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 맞춤 유치원 찾기 - 유치원 선생님이 알려주는 첫 아이 첫 유치원 보내기
허은미 지음 / 소리미디어 / 2014년 3월
평점 :
절판


올해가 가기 전 세상에서 가장 기쁘고 두근거리는 만남을 갖게 됩니다. 가족계획을 시작한지 3개월만에 우리 부부에게 찾아와준 소중한 아기가 드디어 세상에 태어나게 되는 것이죠. 아직은 임신 7주의 초보임산부이지만 남부럽지않은(?) 입덧과 체력방전으로 그야말로 제대로 실감하고 있는 것 같아요. 할 수 있는 일도 줄었고, 매일 매일 현기증과 헛구역질, 그리고 메슥거림으로 괴롭긴 하지만 초음파 사진을 볼 때마다 힘이 쑥쑥 솟는 것을 보니 이런게 모성애인가 싶습니다.


그래서인가 책 욕심이라면 남부럽지 않지만 한번도 크게 관심을 가진 적 없었던 태교와 유아 서적에 부쩍 눈이 간답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초보맘인지라 임신과정과 출산도 어색하고 낯설기만 하지만, 본 게임(?)은 다름아닌 아이가 태어난 후이니까요! 오늘 소개할 <우리 아이 맞춤 유치원 찾기>를 비롯해 앞으로 다양하고 영양 만점의 육아 도서들을 만날 거라는 예감이 드네요^^





소중한 우리 아이, 첫 유치원은 어디로 보낼까?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사랑하는 아이. 더군다나 첫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은 모든 것에 있어서 신중하고 예민하고 까다로울 수 밖에 없습니다. 행여 잘 적응하지 못하면 어떡하나, 친구들에게 따돌림을 받으면 어떡하나, 제대로 교육받지 못하면 어떡하나... 걱정도 태산이지만 딱히 "믿을만한" 기준이 없는 것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보통은 친구, 언니, 이웃, 아는 사람의 "카더라 통신"을 가장 신뢰하게 되는 이유도 아마 이것 때문이 아닐까요? 베테랑 유치원 선생님인 저자가 이 책을 집필하게 된 동기도 여기에 있다고 합니다. 


이렇게 많은 유아교육기관 중 특정 유티원이 좋다거나 유치원과 어린이집 중 어디가 더 좋고 나쁘고를 따지자고 이 책을 쓴 것은 아니다. 다만 아이들이 처음 접하게 되는 유아교육기관을 잘 골라야 하는데 어떤 기준을 놓고 고르면 잘 고를 수 있는지, 어떻게 아이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지를 나누고자 했다. 지금껏 유치원 교사로 지내면서 현장에서 경험을 통해 얻은 노하우를 나누는 정도라고 생각해주면 좋겠다. (머리말 중) 


총 다섯 개의 챕터로 나뉘어진 이 책은 먼저 유치원을 비롯한 유아교육기관의 종류와 특징을 설명하고, 아이가 행복할 수 있는 유치원의 필수조건에 대해 말합니다. 또한 유치원에 보내기 전 엄마와 아이가 준비해야 할 사항에 대해 짚어보고 초보학부형의 역할에 대해 설명합니다. 마지막으로 문제 행동을 보이는 아이들에게 상황별로 대처하는 방법에 대해 말하고 있습니다. 가족의 품을 떠나 처음으로 "사회"에 입문하게 되는 아이를 둔 부모로써 불안하고 마음이 복잡하다면, 이 책과 함께 즐겁고 효과적으로 아이의 유치원 생활을 준비할 수 있을 것입니다. 


꾸역꾸역 교육은 가라! 행복한 아이를 위하여

소위 입시에 대해 빠삭하다는 "강남 엄마"들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보면서 가슴 한 구석이 답답해졌습니다. 어느 강사가 쪽집게 강사이고, 어느 사회에 속해야 (그들이 생각하기에) 출세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빠삭하면서, 어느 학원에 언제부터 어떤 코스에 등록해야 (그들이 생각하기에) 성적이 오를 수 있을지는 꿰뚫고 있으면서, 정작 자신의 아이가 어떤 꿈을 가지고 있고 과연 무엇을 가장 좋아하는지는 알고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말로는 아이와 아이의 미래를 위해서라지만 그러한 부모의 혐오스러운 욕심 속에 오늘도 수많은 아이들이 양계장에 갖힌 닭처럼 갑갑한 생활을 하는 현실이 안타깝기만 합니다. 


