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순수한 허구이므로, 본 내용에 등장하는 인물이나, 국가, 배경, 도시 등은 모두 사실과 관계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그리고 <+19>의 내용도 있으므로 읽으시려는 분들은 주의 바랍니다...

  


 

 第 二 部

 


 

 

 

 

 

 

 第 三 章

 

 그날 저녁, 그는 차를 타고 <찰리>의 산장(山莊)으로 달려 갔었다. 그러자 고속도로 양측에 있던 작은 연못이 쓰러져 가던 석양을 받아서 마치 점재(點在)하는 녹은 납처럼 보였다. 그리고 조금 더 가자 진창 길이 끝나던 곳에 서 있었던 대포(大砲) 탄환 정도 크기의 갈색 열매를 달고 있었던 <아보카도> 아래 <포트남의 프라이드 호>가 서 있던 것이 그의 눈에 들어왔다.

 

 그때 <찰리>는 휑뎅그렁했던 <방갈로(bungalow-산이나 바닷가 같은 곳에 지어 여름철에 캠프용, 피서용으로 쓰는 작은 집 또는 정면에 넓은 베란다가 있고, 풀이나 기와 따위로 지붕을 한 집. 본래 인도의 벵골지방 특유한 주택 양식으로, 주로 1층 단층집)>의 베란다에 앉아서 그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그의 앞에는 위스키 병 하나와 탄산수 병(siphon bottle), 그리고 놀랄 정도로 아직 깨끗한 채로 있었던 잔 두 개가 놓여있었다.

 "계속 기다리고 있었네!"

 그가 나타나자 <찰리>가 마치 그가 늦은 것을 나무라 듯이 이렇게 말을 했었다.

 그러자 또 그가 이렇게 말을 했었다.

 "길이 좋지 않아서 이 이상은 더 빨리 올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어디가 좋지 않습니까?"
 "오, 클라라(Clara)가 좀 좋지를 못하네!"

 "아, 결혼을 하셨다고 들었는데, 우선 축하드립니다!"

 "응, 뭐..."

 "왜요?"

 "아니..."
 "네, 그럼 들어가서 진찰을 해볼까요?"


 그러자 또 <찰리>가 망설이면서 이렇게 말을 했었다.

 "우선 한잔하고 들어가는 것이 어때?! 조금 전에 들여다 보니까 막 잠이 든 것 같던데!"
 "아, 그렇습니까? 그럼 고맙게도 조금 마셔볼까요? 먼지가 많은 길을 달려 오느라 목이 좀 칼칼해서!"
 "뭘로 줄까? 소다?"
 "네, 한잔 가득 주십시오."
 "응, 그러지!"


 그리고는 <닥터 에드>의 잔에 소다수를 따르면서 이렇게 말을 했었다.


 "언제 자네에게 이야기를 해주려고 했던 것이지만, 어쨌든 이미 아는 것 같아서 물어보겠는데, 자넨 내가 결혼을 했다는 소리를 어디서 들었던가?"
 "네, 대사(大使)께서 알고 계시더군요?!"
 "아, 그랬군!... 그럼 혹시... 그에 대해서 무슨 말은 없었던가?"
 "글쎄요, 별 말씀은... 근데, 왜 그러십니까?"
 "아, 사실 여러 가지 소문들이 떠돌고 있어서 말이지! 그리고 <험프리즈> 그 사람을 만나도 날 외면하고 말이지!"
 "하지만 그건 오히려 좋은 일이 아닙니까?"
 "그건 그렇지만!... 그런데 너무 어려서 말이지..."

 그러자 또 <찰리>가 이렇게 말을 했는데, 그것은 또 <닥터 에드>가 뭔가 비난을 할 지도 모른다고 생각해서 미리 변명을 하기 위해서였던지, 아니면 자신 스스로를 위로하기 위해서 그랬던 것인지는 정확히 몰랐지만, 어쨌든 그는 그렇게 애매하게 말끝을 줄였고, 그러자 또 <닥터 에드>가 이렇게 말을 했었다.

 "아, 그렇군요! 하지만 그것도 좋은 일이지 않습니까?"
 "응, 하지만 아직 스물도 되지 않았어! 그런데 나는 벌써 환갑도 지났잖아?"

