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게 일하고도 많이 성취하는 사람의 비밀
로라 스택 지음, 조미라 옮김 / 처음북스 / 2013년 7월
평점 :
절판


나: 이 책은 여보도 꼭 읽어봐야 할 것 같아!

신랑: 응? 무슨 책인데?

나: "적게 일하고도 많이 성취하는 사람의 비밀"이라는 책인데, 정말 좋아.

신랑: 그 비밀이 뭐래?

나: 그걸 말해주면 안되지 ㅎㅎ 직접 읽어보라고요.

신랑: 뭐 그런 내용 아닐까?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을 잘 나누고, 집중하고, 쓸데없는데 시간 낭비하지 말고, 효율적으로 일하고 등등...

나: ......

 

실제로 이 책을 읽던 도중 나누었던 대화입니다. "시간관리"와 "효율성" 그리고 "능률"에 대한 멘토링은 1997년 시간관리 플래너의 혁신이었던 "프랭클린 플래너"의 등장과 프랭클린 코비사의 공동회장이자 저명한 경영컨설턴트였던 스티븐 코비의 저서들을 통해 이미 그 공급이 수요를 넘어선지 오래인 것 같습니다. 코비의 저서들이 밀리언셀러를 기록하고 스테디셀러의 반열에 올라서면서 사실상 "너도 나도" 시간관리에 대한 일가견을 책으로 내는 것이 유행처럼 되었습니다. 이 분야에 얼마나 많은 책들이 쏟아져나오고 있는지는 오프라인 대형서점의 "자기계발" 섹션만 지나가도 체감할 수 있는데요, 아마도 처세술과 함께 가장 많은 신간을 기록하고 있는 분야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렇게 많은 책들이 발간되다보니 한가지 부작용이 생겼습니다. 그 전에는 효과적인 시간관리 방법에 관심을 가지고 하나둘씩 성심성의껏 시도해보던 사람들이 같은 말을 너무 반복해서 듣다 보니 그저 다 "똑같은" 소리로 치부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즉, 너무나도 많은 자극이 한꺼번에 밀려오다보니 결국은 그 자극에 무감각해지고 만 것인데요, 실제로 자신의 생활 패턴을 효과적으로 바꿀 수 있는 방법마저 진부하고 지루하게 들리다보니 정작 멘토링 서적을 읽기 전보다 더 나태해지는 비극적인(?) 결말을 맞기도 합니다.

자기계발에 관심이 많고 특히 시간관리에 욕심이 많은 저인지라 저 역시 이런 종류의 책들을 참 많이 읽었습니다. 나름대로 매번 다른 책을 접할때마다 최대한 초심(?)을 가지고 새로운 것을 배우기 위해 노력을 했는데요, 때로는 많은 영감과 아이디어를 얻었지만, 때로는 시간낭비였다는 아쉬움과 함께 저 구석에 책을 쌓아두기도 했습니다.

오늘 소개할 "적게 일하고도 많이 성취하는 사람의 비밀"을 펴들면서도 반신반의했습니다. 과연 이 책이 내가 원하는 그것을 내게 줄 수 있을까? 이 책을 덮으면서 나는 무언가 멋지고 획기적인 것을 깨달아 즐거워하고 있을까? 등등. '이제 읽을만큼 읽었지'라는 생각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읽고 싶었던 것은 바로 불가능해보이는 책의 제목 때문이었는데요, 과연 적게 일하고도 많이 성취할 수 있는지, 로라 스택이 전하는 "비밀"을 함께 만나보시죠.

