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이야기 그림성경 - 엄마아빠랑 함께 나누는
줄리엣 데이빗 글, 제인 히예스 그림, 오애리 옮김 / 더드림주니어 / 2015년 9월
평점 :
품절


임신했을 때 뱃속에 있는 아기에게 읽어주려고 샀던 첫 아기 성경을 시작으로, 교회에서 유아세례를 받으며 주신 아기 성경, 그리고 오늘 소개할 <매일 이야기 그림성경>까지... 아들은 10개월이 채 안되어 벌써 세 권의 성경을 가지게 되었다. 물론 지금은 안의 알록달록한 그림에 관심을 보이거나, 그보다도 종이를 먹어버리는 데(...) 더 큰 재미를 느끼지만 말이다. (솔직하게 고백하자면, 책을 바닥에 놓고 잠시 자리를 떴다가 돌아왔을 때 이미 아들에게 먹히고 있는(!) 마지막 페이지를 보고 황급히 책을 피신시켰다. 다행히 글이 없는 여백이었던지라 외관만 제외하곤 잃은 것이 없었지만... 앞으로는 보드북이 아니라면 더 각별히 주의해야겠다!)


내가 가지고 있는 다른 두 권의 아기성경과는 달리, <매일 이야기 그림성경>은 제목 그대로 매일 한쪽씩 읽을 수 있도록 구성된 책이다. 일 년이 365일...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사실 366일인 때도 있기 때문에 이 책에선 총 366개의 이야기가 눈에 쏙 들어오는 삽화와 짧은 본문으로 엮어져 있다. 영어로 된 원제목이 말하고 있듯 이 책은 Baby가 아닌 Children을 위한 책이기 때문에 페이지도 보통의 얇은 종이로 되어있고, 모서리도 둥글게 처리되어 있지 않아 아기들이 함부로 만지다간 다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하루에 한 쪽(혹은 한 장)씩 읽을 수 있는 부담스럽지 않은 길이라 오래오래 간직하며 아들과 함께 읽고 싶은지라 향후 몇 년간은 간수를 잘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린이가 한 손에 쥘 수 있을 정도의 크기지만 두껍긴 두껍다. 1일차부터 245일차까지는 구약이, 그 이후는 신약이야기가 수록되어 있는데, 생각보다 구약 이야기가 차지하는 비중이 많아서 놀랐다. 물론 양적으로 구약이 훨씬 많긴 하지만 보통 사복음서를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는 아기성경과는 차이가 있었다. 안타까운 것은 그러다보니 366일째 되어서도 겨우 사도행전에서 끝이 나버린다는 것이다. 적어도 바울서신의 중요한 부분이나 요한계시록의 시작과 끝 정도는 나올 것이라 기대했는데 뭔가 생각치 않은 곳에서 뚝 끊긴 느낌이랄까. 일 년이 365일 밖에 되지 않으니(?)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을까나. 아무튼 아쉬움이 남는다. 



삽화는 정말 예쁘다. 너무 아기스럽지도 않고, 아들이 조금 큰 후에도 즐겁게 볼 수 있을 것 같았다. 때로는 삽화의 비중이 커져 한 페이지가 아닌 두 페이지에 걸쳐 하나의 스토리가 엮어져 있다. 실제적이면서도 아기자기하고, 짧은 본문과 멋지게 어우러져 서로를 채워주고 있기에 읽는 내내 기분이 좋고 만족스러웠다. 

하나의 제목 아래 한 단락 정도의 짧은 본문이 이어지고, 옆에는 관련 성경 구절이 쉬운 성경으로 한두절 정도 소개되어 있으며, 그 아래에 QT를 하며 생각해볼만한 짧은 문장이 곁들여져 있어 이대로 활용한다면 제법 짜임새 있는 QT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 같았다. 



인상깊었던(?) 금발이 아닌 짧은 머리(!)의 예수님 모습 ㅎㅎ 어쩔 수 없는 선입견 때문인가 일반적으로 헤어샴푸 모델마냥 일정하고 윤기있는 웨이브 머리가 찰랑찰랑 어깨까지 내려오는 모습을 그린 그림들과는 달랐다 (그래도 더부룩한 수염은 역시 어쩔 수 없는건가?). 


처음 성경을 접하면서 글로만 읽었을 때 그 내용을 쉽게 파악하고 이해하기 어려워하는 아이들에게 훌륭한 시작이 될 것 같은 책이다. 물론 본문의 내용은 분량제한으로 인해 지나치게 간소화되어 있지만, 이것으로 성경을 공부할 것도 아니고...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혹은 잠자리에 들기 전에 한 장씩 짧게 읽으면서 이야기를 나눈다면 아이에게도 QT가 지루하거나 괴로운(?) 것이 아니라, 편안하고 자연스럽게 신앙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즐거운 기회라는 것을 알려줄 수 있지 않을까? 물론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엄마아빠의 일관성있는 노력과 관심이 필요할 것이다. 



처음엔 차라리 날짜가 적혀 있어 찾기 쉬웠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언제 시작했느냐에 따라 읽는 부분이 달라지는 것보다 차라리 아예 날짜가 정해져 있는게 낫지 않았을까 했는데, 생각해보니 그렇게 되면 하루 이틀 어쩔 수 없이 거르게 되었을 때 며칠치를 한꺼번에 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생길 수 있을 것 같아 책의 구조가 좋을 것 같았다. 하루를 거르더라도 그 다음 기회에 다음 이야기를 읽는 것이 훨씬 나을테니까 말이다. 

단, 매일 한 장씩 읽는 특성상 책갈피 하나 정도는 꼭 만들어주었어야 하는게 아니었을까 ㅠㅠ 매번 포스트잇으로 표시해두기도 그렇고, 책날개가 없으니 다른 소품(?)이 없이는 읽은 페이지를 표시할 수 없다는 것. 이 책을 읽으면서 아쉬웠던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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