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내요! 당신 - 시작의 두려움을 설렘으로 바꿔주는 한마디 마음을 전하는 작은 책 시리즈
호리카와 나미 글.그림, 박승희 옮김 / 인디고(글담)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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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일본 애니나 드라마를 참 좋아합니다.
모든 것을 다 좋아하는 것은 물론 아니고, 그중 특정 장르, 곧 일본사람의 특정 정서를 반영하고 있는 장르를 참 좋아하는데요, 그것은 "어둡고 음습한 면이 없는 아름다운 세상"을 보여주는 일상 속 사소하고 잔잔한 내용을 담고 있는 작품들이죠. 대표적인 예로는 드라마 "수박(스이카)"이라던가 영화 "우리 개 이야기", 만화 "아기와 나" 정도겠네요. 일본의 문화는 - 잘 알지는 못합니다만 - 상당히 상충되어있는 두개의 면이 공존하는 것 같습니다. 한편으로는 끝없이 난폭해지고 잔인해질 수 있지만, "과연 이런 세상이 존재할까" 싶을 정도로 사랑스럽고 순수한 동심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어느것이 현실이고 어느것이 속이기 위한 가상현실이다 라고 말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잔잔하게 희망을 말해주는 감성적인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바로 오늘 소개해드리고자 하는 호리카와 나미씨의 "힘내요! 당신" 입니다. 사진으로 보았을 때는 잘 몰랐는데, 조그마한 크기에 얇은 책, 딱딱한 커버와 매 페이지를 가득 채운 일러스트는 마치 한권의 동화책을 선물로 받은 느낌이더군요^^ 어렸을 때 그렇게도 좋아했던 동화책을 읽는 마음으로 돌아가 호리카와 나미씨가 전하고자 하는 "희망과 두근두근한 새 출발"을 함께해보았습니다.


감성이 느릿느릿 읽기를 권합니다

"경쟁"은 우리 사회에서 하나의 수단을 넘어서 전체적인 트렌드를 좌지우지하는 가장 중요한 것이 되었습니다. 경쟁은 서로간의 발전을 부추기기도 하지만, 이미 생활이 경쟁구도로 가득차 있다면 누군들 마음 편하게 살 수 있을까요. 어딘가에서는 마음의 쉼을 찾고 싶지만, 요즘 유행하는 예능프로그램조차 경쟁을 앞세워 서바이벌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어느새 경쟁은 수단이 아닌 목적이 되었으며, 경쟁에서 승리하는 자가 우월하고 패자들은 낙오자로서의 쓴 잔을 마셔야 합니다.
책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루에도 몇백권의 새로운 책들이 쏟아져나오는 지금으로서는 남들과는 다른, 남들보다 자극적이거나 특별한 내용으로 독자를 사로잡아 경쟁력을 갖추어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힘내요! 당신" 은 불붙고 있는 사회 이슈를 다루지도, 획기적인 자기계발의 방법이나 처세술을 말해주고 있지도 않습니다. 말 그대로 "힘 내세요"라는 한마디의 말과 함께 조근조근 자신만의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것입니다.


한 챕터는 짧은 글과 함께 일러스트로 마무리지어집니다. 일러스트의 내용은 굳이 글의 내용과 일치하고 있지 않지만, 같은 맥락에서 다른 시선으로 다시 조명하는 느낌을 주는군요. 이 책을 두세번 읽고 난 뒤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 이 책에 담긴 감성이, 우리에게 "느릿느릿" 읽어보기를 권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매일같이 서로에게 하고싶은 말, 듣고싶은 말을 하다보면 평범한 하루도 특별하게 느껴져요 (p.44)"

일상의 소소하고 작은 것을이 알고 보면 얼마나 소중한 것이었는지 호리카와씨는 친절하고 따뜻한 말로 하나하나 짚어나갑니다. 행복해서 웃는 것이 아니라, 웃기 때문에 행복하는 말, 모두 한번쯤은 들어보셨겠죠? "힘내요! 당신"의 페이지를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내 옆에 있는 조그만, 하지만 행복한 것들이 수없이 떠오릅니다.