 


일과 사랑, 어느 것도 놓치고 싶지 않는 욕심쟁이 당신을 위해

언젠가서부터 유능한 사람은 아침부터 저녁까지 할 일이 넘치고, 많은 사람들이 그를 필요로 하며, 매일 매일이 그야말로 전투같은 워커홀릭과 동의어가 되어버린 것 같습니다. 왠지 바쁘다고 하면 유능해보이고, 반대로 시간이 많거나 유난히 연락이 잘 되면(?) 빈둥빈둥 할 일 없는 사람처럼 비춰지곤 합니다. 이것은 주변 사람 뿐만 아니라 스스로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인데, 하루종일 멀티태스킹을 하며 한꺼번에 몇가지 일을 해치워야 하는 자신의 일상이 괴롭고 힘들더라도, 그렇게 살아야지만 유능하고 멋진 (적어도 의미있는)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는 막연한 가치관에 사로잡혀 있습니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는 그 심각성이 더 큰데요, 다른 어떤 나라보다도 가장의 가계 부담이 절대적인 사회의 특성상, 한 가정의 가장(보통은 아버지)들은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그 누구보다도 열심히 일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끼고 있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요즘같은 경제불황에서 "만족할만큼" 벌어들이기는 정말 어려운 일인지라 때로는 투잡, 쓰리잡도 불사하며 밤낮으로 일하는 모습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습니다.

가장들은 어떤 생각으로 그렇게 열심히 일하고 있을까요? 대부분의 대답은 "가족들을 위해서"입니다. 사랑하는 가족들을 위해서, 가족들의 삶을 위해서 스스로를 혹사하더라도 돈을 벌고 있는 것이죠.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열심히 일하는 이유의 장본인인 가족들과 보내는 시간은 열심히 일하면 일할 수록 줄어만 갑니다. 물질적인 시간이 줄어드는 것은 물론, 어쩌다가 함께 시간을 보내게 되었다 할지라도 이미 너무 힘든 업무와 일상으로 지쳐버린 아버지는 자녀들과 부인에게 즐겁고 유쾌한 파트너가 되기 힘들기 마련입니다. 어쩌면 이것이 우리 사회에서 아버지 (혹은 생계를 책임지는 어머니) 의 위치가 그저 "돈 버는 기계"로 전락해버린 슬픈 현실의 이유가 아닐까 싶습니다. 가족들의 생계를 책임지고는 있지만 유대관계가 없어 그저 남처럼 느껴지는 사람이 되어버리는 것이죠.

당신은 사랑하는 사람이 더 좋은 삶을 살게 해주고 싶다. 하지만 이는 아이러니하다. 오랫동안 일하면 당신이 열심히 일해서 행복하게 해주고 싶은 가족과 보내는 시간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우리는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쓸 수 있는 최고의 것이 바로 시간이라는 중요한 사실을 쉽게 잊어버린다. (224 페이지)

자신이 왜 일을 하고 있는지, 일이 자신에게 어떤 존재인지 먼저 아는 것이야말로 앞으로 일에 대해 어떤 자세를 가질 것인지에 대한 핵심적 출발이 될 것입니다. 어느 누구도 평생 죽도록 일만 하다가 나이 들어 모든 인간관계로부터 고립된 채로 쓸쓸히 늙어가고 싶어하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경쟁 구도의 우리 사회는 우리에게 이러한 데드앤드로 향할 수 밖에 없는 경로를 강요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흔히들 '열심히 살다 보니 혼기를 놓쳤다'고 말합니다. 물론 배우자를 만나 결혼을 하는 것만이 옳다고 할 수 없지만, 그것이 본인이 원하는 것이었다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사실 일은 자신의 개인적 삶과 공존해야 하는 것인데 일 따로 연애 따로 가족 따로를 고집하다보니 이런 부작용(?)이 생기는 것은 아닐까요? 아무튼 일과 더불어 행복한 개인적 삶을 꿈꾸고 있다면 지금 당장 해야 할 일은 바로 "적게 일하고 많이 성취하는 것" 입니다!

 

"많이"가 "생산적인" 것이라는 착각부터 버려라

몇년 전 아직까지 아이패드가 일반 사람에게는 비싼 컴퓨터 대용 사치품처럼 느껴졌을 때 한 친구의 회사에서 직원들에게 무상으로 아이패드를 지급한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대단히 감동받은 저와는 달리 그 친구는 상당히 풀이 죽어 있었는데 그 이유를 묻자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이젠 정말 퇴근하긴 틀린 것 같아."


