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코리아 2014 - 서울대 소비트렌드 분석센터의 2014 전망
김난도 외 지음 / 미래의창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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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말 유난히 추웠던 날, 잠실에서 열린 김난도 교수님의 강연에 다녀왔습니다. 명성은 익히 들어서 알고 있었지만 직접 강연을 듣는 것은 처음이라 기대도 많이 되었기에 궂은 날씨에도 굴하지 않고 일찌감치 강연장에 도착했는데요, 순식간에 강연장을 꽉 메운 관객들을 보고 다시한번 김난도 교수님의 인지도와 인기를 실감했답니다. 물론 이번 강연이 '핫'했던 것은 비단 김난도 교수님 때문만은 아니었는데, 무려 8년째 이어지는 '트렌드 코리아'의 새로운 신간을 발표하는 자리였기 때문입니다.

 

연말을 맞아 다음 해의 트렌드를 가늠해보는 트렌드 코리아는 전통적으로 열 개의 키워드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키워드의 첫 이니셜을 연결하면 해당 년도의 12지 동물과 관련있는 하나의 단어가 완성되는 것이 특징적입니다. 이 중 첫번째 이니셜을 가진 첫번째 키워드는 가장 중요하면서도 에센셜한 키워드라고 하는데 2013년은 레슬링 용어인 COBRA TWIST였고 그 중 첫번째 키워드는 City of Histerie (날 선 사람들의 도시)였습니다. 지난 한 해를 돌이켜보면 충분히 공감을 할 수 밖에 없는 전망이었는데요. 강연에서 보다 구체적으로 한 해의 정리와 내년 한 해를 내다볼 수 있어서 즐겁고 유익한 시간이었답니다.

 

그로부터 약 2주 후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트렌드 코리아 2014"를 받아보았습니다. 강연 때 이미 들었던 키워드라 익숙하기도 했고 대략의 내용도 알고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흥미진진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는데요, DARK HORSES라는 타이틀로 돌아온 <트렌드 코리아 2014>를 만나보시죠!

 

 

 

 

경주마같은 한 해가 되어라, 2014

굳이 다른 부연설명을 하지 않더라도 2013년은 정말 질풍노도와 같은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하루라도 조용할 날도, 바람잘 날도 없었던 것 같았던 2013년을 보내면서 새롭게 예측해보는 2014년의 타이틀은 바로 DARK HORSES.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다크호스'는 사실 경주에서 쓰이는 용어라고 합니다.

 

과거 영국에서 경마를 할 때 다양한 색깔의 말이 출주했는데, 사람들은 주로 흰색과 황색 말에 베팅을 했으나 우승은 종종 검은색 말이 했다고 한다. 그것도 처음에는 앞장서지 못하지만 결승선에 가까워질수록 검은 말이 치고 나가며 두각을 나타냈다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어느 때부터인가 다크호스는 "경기나 선거에서 역량은 검증되지 않았지만, 뜻밖의 결과를 낼지도 모르는 팀이나 후보자"를 비유하는 말로 쓰이게 되었다. (10페이지)

 

이 책을 읽고서야 알게 되었지만 우리 주변에서 "말"에 관련된 단어들은 참 많습니다. 자동차만 해도 에쿠스, 포니, 갤로퍼, 랭글러, 머스탱 등이 말을 뜻하는 단어라고 합니다. 말은 현명하고 충성스러우며 역동적이면서도 고귀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수많은 '럭셔리' 브랜드들도 말을 상징으로 사용하곤 한다는데, 트렌드 코리아 2014의 전망처럼 경주마 같은 한 해가 되었으면 하고 바라게 되더군요.
가장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첫번째 키워드는 다름 아닌 "Dear, got SWAG? (참을 수 없는 '스웨그'의 가벼움)"입니다. 스웨그는 이미 2013년 우리나라의 매니아들 사이에서 '핫 키워드'로 떠올랐는데 2014년은 그것이 보다 대중적으로 확산되어 사회 전반적인 분위기를 구성하고 있는 요소가 될 것이라는 전망인데요, 한편으로는 개인의 개성을 강조하고 천편일률적인 유행이 사그러질 것이라는 반가움도 있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도대체 '스웨그' 안에서 허용될 개인의 자유가 어디까지가 될런지 걱정스럽기도 했습니다. 이미 '내 맘이니까!'라는 이유로 너무나도 많은 것들이 합리화되고 있지 않나 염려가 되더군요.

