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공동저자이신 이수광 씨는 전 이우 중고등학교 교장을 지내신 분이다. 웬만한 엄마들은 알만한 이우 중고등학교는 대안학교 중에서도 명성이 자자한 곳이다. 재학생들의 성적이 좋고 명문대로 많이 진학해서가 아니라, 쉽게 찾아볼 수 없는 건강한 교육이념과 철학으로 진정한 교육을 지양한다는 데서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다고 한다. 아직 돌쟁이 엄마에겐 먼 훗날의 이야기긴 해도 여건만 된다면 아들도 이 학교에 보내고 싶다고 생각할 정도로 멋진 학교라고 생각했는데, 이 학교 이념의 핵심인물이셨던 이수광 씨가 공동저자라는 말에 더없이 반가웠다. 특히 이 책은 "좋은학교만들기네트워크"라는 특별한 기획 시리즈 중 "부모 인문학을 만나다"의 첫 책인데, 앞으로 발간될 시리즈 역시 빠짐없이 잘 챙겨봐야겠다고 다짐했다.
아이를 처음 품에 안아보았을 때, 하나님으로부터 흠 하나 없는 깨끗한 큰 도화지를 선물받은 느낌이었다. 앞으로 어떤 그림이 그려질지는 아들이 스스로 택하는 것이겠지만, 가장 기초가 되는 밑그림은 엄마인 내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그려야 한다는 책임감이 두려울만큼 무겁게 다가왔다. 수많은 사람들과 만나고, 많은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어렸을 때의 교육(이라기보다는 부모의 역할과 집안 분위기 등)이 얼마나 중요한지 느끼고 있었기에 더 했다. 아직 알아듣지 못하는 월령대라 하더라도 말 한 마디를 조심하게 되었고 무심코 하는 행동에 좀 더 주의를 기울이게 되었다.
그렇게 일 년이 지나고 확실히 깨달은 것은 "자식에게 가식적으로 하는 행동은 결코 교육에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나 자신이 진심으로 바뀌고 더 나은 사람이 되지 않는 한, 연기하듯 건네는 예쁘고 고운 말투는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