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글쓰기 - 파워 블로그의 첫걸음
이재범 지음 / 평단(평단문화사) / 2016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처음 한국에 들어왔을 때 닥치는대로 책을 읽었던 것은 14년간의 외국 생활로 인해 뒤쳐진 한국어를 발전시키기 위해서였다. 물론 의사소통하는데는 (대부분) 아무런 어려움이 없었지만, 아무래도 공부며 일을 독일어로 하다보니 내 나이에 맞는 언어표현을 구사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초등학교 시절에 머문 한국어를 가다듬고 좀 더 발전시키기에 책을 읽는 것보다 더 이상적인 것은 없다고 확신했다. 
열심히 책을 읽다보니 어느 순간 글을 쓰고 싶어졌다. 어쩌면 당연한 수순일지도 모른다. 딱히 작가가 되고 싶다거나 전문적으로 글을 쓰고 싶은 것은 아니었지만, 적어도 논리정연하고 다른 사람의 마음에 와닿는 글을 쓰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기에 서평을 쓰기 시작했다. 서평 카페에서 여러 사람들과 만나며, 나와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 이후 "글쓰기"에 관한 책이라면 일단은 읽고 본다. 그 중에서도 블로그 글쓰기는 글쓰기 중에서도 가장 최고의 관심사다. 작년 3월부터 나름 꾸준히 운영해온 블로그에 애정도 있는데다가, 시간적 공간적 제한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을 만날 수 없는 지금의 내게 열린 세상과의 소통 창구이기도 하니 말이다. 그런 면에서 오늘 소개하고자 하는 <파워블로그의 첫걸음, 블로그 글쓰기>는 그 제목만으로도 나의 Must-Read 리스트에 올랐다. 파워블로그에 대한 욕심은 없지만, 좀 더 능숙하게 블로그를 운영하고 싶었다. 게다가 가장 근본적인 글쓰기에 관한 내용이라니, 당장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글을 쓰기 전에는 항상 내 앞에 마주 앉은 누군가에게 이야기해주는 것이라고 상상하라. 그리고 그 사람이 지루해서 자리를 뜨지 않도록 하라 (제임스 패터슨, 미국 소설가) - 48 페이지, 글쓰기 명언 노트 중

특이하게도 이 책은 한 챕터가 끝날 때마다 "글쓰기 명언 노트"가 이어진다. 요즘 유행하는 필사 책들처럼 왼쪽 한 면에는 여러 명언들이 적혀있고 오른쪽은 비워져 있어 따라쓰기를 유도하고 있다. 책의 제목과 내용은 필사가 아닌 블로그에 글을 쓰는 것이라 조금은 뜬금없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뭐, 필사를 해서 나쁠 것이 없으니...

저자 이재범 씨는 서평쓰기를 시작으로 지금은 방송과 영화 등 전문적인 리뷰를 정기적으로 올리는 파워블로거라고 한다. 그는 블로그를 통해, 특히 블로그에 글쓰기를 통해 전혀 다른 삶을 살게 되었는데, 이 책 역시 그의 첫 책이 아닌 무려 여섯 번째 책이다. 그의 말을 빌자면 블로그에서 쌓은 글쓰기 내공은, 아주 평범했던 그조차 수많은 책들의 저자로 발전시켜주었다고 한다.

글쓰기, 특히 책쓰기 열풍이 한창인지라 서점에는 그에 대한 책들이 많이 나와있는데, 이 책 역시 무엇보다도 글을 쓰기 위한 동기부여에 그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저자는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 장기적으로 꾸준히 글을 쓰며 블로그를 운영할 수 있는 비법을 전수한다. 1,2년도 아닌 무려 7년 가량 열심히 블로그에 글을 써온 저자가 하는 조언이니만큼 새겨 듣는 것이 좋을 것이다. 꾸준하게 글을 쓰며 슬럼프를 극복하고, 하루하루 좀 더 나아진 자신을 발견하며 만족감을 얻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저자의 조언은 블로그를 운영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아주 유익할 것이다. 

사람들은 목적을 잊어버릴 때가 많다. 지금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을 무엇 때문에 하는지 망각하고 습관적으로 계속할 뿐이다. 목적을 명확하게 인지하고 있다면 가는 길에 옆길로 새는 경우가 있어도 다시 원래대로 돌아와 갈 수 있다. 목적이 불명확할 때는 자신이 현재 어느 위치에 있는지도 모르고 어느 곳을 향해 가고 있는지도 인식하지 못한 채 의미 없이 움직인다. (57 페이지)

일일히 자신의 책에 대한 리뷰를 찾아본다는 저자의 말에 조금은 쓰기 조심스럽지만... 책의 어느 부분은 확실히 나의 성향(?)과는 잘 맞지 않는 것 같았다. 
일단 저자는 "사람들이 듣고 싶어 하는 것은 짜집기한 내용이 아닌 나 자신의 이야기"라고 강조하는데 (전적으로 동의한다), 이 책을 읽는 동안에는 포커스가 지나치게 저자에게만 있어 오히려 부담스럽기도 했다. "내가, 나는, 나의"로 시작하는 문장이 많다보니 살짝 용비어천가를 읽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했고 (나의 자격지심 때문일까나), 320여 페이지 분량에 몇 번이나 저자가 어떻게 여섯 권의 책을 집필하고 출간하게 되었는지 반복하여 나오다보니 같은 잔소리를 몇 번 듣는 인상도 받았다 (역시 나의 개인적인 문제일 수 있다). 
어쩌면 이러한 "선입견"은 책날개에 쓰여진 저자 소개를 읽으면서 생긴 것일 수도 있는데, 저자를 소개한다고 하기엔 마치 위인전을 읽는 듯한(...) 느낌이라... 거기서 그닥 좋은 인상을 받은 것 같진 않다 ("전문적인 영역의 리뷰만 해도 상당하고, 글쓰기 또한 과거와는 달리 크게 발전했다", "1년에 읽는 200권 정도의 책에 대한 리뷰를 하나도 빠짐 없이 올리고 있다. 가감없이 솔직하게 쓴 리뷰로 어떤 책을 선택해야 할지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 있다" 등을 읽으면서 조금 과했다는 생각이 든 건 나뿐인가나). 뭐, 소개야 저자 자신이 쓴다기보단 출판사에서 홍보를 위해 쓴 것일 수도 있으니... 괜히 왈가왈부할 필요가 없겠지.

확실히 저자는 글쓰기에 열정적인 사람이고, 그것을 다른 사람과 나누기 위해 고군분투한다는 인상을 받았다. 책의 후반부로 갈수록 글쓰기, 그리고 블로그 운영의 실질적인 팁을 소개하기 때문에 블로그를 시작하거나 키우고자 하는 사람들에게는 분명 좋은 도움이 될 것이다. 수많은 책을 읽은 저자답게 곳곳에 주옥같은 작품을 소개하고 있어 인용된 책을 찾아 읽는 것 역시 즐거운 경험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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