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사생활 2 : 정서.인성편 아이의 사생활 시리즈 1
EBS 아이의 사생활 제작팀 지음 / 지식채널 / 2014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이제 입원이 8시간도 남지 않았습니다. 어차피 싱숭생숭한 마음에 잠 못 이룰 것 같은 오늘 밤, 다행스럽게도(?) 마치고 가야 할 서평을 쓸 수 있게 되었네요. 어제 소개했던 <아이의 사생활 1>에 이어 <아이의 사생활 2 – 정서, 인성편>을 금새 읽어버릴 수 있었답니다. 1권을 소개하며 어제도 언급했었지만 2008년 5부작으로 방영된 다큐프라임 <아이의 사생활>의 최신 개정판은 두 권으로 나뉘어져 발간되었답니다. 2009년 방송 내용과 전문가들의 자문을 바탕으로 출간된 첫 <아이의 사생활>도 자녀교육서에 큰 반향을 일으켰는데 두 배 분량으로 늘어난 이번 최신개정판은 더욱 전문적으로 깊어진 내용으로 다시한번 새로운 혁명을 일으키지 않을까 싶네요. 오늘 그 두번째 장 <아이의 사생활 2 – 정서, 인성편>을 소개합니다!

2014-11-07

1권이 뇌과학과 다중지능에 대한 “과학적 측면”에 중점을 두었다면 2권은 “심리학적 측면”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전 권과 마찬가지로 두 파트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첫 파트인 1) 도덕성, 작지만 위대한 출발에서는 교육에 있어서 가장 어렵고도 논란이 많은 도덕성의 계발과 가치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착하고 정직하면 손해본다’는 이기적인 의식이 팽배한 요즘, 도덕성은 더욱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게 되었습니다. 착하게 행동해야 하고 나쁜 짓을 하면 안된다고 자식에게 가르치면서도 정작 자신의 도덕적인 기준조차 제대로 확립하지 못한채 아이들에게 혼란만 가중시키는 부모부터가 문제가 되는 것이죠. 솔직히 이 장을 읽어나가면서 저 역시 이러한 도덕적인 기준에 있어 너무나도 부족하다는 것을 절감했답니다.

흥미로운 것은 전문가들이 여러 연구를 통하여 도덕성은 그저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 필요한 소양이 아니라 우리 시대를 살아나가기 위한 중요한 경쟁력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는 것입니다. 이쯤되면 “아냐, 이타적으로 살지 말고 실리를 따져야 해”라고 이기적인 교육을 앞세웠던 일부 부모님들도 도덕성에 주목해야 하지 않을까 싶네요. 실제로 도덕성이 부족한 아이들이 학교폭력에 노출되어 피해자 혹은 가해자가 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후자의 경우는 이해가 되지만 전자는 예상하지 못한 결과였던만큼 이 연구에 더욱 주목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

도덕성은 무엇보다도 부모가 하는 행동을 통한 교육이 결정적인만큼 끊임없는 연습과 반복을 통해 아이에게 가르쳐주어야 한다고 이 책은 강조합니다. 때문에 아이에게 직접적으로 교육하는 방법보다 부모 자신이 스스로를 돌아보며 모범이 되는 방법이 자세하게 소개되어 있습니다. 내일 태어나는 우리 아들이 도덕성을 배워야 하기 전에 저와 신랑부터 확실한 도덕적 기준과 일관성있는 가치관을 가져야겠다고 다짐했답니다.

두번째 파트인 2) 또 하나의 경쟁력 자아존중감에서는 우리 사회의 가장 큰 쟁점이라 할 수 있는 자존감에 대해 설명합니다. 아직까지 제대로 이해되고 있지도, 그 중요성을 인정받고 있지도 않은 자아존중감을 하버드대학교 교육학과 조세핀 킴 교수는 이렇게 설명합니다.

