데 우린 선진국에서 온 백인들은 동경해 마지 않으면서 후진국에서 온 검은 피부의 사람들은 발바닥 때만큼 여긴다는 것이다. 단일민족으로 그 역사를 오천년이나 자랑하는 우리 나라로썬 다른 사람들을 받아들인다는게 쉽지 않겠지만 어찌 그 기준이 나라의 부와 피부색인지는 생각을 좀 해봐야 하지 않을까. 난 we are the world 를 외치는 사람은 아니지만 피부와 종교와 혹은 가진 정도를 두고 차별을 하는 건 옳지 않다라고 생각한다.

적어도 이 영화는 민서도 가졌던 그 편견을 점차 걷어내며 편한 친구가 되어가는 과정을 그려낸다.

그것만으로도 난 이 영화가 좋던데. 원조교제??? 돈 주고 섹스파트너가 된 것도 아니고 사춘기에 접어든 여고생이 옆집 오빠 좋아하듯이 좋아한거지. 원조교제는 무슨.

게다가 이주노동자를 미화해?

물론 지는 배터지게 잘쳐먹고 사는 사장에게 1년째 돈떼먹인 까림이 한다는 화풀이가 겨우 지 손으로 유리컵 깨는 정도였으니 그걸 미화라고 하면 미화겠다. 말이 돼. 그런 인간은 때려죽여도 시원찮을 판에.. 달랑 유리컵깨는게 다라니.. 너무 미화한거지. 

그리고 사람 사는거 다 똑같지 그 사람들이 하면 강력범죄고 백인이 저지르면 실수라도 되는 건가.
탱크로 두 사람을 깔아뭉개도 말한마디 못하면서 불법체류했다고 때려잡아 동물처럼 몰아넣고 관리가 허술해서 화재로 죽여놓고도 큰 소리치는 몰상식한 몇 몇들 제발 그러지 좀 말자.

토요일의 황금시간대치곤 관객수가 적은게 마치 사회적으로 이주노동자에 대한 관심도 요정도인 듯 해서 금방 풀리진 않겠구나란 생각을 어렴풋이 했지만, 시작이 있으면 끝도 있겠지란 결론을 내며 관심목록에 이주노동자 추가한다. 

반두비는 벵골어(방글라데시와 서벵골의 인도주에서 쓰이는 동부인도아리아어)로 참 좋은 친구라는 뜻이라고 한다. 성적의미가 포함되어 있지 않은 여자친구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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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먼자들의 도시 - Blindness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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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를 위한 개인의 희생" 

"극단적 상황에서의 인간의 이기심"  

"볼 수 없는 것이 아니라 보지 않는 것이다"

영화를 보는 내내 그리고 보고 나서 던진 화두다.  

하나 둘씩 눈이 멀어가고, 남편을 쫓아 눈이 먼 척 수용소행을 택하는 여주인공.  

오직 자신만 볼 수 있는 이 곳에서 이 여성은 모두의 수족 노릇을 한다.  

그러던 어느 날, 새로 입소한 3번 방의 남자들이 총으로 위협하여 먹을 것을 움켜쥐고 수용소의 모두를 통치하기에 이른다. 처음엔 금품을 요구하고, 나중엔 여성의 몸까지 요구한다.  

먹지 못하면 굶어 죽을 수 밖에 없는 상황.  

자신의 부인을 딸이 어떤 수모를 겪에 될지 뻔히 알면서도 강요해선 안된다고 하지만 간다고 하는 걸 말리지 않는 남은자들의 암묵적 동의. 그래 당신들이 가야 우리가 오늘 먹을 양식을 구할 수 있단 말야. 어서가라고 말하는 듯한 눈빛들. 생존의 위기 앞에서 생겨나는 이기심, 개인의 희생.  

이런 면에선 차라리 "쏘우"의 극단적 설정이 더 인간적이다. 적어도 거기선 생존의 기회가 나 자신에게 있으니까.  

