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력
이츠키 히로유키 지음, 채숙향 옮김 / 지식여행 / 2012년 7월
평점 :
절판


 

오래 전 고대 그리스의 석판이 하나 발견되었다고 합니다. 수 많은 학자들이 달려들어 그 석판을 해석하려고 온갖 노력을 기울였는데요, 그 석판에 쓰였던 말은 다름아닌 다음과 같았다고 합니다.

 

 

요즘 젊은이들은 버릇이 없어서 문제다.

 

 

지금 생각하면 실소를 금할 수 없는 일이죠. 언제나 나이드신 분들은 "세상이 악해져서", "어쩌려고 이렇게 변하나"라고 탄식하시기 마련인데 지금으로부터 몇 천 년 전서부터 "젊은 세대"에 대한 우려와 비판이 시작되었다니 아이러니 하면서도 참 재미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아무튼 기성세대가 새로운 새대를 바라보면서 걱정과 염려의 시선을 가질 수 밖에 없는 것은 피할 수 없는 것 같습니다.

 

일본문학에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한번 정도는 분명 들어보았을 이름이 있습니다. 바로 "청춘의 문"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작가 "이츠키 히로유키" 씨 인데요. 1932년 후쿠오카현에서 태어난 그는 올해 칠순을 맞이한 일본문학계의 거장입니다. "요시카와 에이지 문학상"을 수상한 그의 "청춘의 문"은 2200만부가 팔리면서 스테디셀러로 자리잡았는데, 이 뿐만 아니라 그는 다양한 문학활동을 하면서 출판업계의 새로운 기록들을 만들어내었다고 합니다. 오늘 소개할 책은 나오키 심사위원으로 32년동안 일한 그가 인생의 황혼기에 서서 자신이 경험과 시간을 통해 얻은 삶의 통찰을 들려준 에세이집 "타력"입니다. 제 2차 세계대전과 일본의 패전, 난민생활을 거쳐 참 다양하고 극적인 삶을 살아왔던 그가 과연 우리에게 전하고자 하는 지혜가 무엇인지 정말로 궁금했습니다. 출시와 함께 일본최대서점인 기노쿠니아 종합 1위를 기록하는가 하면 미국의 "Book of the year" 스피리추얼 부문을 수상한 책, "타력"의 세계로 함께 들어가보실까요.

 

 

 

 

작가는 자신이 경험한 일을 쓰기 마련입니다만, "타력"에서 이츠키 씨는 자신이 겪은 전쟁의 상흔과 고통의 이야기는 한번도 쓴 적이 없으며 앞으로도 쓰지 않을 것이라고 합니다. 인생의 방향을 바꾸고 평생동안의 영향을 끼칠만한 큰 일을 자신의 작품과 접목싴키지 않겠다는 그의 고백이 조금은 의아했습니다.

 

"그 시기에 보고 체험한 것을 저는 거의 소설에 쓰지 않았습니다. 아마도 평생, 그것을 작품으로 발표하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12 페이지)

 

하지만 유독 "타력"에서만큼은 그가 평생 이야기 하지 않았던 "그 때"의 이야기들이 자주 등장합니다. 어쩌면 70년의 인생을 살아오면서 삶과 죽음 그리고 그 사이의 세계에 대해 많은 생각과 고뇌를 거듭한 그가 마침내 자신의 얻은 지혜 상자를 연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네요. "타력"은 100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고, 각 장은 서너 페이지를 크게 넘기지 않는 짧은 구조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아담한 책의 크기를 생각해볼 때 정말 간결하고 컴팩트한 문장들입니다만, 마치 한 편의 시집을 읽는 듯 깊은 여운을 남기고 있습니다. 100개의 장은 어떠한 시스템을 가지고 구성되었다기 보다는 하나의 흐름을 가지고 이런 저런 가지를 치는 듯한 느낌입니다. 그 역시 100장을 써야겠다는 생각보다는 흐르듯이 써내려갔다고 합니다.

 

"이 책에 담긴 100장은 이 책을 위해 새롭게 쓴 문장에, 지금까지 제가 한 잡다한 발언을 모아 수록한 것입니다. 어수선한 구성이나 불충분한 문장이 눈에 띄지만, 살아있는 감각을 살리고 싶은 마음도 있고 해서 일부러 세세하게 손대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다시 읽으면서 아아, 그런가, 나는 무의식적으로 이렇게 느끼면서 살아왔구나, 하고 납득하는 부분도 적지 않았습니다." (후기 중, 303 페이지)

 

타력의 전 장에 걸쳐서 느껴지는 것은 그의 "겸손함과 겸허함"입니다. 큰 이름을 가지고 일본문학계의 거장으로 불리우는 사람이라고 생각되지 않을만큼 그는 항상 낮은 자세로 인생의 모든 것에 대해서 자신의 의견을 주장하기 보다는 이치에 대하여 고민하고 문제를 설정하며 그 해답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물론 20대인 제가 수많은 인생의 경험과 지혜를 바탕으로 한 그의 문장을 제대로 이해할 수는 없을 것이다라고 생각합니다만, 비록 같은 의견이 아니라 할지라도 그의 이러한 겸손하면서도 단호한 태도는 인상적이었습니다.