자존감은 성공적인 인생을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핵심 요소 중 하나이며, 기본적으로 우리 자신에 대한 신념들의 집합이다. 자존감의 가장 중요한 핵심 두 가지는 자기 가치와 자신감이다. 그것이 바로 자존감이다. (…) 자존감은 학업뿐 아니라 삶의 거의 모든 영역에 영향을 준다. 살아가면서 생기는 문제를 극복할 때 자존감이 낮은 사람보다 높은 사람이 더 잘 이겨내고 성공한다. 직업, 우정 또는 가족관계에 이르기까지 자존감이 높은 사람이 더 잘해낼 것이다. (149 페이지)

사실 우리 사회의 거의 모든 문제는 자존감과 연결시켜 생각할 수 있습니다. 건강한 자존감을 가진 아이라면 성적을 비관하며 옥상에서 뛰어내리지 않을 것입니다. 지나치게 외모에 치중하여 성형을 꿈꾸거나 마약이나 알코올에 의존하지도 않을 것이고 학교 폭력의 가해자도 되지 않을테니까요. 다른 사람들의 시선이나 가치관에 의해 나 자신을 판단하지 않기 때문에 자기 자신이 가진 것으로 만족하고 스스로의 건설적인 발전에 집중할 수 있을 것입니다. 타인이나 사회가 정해놓은 가치 기준에 자신을 부합하려 하는 것에서 우리 사회 대부분의 불행이 시작된다는 것에 주목해볼 때 보다 근본적이고 효율적인 대책은 그 기준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그 기준을 무시할 수 있는 건강한 가치관의 계발이라 믿습니다. 그리고 이 해결책으로 가는 결정적인 요소가 바로 자존감이고요.

오해하지 말아야 할 것은 자존감은 자신감이나 자만감과는 전혀 다른 성격이라는 점입니다. 자존감이 강한 사람은 자신을 무조건 긍정적으로 평가하지 않는다고 이 책은 말합니다. 건강한 자존감은 자기 자신을 올바르게 존중하는 것처럼 다른 사람도 하나의 인격체로 존중할 수 있는 능력입니다. 언뜻 보기에 다른 사람을 존중하고 그의 상황이나 이야기에 공감을 표하는 것은 (지금처럼 경쟁과열의 삭막한 시대에) 약자가 될 수 있는 위험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여러 연구 결과 자존감이야 말로 차세대 리더가 갖추어야 할 중요한 소양이며 대단한 경쟁력이 될 수 있다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착한 아이”로 키우기 위한 선택이 아닌 아이의 행복과 미래를 위한 필수 요소인 것입니다.

한국인들이 행복할 수 없는 것은 스스로가 행복도 성공도 결정하거나 정의내릴 수 없기 때문이라는 연구결과를 읽고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렇게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그렇게 많은 노력을 기울이면서도 정작 자신이 무엇을 하고 싶은지는 고사하고 간절히 바라는 행복이나 성공조차 정의를 내릴 수 없다니, 그것보다 더 슬프고 아이러니한 일이 있을까요? <아이의 사생활 2 – 정서, 인성편>에서 소개하고 있는 도덕심과 자아존중감은 아이에게 스스로의 행복에 대한 길을 제시하고, 자신이 원하는 성공에 도달할 수 있는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이 책은 강조합니다.

1권도 흥미롭고 재미있었지만 2권은 더욱 흡입력 있는 내용이라 단숨에 읽어내려갈 수 있었답니다. 바라컨데 더욱 많은 부모님들이 이 책을 접하고 공부하면서 자녀교육에 대해 깊이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합니다. 그 의도가 단지 학교에서 공부를 잘하는 아이를 만들고 싶었던 것인지, 좋은 대학에 보내고 싶었던 것인지 아니면 진정으로 자식의 행복을 바라고 읽기 시작한 것인지 상관없이 이 책을 읽으며 행복과 성공에 대한 조금은 새로운 생각을 할 수 있게 될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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