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네기식 휴먼스피치 - 마음을 움직이는 소통의 기술
박영찬 지음 / 시그마북스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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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에게 말을 하거나 글로 써 보내는 것은 가장 널리 알려진 - 그리고 널리 사용되는 "소통의 기법" 중 하나이지만, 말과 글만큼 소통을 방해하는 요소도 드물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무엇을 말하느냐도 중요하지만 그것을 어떻게, 어떤 방법으로 언제 어디서 누구에게 전하는지에 따라 확실한 차이가 발생하기 때문이죠. 어떠한 목적과 이유로 인해 선택한 소통의 방식이 오히려 오해를 일으켜 역효과를 내버리는 것. 누구라도 한번쯤은 경험해본 아쉬운 경험이 아닐까요? 가깝게는 가족 혹은 연인과의 관계에서, 멀게는 직장, 동호회 혹은 어떠한 다른 모임에서 이러한 경험을 반복하게 될 때에 우리는 "소통의 기술을 배워야 한다"는 것을 절실히 깨닫게 됩니다.


데일 카네기 (1888~1955) 는 미국의 작가이자 커뮤니케이션 강사입니다. 그의 주요 저서로는 《데일카네기 인간관계론》, 《데일카네기 성공대화론》, 《데일카네기 자기관리론》, 《데일카네기의 1%성공습관》, 《데일카네기 나의 멘토 링컨》, 《화술 123의 법칙》 등 우리에게 이미 익숙한 책들을 꼽을 수 있습니다. 그가 강사로서 그의 가치를 증명하게 된 것은 1912년 YMCA 에서 대화 및 연설 기술에 대해서 강연하기 시작하면서부터인데, 그 때까지만 해도 생소한 개념이었던 "소통의 기술"이 얼마나 절실하게 필요한 것인지 깨달은 인식이 퍼지게 되면서 약 100년이 지난 오늘, 우리나라에도 카네기의 이름을 딴 연구소가 설립되어 운영되고 있으며, 이 "한국 카네기 연구소 (www.carnegie.co.kr)"에서는 카네기 프레센테이션 코스, 리더쉽 세미나, 최고 경영자 코스 등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오늘 소개할 책 "카네기식 휴먼스피치"의 저자 박영찬 씨 역시 한국 카네기 연수고에서 데일카네기최고경영자(CEO) 코스, HIP (프레젠테이션) 코스, 카네기리더십 코스, 경영전략 코스, 세일즈 코스, CR/EDC 및 대학생 글로벌 리더십 과정, 그리고 청소년 리더십 코스를 강의하는 카네기식 교육전문가로서 이미 많은 사람들에게 데일 카네기의 리더십 노하우를 전파해왔다고 합니다. 수 년간의 노하우와 경험을 바탕으로 한 저자의 카네기식 휴먼스피치가 무엇인지 함께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사회생활을 해나감에 있어서 소통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는 굳이 따로 설명하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사실 소통이 없이 하루를 사는 것이 어려울 정도로 우리는 때로는 몇몇 사람과, 때로는 많은 사람과 소통을 하며 살아갑니다. 이렇게 우리의 삶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커뮤니케이션". 하지만 아이러니컬하게도 바로 이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체계적인 교육은 일반적으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은 "소통을 한다"는 개념을 "언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할 수 있는 것"과 혼동하고 있습니다. 영어로 소통할 수 있다는 뜻은 영어의 문법과 단어 등을 잘 알고 있어 원하는 것을 말할 수 있다는 의미를 가질 때가 많습니다. 하지만 과연 이것이 맞는 표현일까요? 한국말을 할 수 있다고 해서 모든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것이 아니듯이, 언어를 할 수 있는 것과 소통하는 것에는 큰 차이점이 있습니다. 바로 이 차이점에 대해서 설명하며 우리가 우리의 소통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도움을 주는 것이 이 책이 도달하고자 하는 목표입니다. 




