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 K의 찐천재 실험실 - 바보인 줄 알았는데 천재로 밝혀진 두뇌 대탐험 닥터 K 시리즈
애덤 케이 지음, 헨리 패커 그림, 박아람 옮김 / 윌북주니어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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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저에겐 크나큰(?) 과제가 있습니다. 이제 고학년으로 접어드는 아들에게 "고학년에 걸맞는" 책을 읽는 재미를 알려주는 거에요. 제가 어렸을 때만 해도 학습만화가 없었고, 만화책은 부모님의 허락을 받고서야 볼 수 있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글밥있는 책을 읽기 시작했던 것 같아요. 하지만 요새는 재미있는 학습만화도 너무 많고, 책을 읽어야하는 숙제도 전무하다보니 의식적으로 시작하지 않으면 제대로 된 독서습관을 잡기 어렵더라고요. 

그래서 아들과 함께 대형 서점도 가보고 밀리의 서재도 둘러보면서 만화책과 (부분적으로나마) 이별할 준비를 하고 있지만 녹록치 않습니다. 말풍선으로만 글을 읽어오던 아들이 갑자기 글씨로 가득한 책에 흥미를 느끼기란 정말 어려운 것 같아요. 

그러다가 만난 오늘의 책 <닥터 K의 찐천재 실험실>! 마치 재미있는 애니메이션의 대사처럼 쓰여진 책이라 재미있어할 것 같아 얼른 가져와봤습니다. 아들에게 읽어주기 전 제가 먼저 완독했어요.

가볍고 얇지만 총 열 명의 천재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닥터 K의 찐천재 실험실>은 저자 애덤 케이(닥터 K)가 마치 친한 친구에게 이야기하듯 재미있게 풀어나가는 책입니다. 중간 중간 저자의 고모할머니 프루넬라 여사가 감초처럼 등장하는데요, 이 둘이 시니컬하고 무미건조한 영국식 유머로 서로 디스하는게 또 하나의 재미있는 관전 포인트입니다. 

저자는 의사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농담 없이는 한 문장을 지나가지 않는데, 가끔씩은 한두 번 읽어야 뭐가 농담이고 뭐가 진짜인지 파악할 수 있을 정도에요. 그러면서 세계가 인정하는 "천재"라고 해서 무조건 위대하고 대단한 면만 있는게 아니라 엉뚱하고, 기발하고, 때로는 바보같은 행동으로 호기심을 채워나가는 그들의 "인간적인"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바보인 줄 알았는데 천재로 밝혀진 두뇌 대탐험"이라는 부제가 정말 딱 맞죠. 

토머스 에디슨,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같은 잘 알려진 천재의 이야기는 물론이고, 자나키 암말, 에이다 러브레이스처럼 숨겨진 천재들과 우리와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그레타 툰베리의 이야기도 만날 수 있습니다. 읽다보니 확실히 예전보다 여성 위인들의 비중이 많이 올라간 것 같아요. 저도 몰랐던 여성 위인들의 이야기를 읽을 수 있어서 흥미로웠답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을 굳이 뽑으라면 말장난이나 농담을 초월 번역했다면 어땠을까 싶어요. 아이에게 읽어주려다 보니 "이게 영어 단어로는 이런 말장난이야" 라고 할 수 밖에 없어 재미가 반감되는 느낌이더라고요. 재치있는 말장난이나 농담이 현지화되었으면 어땠을까 싶습니다. 물론 지금도 충분히 재미있고 흥미롭지만 말이죠! 

알고보니 "닥터K"도 시리즈가 있어서 이미 다른 책들도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더라고요. 아들에게 읽어주고 반응이 좋으면 다른 책들도 구매해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초등 중학년 친구들부터 정말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니 한 번 꼭 같이 읽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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