그제서야 '아!'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예전에 회사로부터 무상으로 블랙베리 휴대폰을 제공받은 다른 친구가 했던 말이 생각났습니다. 처음에는 사무실 뿐만 아니라 집에서도 업무를 처리할 수 있고, 무엇보다도 이동중에 메일을 체크하고 곧장 답장을 보낼 수 있는 것에 감탄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시도때도 없이 울려대는 휴대폰과 밤 12시가 넘어서도 잠을 모르는 "긴급 메일" 덕분에 휴대폰 노이로제가 걸릴 것 같다고 했습니다. 정신적인 고통도 대단했지만, 무엇보다 업무 시간과 개인 시간의 경계가 모호해지면서 업무 시간에조차 집중하기가 어렵다고 했습니다. 업무 시간에 중요한 이메일을 받아도 마치 개인 시간에 대충 읽어내려가듯이 넘겨버리게 되는 것이죠.

생산성과 활동을 혼동하지 마라. (...) 목표는 책임을 합리적인 수준으로 줄여서, 제시간에 퇴근하고 일 외의 삶을 갖는 것이다. (31 페이지)

로라 스택이 지적한 대로 상사는 (혹은 고객은) 내가 얼마나 오랜 시간동안 일했는지에 대해서 큰 관심을 가지지 않습니다. 그들의 관심은 오직 "생산성"입니다. 결국 그 일을 해냈는지, 계약을 따냈는지, 성사시켰는지가 중요하지 그것을 위해서 얼마나 오랜 시간 노력했는가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습니다. 이것은 상당히 "비인간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바로 여기에 "적게 일하고도 많이 성취하는 비밀"의 열쇠가 있습니다.

지금까지 업무의 패턴은 너무나도 비효율적인 초점에 맞추어져 있었습니다. 효율적으로 업무를 처리하기 보다는 그저 "일하고 있다"는 것에 만족하고 안주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즉, 매일같이 같은 부분에 걸려 오랜 시간을 허비하더라도 그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기보다는 업무가 많다고 불평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해결하는 것은 없지만 그 업무에 매여있는 시간은 많기 때문에 (그리고 사실상 이런 업무가 한꺼번에 여러개씩 산재해있기 때문에) 자신은 너무나도 바쁜 사람이라는 인식만 있을 뿐, 자신의 일하는데 문제가 있고 이것을 최적화해야한다는 욕구가 생기지 않습니다.

저자는 여기서 새로운 관점을 제시합니다. "목표는 제시간에 퇴근하고 일 외의 삶을 갖는 것"입니다. 즉, 우리가 앞으로 집중해야 할 것은 "어떻게 하면 제시간에 퇴근할 수 있도록 일하는가"입니다. 그리고 이 새로운 관점은 우리로 하여금 지금까지는 생각해보지 않았던 방면으로 업무를 최적화하고자 하는 새로운 욕구(혹은 목표)를 선사합니다.

 

끊임없이, 집요하게 프로세스를 단축하고 향상시키라

일을 하면서 만나게 되는 수많은 유형 중 가장 안타깝고 함께 일하기 힘든 타입 중 하나가 바로 "너무 빨리 배우기를 그만두는 유형" 입니다. 보통 4~50대의 연령층인 이 유형의 특징은 "이미 나는 유행을 따라가기에는 너무 나이가 많고 새로운 것을 습득하기 어려우니 당신이 나에게 맞춰 일하라"는 특이한 마이페이스 논리인데요, 클라우드, 웹하드 등 이제는 상용화된 IT 기술은 물론이고 심할 때는 카카오톡이나 메일, MMS까지도 사용하기를 거부하기 때문에 함께 일하는 입장에서는 적잖이 골머리를 썩을 수 밖에 없습니다. 특히 연령대의 특성상 자신보다 "위"에 있는 경우가 많아 뭐라고 할 수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불만을 표출하거나 조언을 하기도 쉽지 않다는 것이 더욱 당황스럽습니다.

"Never update a running system (잘 돌아가는 시스템이라면 절대 바꾸지 말라)"는 말도 있습니다만, 이들의 경우는 시스템이 돌아가지 않고 버벅거리더라도 바꾸려하지 않습니다. 아니, 시스템이 버벅거리는지도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불편한 것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무뎌졌기 때문에 발전해야겠다는 (혹은 새로운 것을 배워야겠다는) 욕구 역시 생길 수가 없는 것이죠. 로라 스택은 바로 이 점을 꼬집습니다.