당신의 껍질 속에서 나오십시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흥미로웠던 것은 다름아닌 "저자가 본래 어떤 사람이었냐"는 것이었습니다. 매사에 자신넘치고 유머러스하며 곤경이 닥치거나 곤란한 상황에서도 능수능란하게 위기에 대처해나가는 모습. 이런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우리는 "나랑은 정말 다른 사람이군. 저런 재주가 있다니 참 좋겠어"라고 말하고 있지는 않나요? 남들 앞에 나서려고 하면 괜히 입이 마르고 심장이 뛰기 시작해 결국은 머리가 하얘진 상태로 무슨 말을 했는지 조차 알지 못한 채 다시 자리로 돌아온 에피소드는 누구나 하나쯤 가지고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럴 때 무슨 생각을 하시나요? "나는 원래 내성적이고 소극적이라 이런 건 딱 질색이야. 어떻게 잘 넘겼으니 괜찮은 것이겠지?"라고 스스로를 위로하더라도 원하던 원하지 않던 다음 기회가 찾아오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기에 직장에서, 또는 개인적으로 나서서 이야기하는 것이 참 골치아파질 때가 많습니다. 조금 자신을 계발시켜보겠다고 책을 읽으려고 하더라도 너무 자신과는 동떨어진 이미지에 차라리 책을 덮어버리는 경우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책의 저자 박영찬씨는 누구보다도 그런 고충을 잘 알고 있는 사람입니다. 그 역시, 자신의 단점을 인정하고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기 전에는 스피치와는 너무도 동떨어져있던 사람이기 때문이죠.



"스피치란 훈련과 다양한 경험을 통해 정복할 수 있는 것이라는 사실을 까맣게 몰랐던 대학생 시절, 나의 최고 소망은 그저 말 좀 잘해보는 것이었다. [...] 그렇지만 언감생심, 사람들 앞에만 서면 까닭 없이 몸이 오그라들고 이야기의 핵심은 어디로 도망갔는지 중언부언했던 끔찍한 기억들만 떠오른다," (프롤로그 중, 7페이지)


"서울에서 가장 높다는 남산타워에 올랐지만 적당한 장소가 아니다 싶어 타워를 빠져나온 후 남산 정상을 찾아 북쪽 하늘을 바라보며 소리쳤다.

'제발 말 좀 잘하게 해주세요! 제발 용기 있게 인생을 사는 사람이 되게 해주세요!'

물론 시작부터 용기로 충만했던 것은 아니었다. 처음 기어들어 가던 목소리는 주변을 신경 쓰지 않고 집중하게 되자 점차 높아지더니 급기야 영화 속 스승의 말대로 악을 써대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믿을 수 있겠는가? 얼굴이 축축해 만져 보니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막혔던 가슴이 뻥 뚫리고, 그 후련함으로 나의 몸은 벅차올랐다. 그동안 말 못한 서러움과 부담감이 그만큼 컸던 것이다." (프롤로그 중, 8페이지)



이 정도면 저자 박영찬씨가 얼마나 간절하게 자신의 성격을 극복하고 가지지 못했던 것을 열망했는지 알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의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말하는 것에 소질이 없다고 생각하고, 두려움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으례 굳이 사람들 앞에 나서지 않고 조용히 자신의 일을 할 수 있는 직업을 택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는 오히려 자신의 가장 부족한 부분에 도전하여 결국은 원하는 것을 이루어낸 사람입니다. 그리고 그가 그렇게 성공할 수 있었기에, 우리에게 좋은 귀감이 되어 우리 역시 스스로 한계를 도전하는 용기를 얻을 수 있는 것입니다. 




21세기에 소통하기





예전에는 지인들과 직접 만나거나 전화 혹은 편지를 통해 연락을 주고 받을 수 있었다면, 21세기 하고도 12년이 지난 지금은 셀 수 없이 다양한 방법으로 소통할 수 있습니다. 심지어는 지구 반대편에 있는 사람과도 실시간으로 그가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무엇을 보고, 듣고 있는지 알 수 있는가 하면, 다양한 SNS를 통해 그의 성향, 취미 그리고 주변인물들의 동향까지도 알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만큼 우리는 수 많은 (때로는 불특정다수의) 사람들과 서로 소통하고 있다고 믿을 수 있겠지만, 오히려 소통의 세계가 이렇게 시끄러워진만큼 진정한 소통을 하기는 더 어려워졌다고 생각합니다. 누구나 블로그를 운영하고, 누구나 SNS를 사용해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며, 누구나 웹 상의 공간을 만들어 자신을 PR 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에 "효과적인 소통"은 더욱 어려워진 것입니다. 이제 사람들은 왠만한 "정보"에는 눈길조차 주지 않는 경우가 대다수입니다.


이러한 세대의 변화를 포착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하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저자는 백 년 가까이의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데일 카네기의 가르침에서 그 해답을 찾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시대에 맞지 않는, 구닥다리 같은 발상이라고도 생각할 수 있죠. 하지만 책을 읽어나가다 보면 "훌륭한 가르침은 시간의 제약을 받지 않는다 (timeless)" 는 말이 실감 날 것입니다. 세상은 많이 변하고 문화도 변했지만, 인간의 본질적인 성격은 변하지 않기 때문이죠. 예나 지금이나 (경우에 따라 많은 개체 차이가 있지만) 인간이라는 존재는 서로 소통하기를 갈급하고 상대방에게 인정을 받고 싶어하는 근본적인 욕구가 있습니다. 


