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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의 ABC - 스물여섯 단어로 배우는 흥미진진한 과학 이야기 ㅣ 키즈 유니버시티 29
크리스 페리 지음, 정회성 옮김 / 책세상어린이 / 2023년 11월
평점 :
뮤지컬 Rocky Horror Show에는 이런 가사가 나와요. "Don't judge a book by its cover(표지로 책을 판단하지 마)".
비유이기는 하지만 이 말이 딱 들어맞는 시리즈가 <키즈 유니버시티>가 아닐까 싶어요. 누가봐도 어린이 동화책 같은데 어른인 저도 모르는 내용이 담겨있거든요. 지난 번에 이어 이번엔 "알파벳 26자로 어려운 과학을 쉽고 재미있게 설명하는" 과학의 ABC를 읽어봤습니다.
26단어라 함은 영어 알파벳 순서대로 각 하나씩 개념을 설명하고 있기 때문이에요. 당연히 영어와 병기 표기가 되어있어서 영단어를 함께 익히기도 좋답니다. 예를 들어 가위의 고정된 부분인 "받침점"에 대해 알 수는 있지만 그게 영어로 "Fulcrum"이라는 걸 아는 사람은 많지 않으니 말이에요(저도 몰랐어요...).
분명 꼬마들이 읽는 책인데 이 책에 나오는 개념들은 중고등학교에 가서야 간신히(?) 배울법한 내용들을 포함하고 있어요. 하지만 이 책의 놀라운 점은 - 그 복잡한 전문용어들을 두세 문장으로 설명하고 있다는 거죠. 물론 한두 문장으로 그 개념을 이해할 수는 없겠지만, 효과적으로 시각화된 삽화와 부개념들을 통해 어렴풋이 무슨 이야기일지 상상해볼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래서 아이들보다는 어른들이 이 책을 읽으며 더욱 감탄하게 되지 않을까 싶어요. 과학에 젬병인 저는 방사선(Radiation)을 애매모호하게만 알고 있었는데 "방사선은 모든 물체에서 나오는 빛이에요. 이렇게 나오는 빛의 색은 온도에 따라 달라요. 우리 몸도 빛을 내보내지만, 사람에게서 나오는 빛은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적외선이에요"라는 설명을 읽으며 감탄했답니다. 방사선의 원리를 설명하면서 적외선까지 아우르고 있으니까 말이죠. 이렇게 아이들 머릿속에 심겨진 과학의 씨앗들이 때가 되면 싹이 나고 자라나지 않을까 싶어요 :)
새로운 책을 만날 때마다 감탄하게 되는 키즈 유니버시티.
한 가지 애매한(?) 점이라면 이 책을 도대체 언제 동생들에게 물려줘야 한다는 게 아닐까요. 두고두고 앞으로도 유용할 것 같으니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