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이 있는 관계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 진짜 내 편을 찾는 우정의 심리학
칼린 플로라 지음, 강유리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4년 10월
평점 :
절판


우리는 과연 누구를 "친구"라고 부를까요? 누군가에게는 그저 아는 사람을 호의적으로 부르는 말일 수도 있지만 다른 누군가에게는 모든 것을 아낌없이 줄 수 있는 하나뿐인 존재일 것입니다.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들어가면서부터 아이들은 본능적으로 친구를 사귀고 그 안에서 관계를 형성해갑니다. 어떤 아이는 참 쉽게 여러 친구들을 사귀는 반면 어떤 아이는 몇 년이 지나도록 누군가와 친해지는 것을 어색해하고 어려워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한가지 분명한 것은 친구를 사귀거나 사귀지 않는 모두가 친구라는 것에 대해 서로 다른 정의를 내리고 있다는 것입니다. 가장 흔하고 일반적인 개념처럼 보이는 "친구"는 어쩌면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상대적이고 일방적으로 이해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우정은 어떻게 만들어지는 것일까? 관계는 어떻게 깊어지고 가꾸어나갈 수 있는 것일까? 미국의 심리학전문지 "사이콜로지 투데이"의 기자 칼린 플로라가 야무지게 풀어나가는 우정의 심리학 를 통해 우정이란 무엇인지,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관계를 심화시키는 한 가지 방법은 상대방과의 교류 방식을 늘림으로써, 이른바 '멀티플렉시티multiplexity' 혹은 '다중성'을 키우는 것이다. 멀티플렉시티란 더 가까움을 느끼고 서로를 잘 알아가기 위해 활동의 종류를 다각화한다는 뜻이다. 가령 늘 상대방과 학교 근처에서 만나 커피를 마셨다면 이번에는 상대방을 가족과의 저녁 식사에 초대해보는 것이다. 이때 상대방이 접할 독특한 상황에 대해 미리 배경 지식을 주는 것이 좋다. 누군가와 친하게 지낸 시간이 깊어질 수록 계속 깊은 관계로 남을 가능성은 높아진다. 친구로 함께한 시간은 우정의 수명을 예측해주는 최고의 지표다. (47 페이지)

사실 이 책을 처음 읽기 시작했을 땐 저 자신을 위해서였답니다. 일하면서 또는 개인적으로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과 조금 더 깊이 있는 관계를 쌓아가고 싶은 마음 때문이었는데요, 어렸을 때부터 친구가 많지 않았던 터라 어떻게 우정을 가꾸고 발전시켜 가는지 조언을 얻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책을 읽으면 읽을 수록 아직은 많이 어린 아들에게 이런 이야기를 꼭 해주어야겠다는 느낌이 들었답니다. 물론 아들이 이 책을 읽으려면 아직도 어마어마한 시간이 흘러야 하겠지만 친구에 대해서, 우정과 깊이 있는 관계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줄 때 이 책의 내용이 좋은 기준이 될 것 같아 요점 정리를 하는 것도 잊지 않았고요.

특히 인상깊었던 것은 성장과정에 있어 친구가 줄 수 있는 엄청난 영향력이었습니다. 흔히들 자식은 부모의 뒤통수를 보고 자란다고 하죠. 부모의 일거수일투족이 교육적으로 그만큼 중요하다는 것인데 부모의 영향력이 점차 약해지고 아이가 스스로의 정체성을 찾아가기 시작할 때 무엇보다 결정적인 것이 바로 친구의 존재라고 합니다.

아이들은 R단 한 명의 친구만 있어도 괴롭힘을 당할 가능성이 낮다. 또 1년 동안 놀림을 당하더라도 단짝 친구가 한 명만 있으면 불안감이나 갑작스러운 공격 등의 문제 행동을 일으킬 위험이 낮다. 친구가 전혀 없는 피해 학생의 경우 1년 후에 이런 문제 행동이 더 많이 나타난다. (99 페이지)

어떤 친구를 어떻게 사귀느냐가 성장기는 물론 사회에 나가서까지 그 사람의 발달과 변화에 큰 영향을 준다고 하는데 이것을 결정하는 것이 바로 타고난 기질과 부모의 역할이라고 하니 조금 더 어깨가 무거워진 느낌이더군요. 스스로가 많은 친구들을 깊게 사귀어보지 않았기 때문에 문득 '아들에게 어떻게 이것에 대해 말해주어야 할까?'는 걱정도 들었답니다. 그리고 이 책이 그에 대한 명확한 답은 아니더라도 좋은 지표를 제시해준 것 같아 다행이었고요.

 

"깊이 있는 관계를 계속 유지한다는 것은 시간이 지나면서 불가피하게 달라지는 상대방의 정체성을 변함없이 지지한다는 뜻(47 페이지)"이라고 합니다. 어떤 친구를 어떻게 사귀고 그 우정을 어떻게 가꾸어야 할지, 나아가 우정에 대해 어떻게 가르치고 조언할지, 더 나아가 나 자신은 다른 사람들에게 어떤 사람이며 어떤 친구가 되어야할지 즐겁게 생각하고 고민해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답니다. 그동안 깊이 생각해보지 않았던 관계 맺기의 기술에 대해 다시한번 짚어볼 수 있어 좋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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