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권으로 끝내는 필수 한국사
지호진 지음, 방상호 그림 / 올리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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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고 말합니다. 어렸을 땐 이게 무슨 고리타분한 이야기인가 싶었는데 나이가 들어가면서 깊은 공감과 이해가 되기 시작하더라고요. 시간이 정신없이 지나가고 새로운 시대가 오고 또 가고 있지만, 우리가 처음 겪고 있다고 믿은 문제들 중 상당수가, 이미 인류가 역사를 거듭하며 겪어온 문제임을 깨닫게 됩니다. 극단적으로 이야기하자면 '사람 사는 이야기는 다 비슷비슷하다'는 것이죠. 


어렸을 때 중학교 입시(!)를 위해 내신학원에 다녔던 적이 있습니다. 당시 사회 과목은 우리나라 근현대사까지를 거의 통으로 외우다시피 해야했기 때문에 꽤나 고생을 했어요. 수많은 인명과 지명, 사건들을 머릿속에 구겨 넣다보니 그때 시험은 잘 봤을지 모르지만 금방 다 사라져버렸답니다. 어느새 아들이 자라 한국사를 처음 접할 때가 되니 뭐 하나 제대로 기억나는 게 없는 거 있죠. 

이대로는 안되겠다 싶어 제가 먼저 읽어보기 위해 <한 권으로 끝내는 필수 한국사>를 가져와봤습니다. 이미 제목에서부터 완전 제 취향 저격이더라고요. 이 책 한 권으로 정말 한국사를 "끝낼 수는" 없겠지만, 앞으로 한국사를 차근차근 공부해나가는 데 훌륭한 시작이 될 것 같아 기대가 되었어요. 


이 책은 5천 년 우리나라의 역사를 시간 순으로 풀어내는 전통적인 역사책의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선사시대부터 대한민국까지 총 여덟 개의 시대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챕터는 적게는 열 개, 많게는 마흔 네 개의 사건이 담겨 있어요. 역사의 중심이 되는 사건이나 인물을 두세 페이지 안에 컴팩트하게 풀어내고 있기 때문에 초등 3학년 이상이라면 충분히 읽을 수 있을 거에요. 처음엔 엄청나보이는 책의 두께에 조금 겁을 먹을 수도 있지만 말이죠. 

곳곳에 도움이 될만한 사진들은 물론, 만화 형식의 일러스트나 채팅처럼 아이들이 직관적으로 읽고 이해할 수 있는 시각 자료들이 있어 유용합니다. 친근하게 설명해주는 문체도 그렇지만, 중요한 단어는 굵은 색으로 구분되어있어 나중에 학습정리를 할 때도 좋을 것 같았어요. 만약 텍스트를 읽는데 익숙하지 않은 아이라면 첫 단락에 등장하는 질문을 먼저 읽게 하고 이어서 엄마가 본문을 읽어주면 집중해서 잘 읽을 수 있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여러모로 참 짜임새있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초등학교 고학년만 되어도 혼자 이 책을 읽으면서 학교 수업에서 배웠던 내용을 정리할 수 있겠죠! 특히 저는 학교에서 배웠던 내용의 앞뒤를 확인하면 더 이해가 잘 되더라고요. 이 책처럼 많지 않은 분량을 그때 그때 읽을 수 있으면 좀 더 한국사의 큰 그림을 머릿속에 그리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한 번 책을 다 읽은 후에는 앞의 목차로 돌아가 소제목만 읽으면서 어떤 내용이었는지 되짚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그렇게 인명과 지명, 사건에 익숙해지게 되면 나중에 좀 더 깊에 파고들어갔을 때 자신만의 의견과 생각을 덧붙이기 용이할테니 말이죠. 여러모로 참 좋은 책을 만나 한국사를 시작할 수 있어서 기뻤답니다. 아이와 한국사를 어디부터 어떻게 시작해야할지 모르시겠다면 <한 권으로 끝내는 필수 한국사>가 좋은 가이드북이 되어줄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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