 

 

 

 

시대의 변화의 흐름에서 바라본 인생 이야기

 

20세기 전반은 일본에게 있어 대단한 흐름의 변화가 넘쳐났던 시간이었습니다. 우리나라의 역사와 맞물려 한국 사람이라면 대부분 제 2차 세계대전과 일본의 침략 그리고 패전을 통한 전쟁의 끝에 대해서 잘 알고 있을 테지만, 일본 사람의 입장에서 듣는 이야기는 조금은 새로운 느낌입니다.

그는 전쟁 당시의 상황을 떠올리며, 주위 사람은 물론 일본 국민들 대다수가 일본이 전쟁에서 패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우리가 강하고 상대방이 약하기 때문에 아마 이길 것이다라는 막연한 믿음이 아니라, 아예 패전 상황을 고려하지도 않은 자신감이라 할 수 있던 상황이었기에, 전쟁의 종결은 일본 국민들 모두에게 더욱 더 큰 충격으로 다가왔습니다.

 

"전후에 종종 들었던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것은 처음부터 일본이 질 것을 알고 있었다든가, 포츠담선언 내용이나 패전의 경위는 훨씬 전부터 알고 있었다, 라는 의기양양한 얼굴의 언설입니다 [...]

그런 종류의 발언을 들을 때마다 저는 머리로 피가 확 치솟는 듯한 기분이 들곤 했습니다. 그런 당신들은 그 일을 우리 같은 어리석은 일반인에게 왜 가르쳐주지 않았던 것인가. 멱살을 잡고 추궁하고 싶은 분노를 종종 느끼곤 했습니다." (202-203 페이지)

 

 

 

 

전쟁이 끝남과 동시에 그의 인생도 180도 바뀌었습니다. 소중한 가족들이 하나 하나 죽어가는 것을 지켜보게 되었고, 결국은 홀로 남아 긴 세월을 보내며 삶과 죽음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전쟁과 가족을 잃은 슬픔들을 가슴에 묻어두며 "세상의 이치가 무엇인가" 라고 묻던 그는 여러 방면에서 자신의 물음에 대한 답을 찾습니다. 그가 가장 큰 영향을 받으며 그 해답을 발견한 곳은 바로 일본의 불교입니다.

 

"불교는 마이너스에서 시작되는 발상입니다. 태어나는 것, 늙어가는 것, 병을 얻는 것, 그리고 죽어가는 것. 이것만은 아무리 과학이 발달한다고 해도 인간에게 있어 변하지 않는 진실이라고 생각합니다.

즉, '죽음'에서 '삶'을 생각한다. '병'은 인간의 동반자임을 인식한다. '노화'를 자연의 리듬으로 받아들인다. 그리고 '죽음'을 무리해서 멀리하지 않는다. 이는 실로 부정적 사고라고 해도 좋을 것입니다." (75 페이지)

 

이러한 불교의 가르침과 자신의 삶의 지혜를 집약시킨 것이 바로 "타력" 인 것 같습니다. 100장 중 상당수가 이러한 상황을 바탕으로 현 세대에게 물음을 던지고 있는데요, 특히 현대 일본 사회가 점점 극으로 치닫는 것을 보면서 저자는 현재에 대한 걱정과 우려를 아끼지 않고 드러냅니다. 특히 1997년에 고배에서 일어난 엽기 연쇄살인범 사카키바라 (그의 본명은 "아즈마 신이치로"로 겨우 14살의 중학생이었습니다. 그는 자신의 "친구"와 함께라면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다고 주장했으며 자신은 사람을 두번 죽일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공표했습니다. 그는 초등학생을 유괴하여 살인한 뒤 목을 잘라 인근 방송탑이나 중학교 정문에 올려놓고는 했는데, 영국의 심령학회에서는 이 사건을 아직까지도 어떠한 "초자연적인 존재"가 개입한 사건이라고 주장한다고 합니다) 사건이나 옴진리교의 지하철 테러 사건 등을 예로 제시하면서 무엇이 그들이 그런 끔찍하고 잔혹한 행동을 하게 했는지에 대해 고뇌합니다. 그는 죄를 범한 사람들을 처벌하는 것보다도 그러한 사건이 일어난 근본적인 이유와 배경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자신의 힘만으로는 살 수 없다

 