짧은 단락의 글을 마치 시집을 읽듯이 천천히 음미해가면서 읽고 있다보니 "이 책을 다 읽어야 해!"라는 강박관념은 어느새 다 사라져버렸답니다. 책을 읽은 뒤의 뿌듯한 성취감보다는, 아직 읽지 않은 남은 페이지가 있는 동안을 만끽하고 싶은 느낌이 들기 시작했어요.


시작은 누구에게나 힘이든 것. 하지만 누구든 할 수 있는 것이죠

특별히 이 책을 "새로운 출발선 앞에 선 모든 이들에게 선물하라"는 권유는 책을 읽다보면 저절로 수긍이 갑니다. 원하던 원하지 않던 우리는 참 많은 변화를 겪게 되죠. 그것이 사는 곳의 변화던, 가족의 변화건, 직장의 변화건... 때로는 원해서 때로는 원하지 않는데도 우리는 낡은 것 (하지만 익숙한 것) 을 뒤로 하고 새로운 것을 향해 나아가고 있습니다.
"새로운 것"이란말에서 뭔가 진취적인 향기가 난다고 하더라도 실상은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은 것이 사실입니다. 크고 작은 변화 가운데서 이리저리 끌려다니는 자신의 모습에 한숨을 쉬고 있는가하면, 나는 정말 소소하고 작은 것 조차 내가 원하는대로 할 수 있지 않아! 라는 좌절감에 빠지기도 하죠. 호리카와씨는 말합니다.

"자기 자신을 진심으로 믿는 것, 자신을 뛰어넘는 길이에요 (p. 48)"

하나뿐인, 단 한번뿐이 내 인생을 내가 원하는 대로, 바라고 소원하는 대로 이루어 갈 수 있도록 자신을 믿어주기. 그리고 목표를 향해 단 한걸음이라도 기쁘게 나아가기... 우리가 수없이 들어서 이제는 잔소리처럼 들리는 이 말을 하고 있는 호리카와씨의 목소리는 참 부드럽습니다.
한 실수를 반복해버리더라도, 또다시 좌절하고 낙심했다 하더라도 자기자신을 탓하고 매도해버리는 것보다 오히려 용기를 주고 다시 앞을 바라보는 것. 마찬가지로 옆의 사람들을 인내심과 사랑을 가지고 지켜보는 것. 그들이 때로는 느리게, 때로는 먼 길을 돌아 돌아 온다고 하더라도 화내지 않고 이해해주는 것. 이것이 우리에게 지금 필요한 관용이 아닐까요?

가장 마음에 들었던 구절은 "소중한 것은 바로 나만의 이야기"라는 것이었습니다.
사람들의 생각하는, 세상의 잣대로 보는 멋지고 빛나는 것이 아니라, 나만이 가지고 있기 때문에 소중한 것을 하나하나 만들어간다면, 어느새 부자가 된 자신을 볼 수 있지 않을까요? 남들이 바라는 것, 남들이 인정해주는 것만을 찾아 헤매다 보면 마음은 점점 피폐해져버리니까요.

"일상 속에 숨어있는 소중한 것들을 찾아내고 기억하며 살아갈거에요 (p.52)"


느릿 느릿... 하지만 한 걸음 한 걸음

목적이 아니라 과정을 사랑하고 만끽하는 것. 참 어려운 일이죠.
목적에 도달할 때까지 숨가쁘게 달려가는 것도 좋지만, 쉽사리 가까워지지 않을 때 낙심하지 말고 목적으로 나아가는 한 걸음 한 걸음을 즐기고 다시 오지 않을 오늘을 소중하게 다룰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네요. 조바심내지 않고, 한 걸음 한 걸음 걷다가 보면 어느새 목적지에 도착해있을 나를 믿어주는 것. 나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니까요.


참 각박한 세상. 오늘을 살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자신의 외로움과 고단함으로부터 한걸음 떨어져 따뜻한 위로를 듣고 싶어하지 않을까요?
이 책을 한 번 읽고, 다시한번 천천히 읽고, 또 다시 훌훌 읽어내려가다 보면, 어느새 조그만 것에 얽매여 안달했던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호리카와씨가 말하고 있는 "사소한 행복"과 "긍정". 그것은 누구에게나 찾을 수 있도록 일상에 숨겨져 있기 때문이죠^^


"지금부터가 나의 새로운 시작"



좋은 책을 서평할 수 있게 도와주신 네이버 카페 "책으로 만나는 세상"에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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