얕지만 넓은 지식

한 장의 절대 지식 : Big Ideas - 세상을 바꾼 200가지 위대한 생각
이언 크로프턴 지음, 정지현 옮김 / 허니와이즈 / 2016년 1월

표지만 보자마자 "어멋 이 책은 꼭 읽어야 해!" 하는 책이 있다. 게다가 지금 안 읽더라도 꼭 소장해야겠다는 생각마저 드는 책이라면 더이상 망설이면 안되는게 상도덕(?)! 오늘 소개하고픈 <한 장의 지식>이 딱 이런 책이다. 


세상을 바꾼 200가지 위대한 생각이라는 부제에 걸맞게 철학, 종교, 과학, 정치학, 경제학, 사회학, 심리학 그리고 예술 총 여덟가지 분야의 핵심이 되는 200개의 개념이 정리되어 있다. 사실 키워드 하나하나가 몇 년, 몇십 년을 공부해도 될만큼 심도있는 것이 대부분이라 겨우 두 페이지(그것도 그림이 실려있을 경우엔 한 페이지로 줄어들기도 한다)에 요약해 정리한 것이 대단하다고 느껴질 정도다. 물론 여덟 개의 분야가 골고루 소개되어 있다기 보다는 철학과 정치학에 집중되어 있는데 (종교와 사회학은 거의 스치는 정도랄까) 확실히 그런 면이 아쉬움이 남는다. 

얼마 전 만나게 된 <10분 안에 매력 터지는 B급 센스>라는 책 시리즈가 떠오르기도 했다. 이 책의 내용이 B급이라는 것이 아니라, 입문할 엄두도 못내고 있는 분야게 성공적으로 발을 들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친절한 가이드를 만난 느낌이다. 그나마 철학은 관심있게 이런 저런 입문서를 읽었던지라 대충이나마 알던 내용을 정리하는 느낌이었는데, 정치와 경제, 사회 쪽은 내가 잘 알지 못하는 개념들로 가득했기에 좀 더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그래서 경제와 사회면이 조금은 부실한 게 더욱 아쉽기도 하다). 


역사적으로 인류에게 가장 큰 영향을 끼쳤다는 200가지 생각을 정리해 둔 이 책을 읽으며 "세상에 이것이 빠졌다니!" 할 정도의 지식이 있었으면 좋겠지만... 기껏해야 예술 분야를 읽을 때나 '흠, 이렇게 볼 수 있군' 하고 공감하는 정도였기에 뭔가를 판단할 만한 처지가 못되었다. 단, 책을 읽으면서 "이 책에 나온 개념이라도 쭉 훑어보고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다면 어디 가서 상식이 없다는 소리는 듣지 않겠다"는 확신은 들었다. 물론 앞에 썼다시피 엄청난 생각과 사상을 몇 문단으로 요약해놓은 것이라 단편적일 수 밖에 없기에 조금 더 깊게 파고 드는 것은 필수다 (검색이 되는 요즘 시대엔 일도 아니지만). 뭐가 됐든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훌륭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책인 것 만큼은 분명해보였다. 


책의 구성이 백과사전처럼 되어있기에 원하는 혹은 관심있는 분야를 중심으로 읽어나가도 좋다. 두께가 제법 되는 것 같아도 워낙 짧고 명료하게 쓰여있어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학업에 힘쓰는 학생들부터 어른들까지 두루두루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