얼마 전에 읽은 김동인의 소설 " " 나오는 장면이 더해지며 소름이 끼친다.

어쨌든 결국 여성들은 스스로(?) 찾아가고, 관계 도중 한 명이 목숨을 잃고 음식을 받아온다.   

모든 걸 볼 수 있는 이 주인공은 왜 이런 행동밖에 하지 못했을까. 

이 여성은 진정 볼 수 있는 사람이 아닌 것이다.  

그리고 또 보지 못하는 사람들..  

3번 방의 남자들은 자신의 추악한 인간답지 못함을 보지 못했다.  

눈이 먼 사람들이 금품이 무슨 소용이며 총질이 무슨 소용일까 싶은데도, 그들은 그 와중에서도 권력자가 되고 싶어했다.   

참다 못해 이 여성은 결국 3번 방의 리더를 죽이고 사람들을 데리고 수용소를 빠져 나온다. 이때의 여성은 진정 볼 수 있다고 할 수 있겠다. 본다는 것은 이렇게 의식이 깨어나는 과정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마지막에 아쉬웠던 건 눈이 멀었던 사람 중 한명이 다시 보게 되고, 다른 사람들은 그를 보면서 희망을 느끼게 되고, 이 여성은 조용히 자유를 찾았다는 안도를 하게 되는 장면이다.  

그들의 수족노릇을 하던 그녀가 마치 엄마들의 모습과 오버랩 되면서 이 영화에서도 여성은 돌보는 역할뿐이군 싶은 거다. 그들에겐 이 여성이 필요한 것 뿐이다. 남편이 아주 노골적으로 말해주셨지. 당신이 없으면 옷은 누가 빨아주며 밥은 누가 챙겨주냐. 난 당신이 필요하다.  

오 마이 갓! 나 같았으면 그 소리 듣는 순간 도망가고 싶었을 것 같은데 이게 사랑인지 동정인지 여주인공은 그러지 않더군.  

어쨌든 너무 큰 비약일 순 있지만 동정녀 마리아가 구세주가 아닌 구세주를 잉태하는 역할에 그쳤듯이 여성이란 여기까지인가 싶어 좀 안타까웠다. 좀 더 의식의 성장이 있었으면 싶었는데..  

소설로 한번 더 보고 싶은 책이고, 황당하지만 극단적인 설정을 통해 인간에 대해 탐구하는 듯한 작가의 다른 소설도 읽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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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의 전략 - Reading & Writing
정희모.이재성 지음 / 들녘 / 200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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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블로그 등을 하게 되니 글쓰는 일이 많아졌다. 

글쓰는게 뭐가 어려우랴 싶던 때도 있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글을 쓴다는게 부담으로  

다가왔다. 내 만족을 위한 글이지만 남을 의식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알게 모르게 대외적으로도 

글을 써야 하는 상황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고.. 

그래서 처음으로 글쓰기에 대한 책을 사봤다.  

많은 사람들의 리뷰처럼 예문도 풍부하고, 그 예문을 통해 글을 읽는 방법까지 알려주는 친절한 

책인 듯 하다. 하지만 첫 술에 배부를 수 없듯이 꾸준한 훈련을 거쳐야 한다는게 과제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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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dhero 2009-07-02 10: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꼭 읽어보고 싶어서 얼마전에 샀어요.
아직 안 읽어봤는데 내용은 괜찮은가요?
정말이지 글쓰기는 하면 할수록 어려운 것 같아요. ^^

이쁜피 2009-07-07 1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괜찮더라구요. 근데 글쓰기라는 걸 책한권으로 배우긴 어려운 듯 해요. 일방적 소통이라.^^;
 
철학 콘서트 1 - 노자의 <도덕경>에서 마르크스의 <자본론>까지 위대한 사상가 10인과 함께하는 철학의 대향연 철학 콘서트 1
황광우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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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부터 '철학' 이란 말만 들어도 머리가 아파오는 경험을 많이 했다. 

