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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저택의 붉은 뿔과 푸른 뿔 ㅣ 집사TV 오리지널 스토리북 시즌2 1
권수영 그림, 김지균 글, 집사TV 원작 / 서울문화사 / 2025년 3월
평점 :
**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은 후 작성된 글입니다 **
초등학교 5학년인 아들이 요즘 가장 즐겨보는 유튜브 콘텐츠는 로블록스 게임을 활용한 다양한 상황극이에요. 자유도가 높은 게임이다 보니 크리에이터들이 직접 만든 캐릭터를 조정하면서 이야기를 만드는 방식인데, 요즘 초등학생들 사이에서는 정말 인기더라고요.
혹시라도 부적절한 언행이나 내용이 있진 않은지 확인하기 위해 아들이 주로 어떤 채널을 보는지 함께 살펴보는 편이에요. 그런 면에서 “집사TV”는 이전부터 알고 있었던 채널로, 자극적이지 않은 언어와 내용으로 안심하고 보여주는 채널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 “집사TV”의 오리지널 스토리북이 서울문화사에서 출간되고 있더라고요. 시즌 1은 끝났고 시즌 2의 첫 이야기인 <대저택의 붉은 뿔과 푸른 뿔>을 읽어보았습니다. 학습 만화를 주로 보는 아들이 거의 유일하게(!) 기꺼이 읽는 줄글 책이라 저도 내심 이야기가 궁금했거든요.
시즌 2의 첫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에, 책 앞부분에 실린 프롤로그를 읽으면 시즌 1의 흐름을 대략 짐작해볼 수 있습니다. 무슨 이유에서인지 ‘대저택’은 사라져 버렸고, 그곳에서 함께 살던 가족 같은 친구들은 뿔뿔이 흩어져 버린 상황이라네요. 홀로 남겨진 집사는 짙은 그리움 속에 하나둘 그들을 찾아 나서기로 합니다.
여기까지가 프롤로그의 이야기인데요, 참 이상하게도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된 후 등장하는 집사는 프롤로그 속 모습과는 많이 달라요. 그토록 그리워하던 가족들이 돌아왔건만, 오히려 반가워하지도 않고 귀찮은 존재처럼 여기기까지 하거든요. 식구들을 다시 대저택으로 데려온 수상한 노파는 가족을 돌보는 것이 대저택을 지키는 일에 포함되어 있다는 의미심장한 말을 합니다. 결국 집사는 마지못해 다시 ‘집사’로서의 역할을 시작하게 되죠.
눈치가 빠른 분이라면 이미 삽화에서 집사의 변화에 눈치채셨을지도 몰라요. 원래 집사는 분홍빛 머리에 붉은 뿔을 지녔지만, 이야기 속 집사는 짙은 파란 머리에 푸른 뿔을 가지고 있거든요. 얼마 지나지 않아 붉은 뿔의 집사와 푸른 뿔의 집사가 마주하게 되고, 두 세계가 충돌하며 본격적인 갈등이 시작됩니다.
루시퍼와 노파의 정체는 과연 무엇일까요? 그리고 이 모든 사건의 배경이 되는 ‘대저택’엔 어떤 비밀이 숨겨져 있을까요?
흥미롭게도, ‘대저택’이라는 공간적 배경과 등장인물 이름 외에는 유튜브 콘텐츠 속 ‘집사TV’와는 거의 닿는 지점이 없어요. 찾아보니, 대부분의 오리지널 스토리북이 그렇다고 하더라고요.
초등 중-고학년을 타겟으로 한 소설이라 저처럼 어른이(?) 읽기엔 다소 손발이 오그라드는 순간도 있었지만, 아들은 아주 즐겁게, 심지어 여러 번 반복해서 읽을 만큼 몰입했답니다. 언제 다음 이야기가 나올지 기대하고 있습니다.
슬슬 만화를 졸업하고 글밥 있는 책을 읽기 시작하려는 시기의 아이들에게 딱 어울리는 시리즈인 것 같아요. 생각보다 글밥이 꽤 많지만, 대사 위주로 흘러가는 구성이라 부담 없이 읽을 수 있고, 또 삽화 속 인물들 옆에 대사가 붙어 있어서, 누가 말하는지 직관적으로 파악하기 쉽거든요.
무엇보다 스토리가 정말 흥미진진해서, 남자아이든 여자아이든 상관없이 누구나 즐겁게 빠져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추천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