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 클럽 20 - 알로하, 하와이! 암호 클럽 20
페니 워너 지음, 효고노스케 그림, 윤영 옮김 / 가람어린이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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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 좋아하세요?

어렸을 때는 누구나 한 번씩 자신만의 암호로 메시지를 써 본 기억이 있지 않을까 싶어요. 초등학교에 다닐 때 삐삐(!)가 나왔기 때문에 친구들과 숫자로 암호를 만들기도 했고, 영문자와 한글을 섞어가며 편지를 쓰기도 했죠. 지금 생각하면 단순하기 그지없는 애들 장난이었지만 그땐 마치 스파이가 된 것마냥 두근두근하고 즐거웠던 기억이 납니다. 오늘 소개할 책에서 나오는 친구들에 비하면 갓난아기 수준인데 말이죠! 


<암호 클럽>은 엔서니 최우수 어린이도서상을 수상한 소설 시리즈로 이번에 그 마지막 이야기 <알로하, 하와이!>가 번역출간되었어요. 무려 20권짜리 어린이 소설이라니 대단하지 않나요? 원래는 아들과 함께 읽으려고 생각했었는데 아직 아들에게는 조금 어렵겠더라고요. 덕분에 제가 흥미진진하게 읽을 수 있었답니다.

물론, 1권에서 19권까지의 스토리를 아예 모르는 상태에서 20권을 읽다보니 첫 몇 챕터는 주인공들 이름과 특징을 익히느라 정신이 없었어요. 하지만 굳이 이전 시리즈를 읽지 않아도 스토리 자체가 흡입력있기 때문에 즐겁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이야기는 암호 클럽의 멤버 중 하나인 미카의 생일을 맞아 암호 클럽 멤버 전체가 하와이 여행에 초대되는 것으로 시작하는데요, 비행기 티켓값은 스스로 마련해야겠기에 멤버들은 각자 재량을 발휘해 돈을 모읍니다. 작중에는 이 친구들이 몇 살인지 정확하게 나와있지 않지만, 역시 암호 해독을 취미로 하는 친구들이라서 그런가 아이디어도 그렇고 수완도 아주 좋더라고요. 마지막 미카 아버지 찬스를 통해 하와이로 떠난 일행은 뜻밖의 비밀스러운 발견을 하게 되고 아이스러우면서도 기발하게 미스테리를 풀어가는 내용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집니다. 


읽는 내내 향수가 올라왔어요. 물론 원서 기준 2021년에 발간된 이 책에는 크라우드펀딩, 스마트폰 같은 현대문물(?)이 등장하지만 책이 가지고 있는 톤과 매너가 제가 어렸을 때 읽었던 흥미진진한 어린이 소설 그대로였거든요. 요즘은 아무래도 비주얼이 중요한 시대인만큼 어린이 책이라고 하면 수많은 삽화와 말풍선이 필수적인데, 암호 클럽에서는 일러스트가 열 페이지에 하나 나올까 말까에요. 대신 생생하게 현장감을 더해주는 대화와 시원시원하게 읽히는 지문이 있어 오히려 머릿속에서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게 해주죠. 제가 어렸을 때 책을 읽던 느낌 그대로 말이에요. 

게다가 암호 클럽 친구들이 쓰는 암호는 꽤나 전문적이고 기발한 것들이 많아 어른인 제가 봐도 감탄이 나옵니다. 책의 서두에는 무려 일곱 가지의 암호 해독책이 수록되어 있기에 본문에서 만나는 암호를 직접 해석해볼 수도 있어요. 개인적으로 가장 재미있었던 건 캘리그라피 암호! 이것 또한 어릴 적 즐겨하던 매직 아이가 생각나더라고요. 


하와이에서 뜻깊은 모험을 마치고 돌아온 암호 클럽 친구들. 코디의 어머니가 (무려) FBI에 입사하시면서 어쩔 수 없이 이사를 가게 되어 당분간 작별을 고하게 되는데요. 아쉽지만 암호 클럽의 이야기도 여기에서 마무리가 됩니다. 처음엔 개성만점 친구들을 익히느라 힘들었지만 이대로 끝나버리니 섭섭하더라고요. 아무래도 틈날 때마다 1권부터 정주행해봐야 할 것 같네요 ㅎㅎ 


글밥있는 책을 제법 읽는 초등학교 4학년 친구나 5~6학년 친구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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