끔찍한 것은 이것이 입시생들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심지어 유치원을 비롯한 유아교육기관을 선별하는데 있어서도 "어떡하면 더 효과적으로 더 많은 교육을 시킬까" 걱정하는 부모들이 많다고 합니다. 실껏 뛰놀고 웃고 떠들고 만끽해야 할 아이들을 하루라도 더 빨리 책상에 앉히고 싶은 나머지, 아직 한글에도 익숙하지 못한 아이들을 원어민 유치원에 보내는가 하면 특수 교육 프로그램이 구비되어 있지 않으면 다른 유치원을 알아보곤 합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저자가 이러한 과열된 교육보다는 직접 체험하고 느끼는 자연친화적인 활동에 중점을 두고 있다는 것입니다. 한 자라도 먼저 영어를 가르치려는 부모들에게 저자는 따끔하게 지적합니다. 


영어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 아닙니다. 영어 공부를 시키지 말자는 것도 아닙니다. 아무리 많은 영어 단어를 알고 있어도 그 단어를 이용해 표현할 내용, 즉 자신의 생각을 가지고 있지 않다면 소용이 없습니다. 유아기만큼은 아이들에게 영어 한 단어보다 경험을 풍부하게 해 주어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잘 표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우리 어른들의 몫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67 페이지)


학부형 교육, 이제는 선택이 아닌 필수 

네번째 챕터의 제목은 "엄마의 유치원 적응하기"입니다. 유치원을 선택하고 등록했다고 끝이 아니죠. 아이만 잘 준비시켜 보낸다고 끝나는 것도 아닙니다. 상당히 많은 아이의 문제 행동과 상황은 아이보다는 부모님에게서 그 원인을 찾아볼 수 있다고 하는만큼, 초보엄마와 초보아빠의 학부형 교육 역시 정말 중요합니다.


대학교에서 강의할 때야 학부형을 만날 기회가 없지만, 입시생들을 가르치면서 만나게 되는 학부형들의 유형은 정말 다양합니다. 체격이야 어른만큼이나 훌쩍 커버린 고등학교 3학년이지만 아직까지 여러모로 미숙하고 부모님의 도움을 요하는 아이들인데도 방목한채 높은 성적만 요구하는가 하면, 다른 사람은 몰라도 자신의 아이만큼은 명문대에 입학해야 한다고 일방적으로 주장하는 부모님들도 만나곤 합니다. 교육 철학이야 모든 부모님이 다 다른게 당연하지만 그러한 부모의 "무리한" 요구와 기대 가운데서 점차 자존감과 기쁨을 잃어가는 아이들을 볼 때면 참 안타깝답니다. 

생각해보면 "모범생"의 기준은 비교적 분명한 반면, "모범학부형"의 기준에는 그닥 관심을 갖지 않습니다. 아이들만 열심히 공부하고 잘 배워야 하는 것이 아니라, 그런 아이들을 지도하고 양육하는 부모님들 역시 상황에 맞는 행동과 요령을 배우고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요?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여섯가지 기본적인 지침(준비물을 어떻게 챙기고, 유치원 차량 이용은 어떻게 해야 하고, 무엇보다도 문제가 발생했을 시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을 읽으면서 스스로도 정말 많이 노력하고 배워야겠다고 다짐했답니다. 무조건 아이나 유치원, 선생님의 책임으로 돌릴 것이 아니라, 아이가 가장 많은 영향을 받는 부모의 입장에서 현명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말이죠. 



아직 태어나지도 않은 아이지만, 아이를 기다리면서 신랑과 아이의 교육에 대한 이야기를 자주 하곤 합니다. 어느 학교에 보내서 어떤 대학에 진학시키겠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어떻게 하면 의무교육과정을 벗어나 자유롭게 아이를 키울 수 있을지 말이에요. 학교를 보내지 않고 홈스쿨링을 하자니 교우관계나 사회적응이 걱정이 되지만, 학교를 보내기는 더더욱 거리끼게 되니 확실히 문제인 것 같습니다. 아이가 사회를 배우고, 친구들과의 관계를 형성하게 되는 첫 단추인 유치원만큼은 <우리아이 맞춤 유치원 찾기> 덕분에 어느 정도 감을 잡고 선택할 수 있을 것 같아 다행이에요. 학교에 입학하기까지 남은 8년 정도의 기간 동안 우리나라의 공교육이 많이 바뀌기를 바라고 또 바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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