결국 당신은 업무흐름 고리를 끊임없이 조이고,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 제대로 작동하는 것과 그렇지 못한 것을 지속적으로 평가하고, 실수를 통해 배우고, 부족한 부분이 생기면 메워야 한다. 그리고 적게 일하고도 많이 성취하기 위해 노력해라. (203 페이지)

그렇습니다. "적게 일하고도 많이 성취하기 위해서"는 효과적인 프로세스가 필수적입니다. 즉, 실제적으로 일하는 시간이 줄어들지만 그만큼 능률이 높아지기 때문에 오히려 오래 일하는 것보다 많은 것을 성취할 수 있는 것입니다. 진부할 정도로 당연한 이야기로 들리지만 사실 이것을 실현하기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 우리도 모르는 사이 수 많은 외적/내적 방해요소가 곳곳에 산재해있기 때문입니다.

로라 스택은 바로 이 방해요소를 제거하고 스스로의 최상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강조합니다. 이 책에서 그녀는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최상의 컨디션과 업무환경을 만들어갈 수 있는지 하나부터 열까지 자세히 설명합니다. 직장 생활에서 빠질 수 없는 인간 관계서부터 서류 정리, 할 일 관리 그리고 스마트한 경쟁 시대에 맞게 컴퓨터와 스마트폰 그리고 태블릿을 사용한 시간관리법을 소개하는데 이 방법들은 이해하기 쉬울 뿐만 아니라 도입하기도 어렵지 않아 책을 읽다말고 주변환경을 정돈하고 싶은 것을 몇 번이나 참아야 했답니다. 늘어만가는 서류에 자꾸 마감일과 기한을 놓치고 잊어버려 곤란한 상황에 있다면 그녀의 방법이 든든한 "백"이 되어줄 것입니다.

또한 그녀는 자신이 소개하는 방법에서 멈출 것이 아니라 스스로의 니즈(needs)에 최적화된 새로운 프로세스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라고 말합니다. 최적화된 환경을 더욱 더 최적화시키려는 갈망과 노력이 "적게 일하면서 많이 성취하는" 열쇠가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이렇게 최적화에 힘쓰는 것이 조금이라도 더 일하고 더 실적을 쌓으려는 것이 아니라, 능률은 올리되 자신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는 환경을 위한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즉, 더 많이 더 오래 더 열심히 일하는 것이 아니라, 최대한 짧은 시간에 효과적으로 일을 끝내고 일 외의 다른 자신의 삶을 즐기기 위한 것이라는 것을 언제나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이 책을 읽고 난 뒤의 마음은 참 가볍습니다. 무엇보다도 "열심히 살지 않으면 안돼!"라는 강압감에서 조금씩 벗어나는 것 같아 기분이 가벼워집니다. 그동안 얼마나 많은 시간동안 "바쁘지 않으면 열심히 살지 않는 것"이라는 착각을 해왔는지 모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점점 일은 늘어만 가고 그만큼 능률은 떨어져 전반적인 만족감 역시 자존감 그리고 자신감과 함께 바닥을 향해 내려가던 중이었습니다. "현대인은 바쁘고 바뻐야 능력있는 사람이다"라는 삐뚤어진 시대관 때문에 오늘도 수 많은 사람들은 회사업무 외에도 자격증 공부를 하며 필요하지 않은 스펙을 쌓고, 늦은 저녁 귀가해 자신을 기다리는 가족에게 "미안하다, 피곤하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습니다. 모두가 삶의 기준을 바쁜 것에 맞추고 스스로를 혹사시키며 산다면 그 끝은 어디로 갈지 쉽게 예측할 수 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바쁜 것"과 "생산적인 것"은 "열심히 하는 것"과 "잘 하는 것" 만큼이나 큰 차이가 있는 것을 다시금 체감하게 되었습니다. 살기 위해 일하는 것이지 일하기 위해 사는 것이 아니듯, 주객이 전도되어버린 많은 현대인의 삶이 이 책을 통하여 유쾌한 반전을 맞이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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