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한국을 사로잡을 12가지 트렌드 - ‘로봇 식당’에서 ‘배보다 배꼽 마케팅’까지
KOTRA(한국무역투자진흥공사) 엮음 / 알키 / 2013년 11월
평점 :
절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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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억 인구의 시대. 인구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학자들은 얼마 남지 않은 2030년대에는 90억 인구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예견합니다. 확률적으로 보자면 보다 나은 인재와 아이디어가 많아질 것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실제적으로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습니다. 아무리 사람의 수가 많아지더라도 그들을 꼭대기에서 움직이고, 움직이게 하는 사람의 수는 그야말로 손에 꼽을만큼 한정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누군가는 혁신적인 무언가를 발명하고, 수많은 사람들이 그 엄청난 성공에 편승하려 안간힘을 쓰는 것이 계속되다가 언젠가 그 혁신이 새로운 혁신에 밀려나고 또 다른 편승하려는 무리가 등장하는 것. 돌고 도는 이 법칙이 지금까지 우리 "트렌드"를 지배해온 것은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수많은 해프닝이 있었다 하지만 그것 모두가 혁신이 아니라 하나의 큰 혁신과 그것을 모방하고, 그것으로부터 떨어지는 콩고물이라도 받아먹고자 안간힘을 쓰는 몸부림이었던 것이죠. "유행을 따라간다"는 말에서도 이미 느낄 수 있듯, 대부분에 사람들에게 유행은 창조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그것이 정립된 후 따라가는 것이곤 합니다.

 

<트렌드 전쟁(The Big Thing)>의 저자인 윌리엄 하이엄(William Higham)은 트렌드를 '누군가가 일상생활 속 특정한 패턴을 포착해 설득력 있는 설명을 곁들이고 매력적인 이름을 붙이면서 탄생하는 것'이라 정의했습니다. 자본주의 사회가 시작된 이후 트렌드는 그야말로 "핫 키워드"였지만, 지금만큼이나 모두가 간절히 이 트렌드를 원하고 이해하려 노력하는 때는 없었던 것 같습니다. 수 많은 학자들과 전문가들이 풀고 싶어하는 하나의 암호같은 트렌드. 2013년이 저물어가는 지금, 다가올 2014년은 도대체 어떤 트렌드가 시장을 주도할지 모두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만약 이 글을 읽으시는 당신이 2014년 새로운 창업을 준비하고 계시다면, 이 책만큼은 절대 놓쳐서는 안될 것 같습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의 <2014 한국을 사로잡을 12가지 트렌드 - '로봇 식당'에서 '배보다 배꼽 마케팅'까지>를 만나보시죠!

 

 

열두 가지 키워드 - 열두 가지 트렌드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우리 기업이 국외 시장을 개척해 나가는 데 실질적인 지원을 제공하는 것이 KOTRA의 주요 업무이다. 이를 위해 전 세계 82개국에 120개의 무역관을 설치하고 수백 명의 주재원을 두어 현지 상황과 새로운 소식을 가장 빨리 파악, 분석해서 우리 기업들에게 전달하고 있다. 현지에 파견된 KOTRA의 주재원들은 최고의 조사인력으로서 국내에 아직 소개된 바 없는 고급 정보들을 빠짐없이 수집한다. 그리고 이 정보를 바탕으로 우리 기업이 국외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전략에 대해 컨설팅을 해준다. (책날개 중)

 