2014년 어떤 한 해가 될 것인가?

스웨그를 잇는 나머지 아홉개의 키워드를 더해 2014년 트렌드를 전망하는 열 개의 키워드를 소개합니다.

 

Dear, got swag?
Answer is in your body
Read between the ultra-nitches
Kiddie 40s
Hybrid Patchworks
Organize your platform
Reboot everything
Surprise me, guys!
Eyes on you, eyes on me
Say it straight

 

솔직히 말하자면 영어 키워드만 봐서는 무엇을 뜻하는지 선뜻 감이 오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아무래도 DARK HORSES를 이루어야 하는 이니셜 때문에 조금은 힘들게 맞춘 부분이 있기 때문이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글 부제목을 읽으면 대부분 자연스럽게 연결되곤 합니다. 트렌드 코리아가 다른 트렌드 서적에 비해서 탄탄하고 알찬 구성도 있지만 더욱 주목을 받는 것의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열개로 구성된 키워드, 그리고 그것들이 모여 나타내는 한 해의 형상이 아닐까 싶은데요, 기발한 아이디어이자 대단한 기획력이라고 감탄하게 되더군요.

책은 상당 부분을 지난 2013년을 재조명하는데 할애합니다. 지난 <트렌드 코리아 2013>에서 예견했던 내용들이 과연 2013년에 어떻게 실현되었거나 실현되지 않았는지를 결산해보는 부분입니다 (물론 후자의 경우는 거의 언급이 되지 않고 있습니다만). 개인적으로는 "스칸디맘" 붐이 일 것이며 앞으로 더욱 확대될 거라는 부분이 가장 반가웠는데요, 새로운 의식을 가진 부모님들의 등장으로 기괴하기까지 한 우리나라의 교육 시스템이 조금이나마 완화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2013년을 마무리하면서 한 해를 주름잡았던(?) 신조어들을 소개하고 있는 부분 역시 흥미로웠는데, 신조어나 유행어를 살펴보면 사회적 분위기를 가늠할 수 있다고들 하죠. 저도 잘 알지 못하는 신조어들을 배울 수(?) 있었는데 (언제나 그렇지만) 기발함과 상상력에 피식 웃음이 나오는 신조어들이 많았답니다.

아마 이 책을 읽으면서 할 수 있는 가장 바보같은 생각 중 하나가 "2014년에 이것이 맞을까 그렇지 않을까"가 아닐까 싶습니다. 어떠한 사회적 현상은 항상 양면성을 띄고 있기 때문에 어떠한 예측을 그렇다 그렇지 않다로 판단할 수는 없기 때문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렌드 코리아에서 예견한 것에 관심을 갖게 되는 것은 이것이 새로운 사회적 현상을 예견한다기 보다는 이미 진행되고 있는 사회적 현상에서 그 미래를 예측하고 진행 방향을 예상해보는 것이기 때문에, 그 방향성을 가늠해보는 것 만으로도 흥미롭기만 합니다. 또한 (저처럼) 2013년 한 해동안 일에 치이고 살기 바뻐 세상 돌아가는 물정을 놓치고 있었다면 이 책을 통해 많은 것을 복습하고 배울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합니다.

트렌드 코리아, 이제는 선택이 아닌 필수?

2007년 처음 이 시리즈가 발간된 이후 이 책은 주로 소비자 패턴을 분석하는 마케팅 혹은 기획에 종사하는 독자층에 의해 소비되어 왔지만, 어느샌가부터 수능을 앞둔 수험생부터 기업 면접을 준비하는 취업생까지 그 범위가 확대되었다고 합니다 (7페이지). 그도 그럴 것이 이 책은 그 내용이 탄탄할 뿐만 아니라 가독성 역시 높은 뛰어난 문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내용도 내용이지만 문장의 구조를 파악하고 두세번 읽어보는 것만으로도 글쓰는 공부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2013년 말에 맞추어 출간을 하기 위하여 저자들은 여름부터 모여 심도깊은 연구를 시작했다고 하는데 이 한 권의 책이 나오기까지 얼마나 많은 노력과 땀을 흘렸을지 생각하면 정말 대단하다는 말밖에 할 수 없습니다. 게다가 이것을 8년째 지속할 수 있다는 것 역시 대단한 역량이고요. 연말을 맞이하여 몇 권의 '트렌드 분석' 책을 읽었지만, <트렌드 코리아 2014>만큼은 모든 분야와 판단을 떠나 꼭 읽어봐야 하는 책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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