이 책의 중심이자 핵심 키워드인 "타력"의 근원에 대해서는 해설을 쓴 마츠나가 고이치 씨의 설명을 듣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타력'과 '자력'은 각각 '타력정토문'과 '자력성도문'이라는 대립개념으로 일본의 불교를 이분해왔다. 그 후 '자력'은 각고면려를 슬로건으로 하는 유교적 윤리로 편입되어왔기 때문에, 그 반동으로서 '타력'이 남에게 의지하는 소극적인 삶의 방식으로 오해된 지 오래이다." (306 페이지)

 

책 전반에 걸쳐가며 이츠키 씨는 이러한 "타력"의 오해를 풀고 그 진정한 의미를 되짚어보기 위해 다방면의 시선에서 설명을 시도합니다. 타력이란 "삶을 끊임없이 비상시로 보는 철저한 자세에서 생겨난 사상" (19 페이지) 이며 "자력의 어머니" (303 페이지) 입니다. 또한 "수많은 간교한 생각을 버리고 순수하게 온몸을 맡기는 것" (28 페이지) 으로 타력 작용의 본질은 "의욕을 불러일으키는 것" (37 페이지) 이라고 주장합니다.

 

 

 

 

"타력"의 존재를 깨닫고 그것의 비밀을 알아가려 노력한다면 삶을 겸허한 자세로 볼 수 밖에 없다고 저자는 주장합니다. 그것은 흔히 많은 자기계발서와 조언서에서 언급하는 긍정적인 사고나 진취적인 방식과는 차이가 있을지라도, 위기의 시대를 지나가는 현대인으로서는 오히려 그 위기를 받아들이고 현실로 인정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책을 읽으면 읽을 수록 "타력"이라는 개념이 처음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오묘하고 이해하기 어려운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타력은 어떠한 삶의 방식이기도 하지만, 생각의 원리이기도 하며 인생을 바라보는 관점 그리고 나를 움직이는 에너지이기 때문입니다.

 

 

위기에 처한 우리들에게 필요한 힘은 무엇인가?

 

"우리는 지금 정신적으로 확신을 갖고 기댈 곳을 잃고, 마음을 의지할 곳도 없이 거품처럼 떠다니고 있는 상태라고 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진짜 마음의 버블은 지금 찾아오고 있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187 페이지)

 

세계화가 되면서 겪게되는 진통을 바라보며 이츠키 씨는 걱정을 감추지 못합니다.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추기 위해서 고유의 것을 버리고 무리한 변화를 시도하는 일본의 모습에서 그는 "아이덴티티의 붕괴" (167 페이지) 가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합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단기간에 효과적으로 시도할 수 있는 해결책이 아니라, 근본적인 마음의 변화라고 주장하면서 "타력"이야말로 시대의 변화를 겪고 있는 현대인들이 주목해야 할 하나의 "사상"임을 강조합니다.

 

 

 

 

 

"많은 젊은이들이 자신의 진짜 감정이나 생각을 밖으로 들어내지 않고 기분 좋아 보이는 얼굴을 가장하며 살고 있습니다.

저 녀석은 촌스럽다든가 성격이 어둡다는 등의 이유로 공격을 받는 게 가장 무서운 일이기라도 한 것처럼, 본심을 끝까지 숨긴 채 틀어박혀 살고 있습니다.

이것이 현 사회의 모든 악의 근본이라고 생각합니다." (99 페이지)

 

상당히 보수적인 것 같으면서도 진보적인 그의 사상은 현존하는 고질적인 문제들을 조금 다른 시선에서 바라봅니다. 하지만 그 모든 사고방식은 "생명의 고귀함과 삶의 소중함"이라는 주제로 축약할 수 있지 않나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자신을 진정으로 사랑하고 자기 자신을 이해할 수 있을 때 비로소 남을 품고 인정할 수 있다는 것이죠. 요즘 가장 큰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자살" 역시 "타살"과 깊은 연관성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은 타인도 사랑하지 않을 것이며 마찬가지로 생명에 있어 어떠한 가치도 두지 않을 것이라는 뜻입니다. 결국 자기 자신을 돌아보는 것이 모든 것의 시작이라고 그는 충고합니다.

 

"'천상천하유아독존'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는 나 자신이 존엄하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다른 사람과 비교할 때 나에게 가치가 있다는 말이 아니라 내가 얻기 힘든 생명을 얻었다는, 누구와도 다른 더할 나위 없이 소중한 생명이 있기에 존엄하다는 생각입니다." (151 페이지)

 

 

 

죽음에 관한 조금은 특별한 생각

 

앞서 언급하였지만, 이츠키 씨의 생각과 사상을 그대로 받아들이기란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것은 극적인 경험과 파란만장한 인생길을 걸어온 그의 입장을 생각하면 무리도 아닙니다만, 상당히 많은 부분에서 고개를 갸웃거리기도 했습니다. 책의 마지막에 해설을 쓴 마츠나가 고이치 씨의 글을 읽어보니 이런 생각을 한 것이 저 혼자는 아닌 것 같습니다.