조금은 생소했던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에 대한 설명입니다. 바야흐로 글로벌 시대. 국내에만 사업을 국한시켜서는 제대로 된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모든 기업이 해외 진출을 해야한다는 말이 아니라, 벤치 마킹을 하든 아이디어와 영감을 얻든 범세계적으로 눈을 들고 둘러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인터넷을 포함한 통신과 교통의 발달, 그리고 새로운 IT 패러다임의 등장으로 이제는 세계적인 흐름을 읽고 분석하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간단해졌습니다. 예전에는 유추할 수 밖에 없거나, 고된 과정을 통해서 간신히 얻을 수 있었던 자료에 손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언뜻 보면 자신에게 제공되는 엄청난 메리트같긴 하지만, 사실상 이러한 발전과 발달로 인해 경쟁 자체가 어마어마하게 치열해진 것이 사실입니다. 즉, 이제 정확하고 면밀한 시장 분석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고, 아직까지도 예전의 방법을 고수하며 안주하기를 원하는 기업들의 패망은 어쩌면 예견된 비극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소개에서도 읽을 수 있었듯 전 세계 82개국에 120개의 무역관을 설치하고 현지의 상황을 발빠르게 분석하여 전달하는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의 무역관들이 공동집필한 이 책은 그렇기 때문에 더욱 가치가 있습니다. 그 곳에서 직접 생활하고 부딪히고, 날카로운 관심으로 분석하지 않으면 알 수 없는 내용들이 책 한 가득 정리되어 있습니다. 우리에게 상대적으로 익숙한 미국이나 일본에서부터 새로운 시장으로 주목되는 UAE, 러시아, 인도까지 참으로 다양한 나라의 다양한 면모를 한번에 만날 수 있습니다.
하나의 키워드가 다수의 국가에서 관찰되는 움직임과 만나 새로운 트렌드가 되고, 자칫 단조로워질 수 있는 "유행"에 입체감을 더해줍니다. 눈썰미가 좋은 사업가라면 단 몇 페이지를 읽으면서 사업 아이템이 하나둘씩 떠오르는 것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합니다. 이 모든 트렌드들과 유행의 공통점이 있다면 이것들이 (정도의 차이는 있습니다만) 아직까지 "미개척 시장"으로 남아있다는 것입니다.

 

 

이제 해외 시장에 주목하라 

 

고객이 원하는 곳에서 고객이 원하는 방식으로 고객이 원하는 것을 제공하는 것. 이것보다 더 확실한 마케팅이 어디 있을까요. 하지만 현실은 그렇게 녹록하지가 않습니다. 일단 수요를 찾는 것도 어려울 뿐더러 정보의 홍수시대인 지금 그들이 이것을 필요로 할 것이라고 설득시키는 작업 역시 난감하기까지 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그다지 사업과 밀접하게 연결되어있지 않은 분야에서 일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로 이 과정에서 수많은 손실을 보고 때로는 사업을 제대로 시작하기도 전에 접어야 하는 경우를 심심찮게 볼 수 있었습니다. 되돌이켜 생각해보면 그들이 제공하는 컨텐츠(혹은 제품)가 부족했다거나 문제가 있었다기 보다는 그것을 필요로 하는 타깃층에게 제대로 선보이지 못했던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고도의 정보화 시대인 요즘, "내가 아는 것"은 "남들도 잘 아는 것"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모두가 비슷비슷한 정보를 가지고 시작하는 것이 대부분이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경향은 특히 지역적으로 밀접할 수록 더욱 도드라지는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모두가 금광에서 금을 캐고자 곡괭이를 들고 떠날 때 또 하나의 곡괭이를 들고 그 뒤를 따르는 것은 그다지 현명한 선택이 아닙니다.

그렇다면 해외의 사정은 어떠할까요? 각 나라마다 문화적, 경제적, 산업적 특성을 가지고 있고, 이는 고도의 정보화 시대에도 영향을 덜 받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KOTRA는 바로 여기 주목합니다. 이미 우리나라에서는 큰 발전을 이루어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고 있지만 아직 해외에서는 도입되지 않은 기술들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예컨대 보안을 중시하는 터키나 러시아에서 우리나라의 번호키 혹은 생채인식 시스템을 사용한 도어락을 사용한다면? 아직까지 그 욕구를 제대로 충족받지 못하고 있는 영국의 키덜트 세대에게 아기자기한 디자인문구를 선보인다면? 우리나라에서는 길거리의 돌만큼이나 흔한 것이 해외에서는 큰 인기를 끌 수 있다는 것은 이미 여러 차례 입증된 바 있습니다. 오스트리아에서 살던 시절, 친구들은 물론 교수님이나 선생님들께 선물드렸을 때 가장 뜨거운 반응을 얻었던 것은 비싸고 고급스러운 물건이 아니라 바로 이런 상품들이었습니다. 하다못해 팬시점에서 500원을 주고 구입할 수 있는 "물에 닿으면 물티슈로 변하는 작은 동전" 하나만으로도 큰 인기를 끌 수 있었습니다. 물론 지금은 우리나라의 문화가 그 때보다는 많이 알려져 이러한 것들의 파급력이 전만하지 못하겠지만 분명 수요의 시장은 존재하는 것입니다.