"사람의 내면에는 친교의 욕구가 있어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인정해 주고 좋아해주기를 바란다." (172 페이지)


하지만 모두가 이런 욕구를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자신의 욕구를 어떻게 하면 충족시킬 수 있지 알지 못한다면 결국 소통은 이루어질 수 없습니다. 실제로 수 많은 인간관계가 이러한 장벽에 부딫혀 산산조각이 나곤 하죠. "성격차이"니 "문화차이"니 많은 변명으로 그 원인을 대체할 수 있겠지만, 결국은 서로를 존중하는 가운데 소통하는 데에 실패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저자는 소통의 방법이 다양해진 만큼 더욱 더 올바른 소통이 필요하다고 주장합니다. 그리고 올바른 소통 방법을 전달하기 위해 자신의 직업을 반영한 "스피치", 즉 "연설"이라는 방법을 통해 그 이론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연설이라니, 나와는 정말 관련 없는 일이잖아!'라고 성급하게 결론내릴 필요가 없습니다. 연설은 곧 남에게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고 설명하는 것,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다른 사람을 설득하는 것입니다. 장소와 취지 그리고 외부적인 요인에 차이는 있겠지만, 결국 이 기술이 우리 일상 가운데서 필요한 기술이기 때문입니다. 


스피치 커뮤니케이션이란 "사랑을 바탕으로 청중을 배려하고 공감하려는 소통의 능력"이라고 저자는 정의합니다 (154 페이지). 바로 이러한 저자의 관점에 책 제목인 "휴먼스피치"의 핵심이 담겨져 있습니다. 단지 기술적인 측면에서 소통의 능력을 발전시키는 것이 아니라 인간적인 것, 즉 휴머니티를 가미시키는 것이죠. 저자는 기술적으로 아무리 뛰어나다 해도 인간적인 면이 없다면 사람들을 감동시킬 수 없다고 재차 강조합니다. 그리고 이런 "인간적인 면"은 꾸며낼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순수한 열정과 관심 그리고 존중하고 사랑하는 태도에서 나오는 것이기 때문에 결국은 스스로의 인격 양상에 힘을 써야 하는 것입니다. 




그러길래 내가 뭐라고 했어!




아무리 멋진 생각이라도, 아무리 좋은 의도라도, 아무리 획기적인 아이디어라도 이해되지 못하고 알려지지 못한다면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차라리 산 속에 들어가 도를 닦으면서 "나는 참 훌륭한 사람인데"라고 되뇌이는 편이 나을 것입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에게 있어 이러한 "소통의 어려움"은 어떠한 "변명거리"가 되어버리곤 합니다. '나는 훌륭하지만 말이 서투르고 사람들에게 나서기 힘들어서 이러고 있다' 라던가 '멍청한 세상이 나의 진짜 가치를 알아주지 않는다' 등... 분명히 억울하고 화가나는 상황이 있을 수 있겠지만, 결국 소통에 실패했다는 것은 양쪽의 책임인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상대편의 무지를 탓하기 전에 내가 어떻게 더 발전할 수 있는지 끊임없이 노력하는 것이 건설적이라는 것은 굳이 강조하지 않아도 책을 읽으면서 몇 번이고 깨닫게 될 것입니다. "모두 내 탓이오" 하는 수동적인 입장이 아니라 결과를 분석하면서 내가 원하고 바라는 것을 이루려면 어떻게 노력해야 할까 고민하는 것이 21세기를 이끌어나갈 수 있는 리더들의 미래지향적인 모습일 것입니다.


300쪽이 넘는 책을 읽으면 읽을 수록 저자 박영찬씨가 지금의 자리에 도달하기까지 얼마나 끊임없이 열정을 가지고 노력했나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런 그의 노력과 의지로 인한 지금의 성공은 그에게 당연한 상급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소통의 기술이 필요합니다. 회사의 CEO건, 연구원이건, 가정주부건, 아티스트건, 정치인이건, 연예인이건, 교사건, 학생이건, 경비실 수위건 소통을 피해갈 수 있는 삶의 위치는 극히 드물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끊임없는 연습과 경험으로 쌓인 소통의 능력은 확실히 우리의 삶을 윤택하게 해줄 것입니다. 왜냐하면 상호존중과 이해 그리고 배려를 전제로 하는 "휴먼스피치"는 비단 직장에서뿐만 아니라 모든 인간관계에 있어 점점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으로 변해가는 우리들의 모습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어줄 것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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