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 글쓰기 질문 365 - 어린이 크리에이터의 탄생! 파스텔 창조책 3
앤 루니 지음, 이탁근 그림, 강수진 옮김 / 파스텔하우스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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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N림픽"이라는 신조어를 처음 듣고 얼마나 웃었는지 몰라요. MBTI에 따라 N(직관)을 주요 인식 기능으로 사용하시는 분들은 대체로 상상력이 뛰어나고 영감적이기 때문에 때로는 비약적인 사고를 한다고 하잖아요. 때문에 그런 분들에게 "만약에", "왜"라는 이야기를 꺼내기 시작하면 "N림픽"이 열린다는 거에요. "매우 뚜렷"한 N으로써 공감할 수밖에 없었답니다. 저도 간혹 "만약에" 사고에 빠지기 시작하면 몇 시간이고 지치지 않고 이야기하거든요 ㅎㅎ

하지만 이런 선천적인 상상력도 꾸준히 사용하지 않으면 어느새 고정관념 속에 갇히기 마련입니다. 사고가 고착되는 것을 막기 위해 다양한 행동들을 할 수 있겠지만 그중 글쓰기보다 효과적인 게 없다고 믿어요. 글쓰기는 받아들인 정보를 자신의 것으로 가공하는 중요한 절차일 뿐만 아니라 머릿 속 무한한 상상세계를 현실에 펼쳐놓는 창조적인 작업이기 때문이죠. 우리 아이들이 무엇보다 글쓰기에 관심을 가지고 재미를 붙여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 면에서 정말 재미있는 책을 한 권 발견했어요. 파스텔하우스에서 새로 발간한 <초등 글쓰기 질문 365>가 오늘의 주인공입니다. 글을 막 배우기 시작한 초등 1학년부터 사고에 익숙해진 6학년까지 모두 즐겁게 활용할 수 있을만한 책이에요. 책 안에는 총 365개의 "글감"이 준비되어 있는데 하나같이 정답이 없는, 열린 글감이거든요. 부제인 "어린이 크리에이터의 탄생"에 맞게 이 책에서는 글을 쓰는 어린이를 "크리에이터"라고 부른답니다. 책의 서두에 크리에이터를 정의하면서 저자는 "크리에이터는 언제나 글을 쓴다는 것"을 꼭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정말 맞는 이야기에요. 새로운 어떤 것을 만드려 하든지 결국은 글에서 시작하니까요. 그것이 시놉이든 제작노트든 계획서든 일기든 모든 콘텐츠는 글에서 시작하고, 자신의 생각을 글로 효과적으로 표현할 수록 콘텐츠에 한 걸음 가까이 다가갈 수 있지 않겠어요!

이 책에는 정말 엉뚱한 질문이 많아요. 예를 들어 "나는 영화 속에 나오는 슈퍼히어로에요. 아무도 해결하지 못한 3가지 일을 해내고 지구를 구해야 해요!"에선 아이마다 전혀 다른 답을 내놓을 것 같아요. 주어진 첫 문장을 이어쓰며 자신만의 스토리를 만들기도 하고, 공룡이 지금 살아있다면 우리 동네가 어땠을지 상상해서 쓰기도 합니다. 글감을 읽을수록 기발하고 재미있는 아이디어들이 떠오를 수밖에 없겠더라고요.

스프링 제본도 특히 마음에 들어요. 가방 속에 넣고 다니면서 심심할 때마다 꺼내 쓸 수 있거든요. 가득 채운 이 책은 상상력의 기록이자 소중한 추억으로 남을 것 같아요. 짧은 글이지만 아이의 머릿 속 생각을 구체적으로 정리해보는 좋은 공부도 될 거고요. 무엇보다 정답이 없다는 부분이 가장 매력적이지 않나요.

초등학교 3학년 막바지에 들어서는 아들과 함께 시작해 보았는데 아직은 좀 어색해 하더라고요. 처음부터 쓰기보다는 쓱 넘겨보며 끌리는 글감부터 놀이하듯 써보기로 했어요. 이 책이 끝날 즈음에는 어떤 모습이 되어있을지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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