 

꼭 사업을 시작할 것이 아니라 하더라도 <2014 한국을 사로잡을 12가지 트렌드>는 여러가지 아이디어를 제공합니다. 앞서 설명한 국가적 특징과 문화, 그들이 열광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들을 아는 것은 정보가 능력이자 돈인 지금 "알면 좋을 것"이 아니라 "꼭 알아야만 하는 것"이 되었습니다. 또한 이해되지 않는 시장의 반응과 구조 등에 예를 들어가며 설명을 시도하고 있는데, 읽는 내내 '아, 이것이 이렇게 돌아가는 것이었구나' 하며 흥미롭게 공부할 수 있었답니다. 우리가 선뜻 이해하기 어려운 마케팅 수단 뒤에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 그러나 그 효과가 확실히 입증된 - 또다른 이해관계가 숨어있었음을 생각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2014 한국을 사로잡을 12가지 트렌드

 

1. 치안
2. 개인의 욕구
3. 배보다 배꼽
4. 샐러리맨
5. 인간 중심
6. 사회적 약자
7. 클러스터
8. 올인 타기팅
9. 스타트업
10. 키덜트
11. 웃음
12. 로봇 

 

이 열두 가지의 트렌드와 책 제목을 살펴보면 처음에는 선뜻 이해가 가지 않았습니다. 분명 이 열두 가지 트렌드는 해외에서의 사례를 토대로 추출된 것이고 우리가 그들의 니즈를 어떻게 파악하고 충족시켜줄 수 있을지 고민해봐야 하는 것인데 제목은 "한국을 사로잡을 트렌드"라고 말하고 있으니까요. 이러한 의문은 책을 덮을 때까지 계속되었는데 읽은 내용을 정리하는 지금 문득 그런 생각이 듭니다. "정보는 그것을 올바르게 가공했을 때 비로소 그 진짜 가치를 발할 수 있는 것이다." 즉, 해외에서 시작된, 해외에서 읽힌 트렌드라고 하더라도 우리나라에서의 움직임과 무관할 수 없으며, 그것을 우리나라 정서와 문화에 맞게 가공하고 재해석하는 것이 우리 스스로가 가져야 할 중요한 능력이 아닌가 싶더군요. 또한 책의 내용중 많은 부분이 해외에서 각광받고 있는 서비스를 소개하고 있기 때문에 그것을 효과적으로 우리나라에 도입할 수 있다면 그것의 성공 또한 기대해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그런 면에서 이 열두 가지의 키워드로 시작된 트렌드들을 깊이 생각해보고 그것을 어떻게 자신의 사업을 위해 바꿀 것인가 고심해보는 시간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한참 유행했던 말 중에 '뒷북친다'는 말이 있습니다. 예전 같았으면 그냥 넘어갈 법도 한 일이지만, 정보력이 곧 기술이고 능력이며 이윤으로 직결되는 요즘 '뒷북치는' 행동은 용인되기 어려운 일이 아닐까 싶습니다. 만약 2014년 새로운 사업을 구상하고 창업을 생각하고 있다면 이 책은 필독서 중 필독서가 아닐까 생각되네요. 또한 굳이 사업을 시작하지 않더라도 2014년의 흐름을 미리 알아보고 싶은 분들께도 <2014 한국을 사로잡을 12가지 트렌드>가 흥미롭고도 즐거운 시간을 제공할 것이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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