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는 두려움이 없습니다
케네스 & 글로리아 코플랜드 지음 / 사랑의메세지 / 2013년 12월
평점 :
품절


인구의 단 1%가 기독교인이기 때문에 신앙을 갖는다는 것이 곧 집단으로부터의 따돌림이자 외면을 뜻하는 태국과는 달리 한국에서 크리스천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교회는 다니지 않는다 하더라도 보통 교회에 다니는 사람들이 어떤지 알고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크게 불편함을 겪는 일이 없기 때문이죠. 불교 인구가 95%가 넘는 태국에서는 기독교라는 종교 자체가 낯설고 마치 극소수의 이상한 종교집단처럼 치부되는 경우가 대다수이기에 그들에게 우리의 믿는 환경은 참 부러울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때때로 우리나라의 기독교 인구가 많다는 것에 대해 씁쓸함을 감추지 못할 때가 있는데요, 기독교 저변인구의 확산으로 인한 놀라운 '시장의 가능성'을 타진하는 무리들을 볼 때가 그렇습니다. 메인스트림 음악시장에선 경쟁성을 구비할 수 없어 믿음을 가장한 채 CCM 가수를 하고, 조잡한 기독교 용품을 판매하는가 하면 기독교 행사들을 겨냥하여 잡다한 행사와 물건을 파는 것을 볼 때마다 눈살이 찌뿌려지는 것은 물론 '도대체 저 사람들에게 성역이란 없는 것일까?' 싶기도 합니다.
어쪄면 그 때문에 유난히 책을 읽기 좋아하면서도 기독교 관련 서적은 읽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분명히 아는 저자라면 모를까, 수많은 기독교 인구에게 자극적인 제목으로 어필하여 판매량을 높여볼까 편승하는 책들에 대한 선입견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고요. 신앙에 대한 문제가 그렇지만, 조금이라도 이질감이 생기면 읽다가 곧장 거부감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굳이 '모험'을 하지 않으려는 생각이 컸습니다.
 
그러다가 우연찮은 기회에 한 권의 책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케네스 & 글로리아 코플랜드 부부의 일명 "사랑" 시리즈 중 한 권인데요, <사랑에는 두려움이 없습니다>라는 제목을 가진 이 책은 사실 1978년부터 2001년까지 부부가 쓴 글을 모아 출간된 책입니다. 총 열 개의 에세이가 실려있는데 이들은 모두 "사랑" 그리고 "두려움"이라는 키워드를 가지고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그 사람을 정말 사랑하지만 그가 나를 배반할까봐 두려워요."

사랑을 해본 사람이라면 아마 누구나 공감할 수 있을만한 느낌입니다. 사랑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오히려 사랑하기 때문에 더욱 두려워진다는 이상한 논리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직접 겪고 고개를 끄덕일 수 있을 것입니다. 사랑한다는 것은 웬지 나의 약점을 보여주는 것, 철저하게 무방비상태에 들어선다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하고요. 바로 여기서 이 책이 주는 주 메시지가 시작됩니다. '사랑하기 때문에 두려움을 모르는 사람들'의 이야기 말입니다.

하나님께서 다른 사람들보다 특별히 다니엘을 더 좋아하셔서 그를 보호하시고 구원해 주신 게 아니었다. 성경에 재미있는 이야기를 넣기 위하려 하신 일도 아니었다. 하나님은 믿음으로 하나님 안에 거하는 사람을 항상 구원해 주시기 때문에 다니엘을 구원해 주신 것이다. (147 페이지)

사자굴에 들어가서도 손끝 하나 다치지 않고 무사할 수 있었던 다니엘의 이야기. 저자는 이것이 다니엘만의 특권이 아니라 하나님을 사랑하고 신뢰하는 모든 사람들이 응당 하나님게 받을 복이라고 강조합니다. 우리가 하나님을 사랑함으로 모든 두려움을 이길 수 있는 것은 인간이 아니신 하나님에 대한, 그리고 그 약속에 대한 절대적인 신뢰와 순종이기 때문입니다. 
열 개의 에세이들이 서로 다른 제목과 서로 다른 시작 그리고 끝으로 한결같이 말하고 있는 것은 바로 이것입니다. 그리스도인으로써 사는 삶이라고 무조건 평탄한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성경에 하나님을 의지하고 사랑하며 살았던 사람들의 삶은 오히려 더 파란만장하고 고단하기까지 했으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에게 한가지 공통점이 있다면 아무리 어려운 가운데 있을지언정 그들에게는 다른 사람들이 알지 못하는 평안함과 신뢰가 있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바로 그 평안함과 신뢰가 두려움을 몰아낼 수 있었고, 그것이 바로 그들의 믿음이었고요.

아무래도 영문으로 된 책을 번역하다보니 - 번역이 나쁜 것이 아닌데도 - 우리나라 사람들이 읽기에는 다소 어색한 표현과 문맥이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게다가 요즘 쓰여진 글도 아닌 길게는 30년이 다 되어가는 글들인지라 세대의 차이가 더 느껴졌을 수도 있겠고요. 하지만 읽는 내내 강력하지만 온유하고 따뜻한 문장에 오랜만에 거부감 없이 즐겁게 읽었던 기독교 서적이 아닌가 싶습니다. 더군다나 너무 많은 것을 한 권에 담음으로써 메시지를 받아들이는 것 자체가 힘들지도 않고, 간결하면서도 뚜렷한 주제를 가지고 다방면에서 설명하고 있다 보니 책 한권을 다 읽고 다면 머릿속에 한 문장만은 확실히 남게 되는 것 같습니다. 바로, 사랑에는 두려움이 없다는 것이죠. 또한 이 사랑의 또 다른 이름은 우리의 "믿음"이고요. 같은 출판사에서 케네스 & 글로리아 부부의 다른 서적들 역시 발간되었으니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시리즈 전체를 읽어보시는 것도 좋을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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