 

"이 '타력'을 일독한 뒤 '이건 경세의 책인가'라고 생각했다. '이런 상태는 이상하다', '어떻게든 해야 하지 않을까'라고 해석되는 요소도 있었다. 그러나 나에게는 타자에게 각성을 촉구한다는 의식보다는 자기의 내면을 고백하지 않고는 견딜 수 없는 충동에 의해 쓴 것처럼 느껴져서[...]" (308 페이지)

 

마츠나가 고이치 씨가 표현한 것이 참 적절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누군가를 설득해서 자신처럼 생각하게 만드려는 의도가 아니라, 말하지 않으면 안되는 것을 표출해내었다는 느낌이기에 함부로 왈가왈부할 수 없는 것이 아닐까요? 그것이 설령 어떤 사람들에게는 반발감을 일으킬 수 있는 발언이라고 해도 말입니다.

 

 

 

 

특별히 눈에 띄는 것은 그의 조금은 특별한 "죽음에 대한 생각"입니다. 그는 자신이 죽는다는 것, 육체가 노쇠하고 병이 찾아온다는 것을 충분히 인식하고 그에 대해서 어떠한 "반격"도 하지 않을 것임을 선언합니다. 죽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자연의 이치고, 그것은 죽음이 말도 안되게 일찍 찾아온다 할지라도 마찬가지라는 것입니다.

 

"인간은 지구상의 열대우림을 닥치는 대로 베어 넘어뜨리고 구이용 영계를 대량으로 사육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양을 소의 사료로 삼는 짓까지 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해서 다른 생물의 목숨을 엄청나게 축소기키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인간만이 평균수명보다 훨씬 웃돌게 목숨을 연장하고 있습니다. 이런 일들이 허용될 수 있는 일일까, 심각하게 생각해봅니다.

연명하는 것이 과연 의미 있는 일일까? 옳은 것일까, 하는 의문이 끊이질 않습니다." (56페이지)

 

그의 이러한 사고방식은 죽음 뿐만 아니라 병에 대해서도 적용됩니다.

 

"죽음의 질이라는 관점에서 볼 때 암은 엄청나게 운이 좋은 병이라고 합니다. 애냐하면 암은 천천히 진행되기 때문에 전혀 치료하지 않아도 어느 정도는 삽니다. 스스로 화장실도 못 가게 되는 상태는 죽기 2주 정도 전으로, 그때까지는 건강했을 때 생각하지 않았던 것을 생각하고, 책을 읽거나 만나야 할 사람을 만나고, 자기가 죽은 후의 일을 생각할 시간이 있습니다." (64 페이지)

 

이런 발언은 자칫하면 상당히 많은 비판과 공격을 받을 위험이 있지만, 그의 고백은 암 환자들이나 말기 병을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을 이해하지 못하고 그들의 고통을 미화하는 것이 아니라, 근본적인 "죽음"이라는 논제 앞에 모든 것을 인정하고 초월하려는 의도라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이 세상을 사는 것 따위 중요한 것이 아니고 죽음이 안식이 될 수 있으니 자신의 생명을 내던지라는 것이 아니라, 살아갈 때는 최선을 다해서 세상을 살아가지만 그것을 놓아야 할 때는 미련없이 마지막을 준비하라는, 상당히 불교적인 사고방식이라고 생각합니다. 생명을 사랑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그는 몇 차례에 걸쳐 강조합니다.

 

"일단은 사는 것, 존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괴로움 많은 이 세상에 살아있는 것만도 대단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94 페이지)

 

 

인생의 황혼에서 전하는 지혜의 조언

 

서평을 쓰면서 다시금 실감하게 되었지만 "타력"의 내용을 종합하고 그에 대해 글을 쓰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인 것 같습니다. 이츠키 씨의 글이 "타력"이라는 핵심 키워드 안에 묶일 수 있다 하더라도 상당히 방대하고 다양한 논제를 어우르고 있기 때문에 섣불리 이것 저것을 언급했다가는 그 깊이를 오히려 반감시킬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모든 지혜는 그것을 이해할 수 있는 시기가 있다"라고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70대의 노장 이츠키 씨의 조언이 20대인 저의 마음에도 여운을 남기는 것은, 그가 겸허하게 많은 것을 용납하고 인정하며, 낮은 자세로 이해하려 애쓰는 모습이 참 인상적이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그의 조언에 동의하거나 그렇지 않거나는 개인의 결정에 따른 것이겠지만, "타력"은 그 자체만으로도 상당히 많은 생각을 할 수 있다는 면에서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꺼번에 다 읽어버리는 것보다는 한 장 한 장 음미하면서 천천히 읽어내려가는 것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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