골치아프고, 어려운 얘기일거란 편견이 지레 겁먹게 했던 그 수많은 나날들. 

그러던 어느 날, 내 인생을 돌아볼 시점 철학책의 도움을 받고 싶어졌다. 

 어렵겠지만 해보자! 싶은 맘을 먹고 골라 본 책. 

음.. 결론은 인생에 대한 고민이 풀린 건 아니지만 소크라테스니, 플라톤이니 공자니 하는 분들의  

철학을 맛봤다는 것만으로도 의미있는 책이었다.  

나완 상관없는 사람들이었는데 그들에게 관심을 갖게 되었다는 것만으로도 제 몫을 해낸 책이라 

칭찬해주고 싶고.. 

그리고 철학이란 것이 뜬구름 잡기가 아니라는 것 또한 어렴풋이 느끼게 해 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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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 The Curious Case of Benjamin Button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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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조 영화를 사랑하는 아이들과 함께 토요일 아침부터 영화 한 편을 봤다.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졸았던 아이도 있고, 별다른 감흥을 느끼지 못하는 아이들도 있었지만
나에겐 너무 감동적인 영화였다.

나이듦에 대해 고민이 있었기도 했고, 삶에 대해 고민이 있기도 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많은 생각이 들었고, 마음도 아팠던 영화다.

나이가 든다는 건 육체가 늙고 병들어 가는 걸로 볼 수도 있지만 그게 아니라 경험을 쌓아가는 과정이고 그 경험만큼 삶의 지혜도 생겨나고, 젊었을 때만 가질 수 있는 무언가가 있듯이 나이들어야만 가질 수 있는 무언가도 있는 듯 하다.

어떤일의 때가 있다는 건 육체의 성장보단 정신의 성숙함이 어느 정점에 이르렀음을 일컫는 말인지도 싶다.

내가 10년만 젊어도 뭐든지 할 수 있겠다라는 말은 육체의 젊음만을 바라는 말이 아니라는 걸 깨닫게 되는  순간이 있지 않은가.

어쨌든 "시간은 간다" 라는 명제 앞에서 자유로운 사람은 없는 것이다.

삶의 길이는 다를지언정 누구에게나 시간은 주어지고 흐른다는 것이다.

그 시간을 어떻게 쓰느냐, 그리고 그 시간동안 내 정신적인 성장을 어떻게 담보할 것이냐의 문제일뿐..

그런데 요즘 사람들은 겉으로 보이는 젊음, 탱탱한 몸매 만들기라던가 어려보이기 위한 온갖 의술, 기술 등에 시간을 더 할애하고 있는 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몸 따라 정신도 어려지는 건 아닌지..

난 벤자민이 성공적인 인생을 살았다고 생각한다. 돈이 많고 적음을 떠나서.. 그 사람은 자신의 인생에 대해 후회없었고, 자유로웠으며 맘껏 사랑했으니까.. 하지만 어렸을 적 80먹은 노인의 모습을 하고 있는 자신을 받아들이지 못했다면 그의 인생도 그렇게 성공스럽진 못했을 것 같다.   

아직도 영화의 잔상이 많이 남는다.

특히 점점 어려지는 것이 두려워 사랑하는 아내와 딸의 곁을 떠나는 벤자민의 모습을 떠올리면 아직도 코끝이 찡해질만큼 슬프다. 

동시에 부럽기도 했던 장면이고..
누군가를 담담히 떠나보내고 떠날 수  있는 점.
이미 어렸을 적부터 많은 사람들을 떠나보내봤기에 영원한 것은 없고, 죽고 헤어지는 걸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그 감정말이다.

이밖에도 정리 되지 못한 생각들이 머릿속에서 뒤죽박죽이다.
눈으로 보이는 것에 현혹되어 그 내면의 모습도 많이 놓친 것 같고..
때로는 본다는 것이 생각을 가둬버리는 것 같다.

오랜 기간 곱씹을 영화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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