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 The Curious Case of Benjamin Button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조조 영화를 사랑하는 아이들과 함께 토요일 아침부터 영화 한 편을 봤다.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졸았던 아이도 있고, 별다른 감흥을 느끼지 못하는 아이들도 있었지만
나에겐 너무 감동적인 영화였다.

나이듦에 대해 고민이 있었기도 했고, 삶에 대해 고민이 있기도 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많은 생각이 들었고, 마음도 아팠던 영화다.

나이가 든다는 건 육체가 늙고 병들어 가는 걸로 볼 수도 있지만 그게 아니라 경험을 쌓아가는 과정이고 그 경험만큼 삶의 지혜도 생겨나고, 젊었을 때만 가질 수 있는 무언가가 있듯이 나이들어야만 가질 수 있는 무언가도 있는 듯 하다.

어떤일의 때가 있다는 건 육체의 성장보단 정신의 성숙함이 어느 정점에 이르렀음을 일컫는 말인지도 싶다.

내가 10년만 젊어도 뭐든지 할 수 있겠다라는 말은 육체의 젊음만을 바라는 말이 아니라는 걸 깨닫게 되는  순간이 있지 않은가.

어쨌든 "시간은 간다" 라는 명제 앞에서 자유로운 사람은 없는 것이다.

삶의 길이는 다를지언정 누구에게나 시간은 주어지고 흐른다는 것이다.

그 시간을 어떻게 쓰느냐, 그리고 그 시간동안 내 정신적인 성장을 어떻게 담보할 것이냐의 문제일뿐..

그런데 요즘 사람들은 겉으로 보이는 젊음, 탱탱한 몸매 만들기라던가 어려보이기 위한 온갖 의술, 기술 등에 시간을 더 할애하고 있는 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몸 따라 정신도 어려지는 건 아닌지..

난 벤자민이 성공적인 인생을 살았다고 생각한다. 돈이 많고 적음을 떠나서.. 그 사람은 자신의 인생에 대해 후회없었고, 자유로웠으며 맘껏 사랑했으니까.. 하지만 어렸을 적 80먹은 노인의 모습을 하고 있는 자신을 받아들이지 못했다면 그의 인생도 그렇게 성공스럽진 못했을 것 같다.   

아직도 영화의 잔상이 많이 남는다.

특히 점점 어려지는 것이 두려워 사랑하는 아내와 딸의 곁을 떠나는 벤자민의 모습을 떠올리면 아직도 코끝이 찡해질만큼 슬프다. 

동시에 부럽기도 했던 장면이고..
누군가를 담담히 떠나보내고 떠날 수  있는 점.
이미 어렸을 적부터 많은 사람들을 떠나보내봤기에 영원한 것은 없고, 죽고 헤어지는 걸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그 감정말이다.

이밖에도 정리 되지 못한 생각들이 머릿속에서 뒤죽박죽이다.
눈으로 보이는 것에 현혹되어 그 내면의 모습도 많이 놓친 것 같고..
때로는 본다는 것이 생각을 가둬버리는 것 같다.

오랜 기간 곱씹을 영화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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