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학교에 이 시간까지 있어본다. 복도를 통하는 문도 벌써 잠기고, 오가는 사람도 없는 본관 4층..

 항상 해야할 일과 하고 싶은 일은 엇갈리기만 하고 그 엇갈림은 종종 내게 엉뚱한 결과를 가져오기도 한다. 어떤 선택이 이루어지든 언제나 그것에 만족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최선의 선택을 내리고 싶다.

 세상일도 그런듯, 하지 말아야 할것과 반드시 해야할 것을 정하지 못하고 갈팡질팡 하는 속에서 한 사람의 목숨이 너무도 비참하게 끝나 버렸다. 더구나, 그건 그 사람의 선택이 아니었다.

 진심으로 가슴이 아프고, 무기력한 내가 부끄럽기만 하다. 명복을 빌겠다는 입바른 소리도 죄스럽기만 하다..

 나는, 우리는 이제 무엇을 선택해야 하나.. 어떻게 해야 부끄럽지 않을까... 무엇을 잊지 않는다는 것은 그것을 그대로 되풀이하는 것이 아니라, 다시는 그런일이 없도록 사전에 방지할 수 있는 지혜를 기르는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차라리 잊는 것이 낫다...

 어떻게 해야하나, 어떻게 해야 부끄럽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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