 "아, 그렇습니까?"

 "음, 그건 몰랐었나?"

 "네, 거기까진..."

 그러자 그는 자신이 그곳으로 간 것은 <세뇨라 포트남>의 복통(腹痛) 때문보다는 <찰리>에게 그 문제로 조언을 해주기 위해서 불려 갔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러자 잠시 두 사람 사이에 어색한 침묵이 흘렀고, 그러자 또 <찰리>는 마치 그 공백을 채우기 위해서라는 듯 말없이 술잔을 들이켰던 것이다. 그리고는 잠시 후에 다시 이렇게 입을 열었었다.

 "그런데 문제는 그것뿐이 아니야..."

 "아, 그렇습니까?"

 "응, 사실 이런 일이라면 지금까지 몇 번이나 겪어왔었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술이 문제야, 그렇지? 우리 집안의 오랜 내력(來歷) 말이야! 그러니까 술은 나의 오랜 친구 같은 것이지! 그래서 우리 아버지께서도 그 때문에 제법 많은 고민이 있었던 것으로 아는데, 아무튼 나는 지금 단지 나의 집사람에 대한 이야기만 하려는 것이야. 그렇지 않으면 자네가 지금 나의 집사람과 만나게 되면 깜짝 놀랄지도 모르기 때문에 말이야."

 "네..."


 그러자 <닥터 에드>는 <세뇨라 포트남>이 누구인지 더욱 궁금해졌다.


 "어쨌든 집사람이 너무 어린 것만은 사실이야! 그래서 나는 솔직히 지금도 부끄러울 뿐이야. 이젠 이런 생활에 익숙해졌기 때문에. 그래서 이런 집에도, 하녀에게도, 이 시골에도 다 미안하지만, 그리고 여기는 어두워지면 썰렁하게 변하고 말아..."
 "그런데 부인은 어디 출신이죠?"
 "<투쿠만(san miguel de tucuman-아르헨티나 북서부 Andes산록의 도시로, 독립이 선언된 곳)>이야! 그래서 그녀는 순수한 <인디오(Indio-남미,·中美 원주민의 총칭)>야. 물론, 위로 계속 올라 가야겠지만... 어쨌든 미리 말을 하지만, 그녀는 의사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아! 의사란 사람에게 심하게 당했던 적이 있었다나 봐!"



 


 "알겠습니다. 그것은 제가 어떻게든 한번 해보지요!"

 그러자 또 <찰리>가 약간 머뭇거리듯이 이렇게 말을 했었다.

 "그런데 배가 아프다고 하는데, 그래서 말이지만, 혹시 아이가 생긴 것은 아닐지?..."
 "혹시, 찬 맥주 같은 것을 마시지 않았나요?"
 "그녀는 스페인계 가톨릭이야. 그러면 알겠지? 물론, 미신(迷信)도 많이 믿지만, 그러나 완전히 맹목적인 정도는 아니야. 그리고 <셰익스피어>는 잘 몰라도, 교황(敎皇)이 어떤 사람인지 정도는 알고 있네! 아무튼, 다 마셨으면 이제 슬슬 들어가 볼까?"

 그리고는 그를 안내해서 안으로 들어갔었다.


 * * *


 그런데 그가 <찰리>의 안내를 받으며 복도로 들어 갔을 때, 그곳에는 <빅토리아 조(朝)>의 수렵(狩獵) 판화(版畵)들이 많이 걸려 있었다. 그러자 <닥터 에드>는 그 그림들을 곁눈으로 슬쩍 보면서 발끝으로 조심스럽게 걸어서 <찰리>의 뒤를 따라갔다. 그러자 <찰리>가 복도 끝에 있던 방 앞까지 걸어가더니 문을 조금 열고는 그 안을 훔쳐봤다. 그리고는 그에게 이렇게 말을 했었다.

 "아, 일어난 것 같아! 그러니 안으로 들어가 보게! 나는 베란다에 있을 테니까! 그리고 같이 한잔하게 가능하면 빨리 나오게!"

 <찰리>가 이렇게 말을 하고는 밖으로 나가버리자, 그는 조용히 그 방 안으로 들어갔다. 그러자 그 안에는 양초 모양의 조그마한 전등(電燈)이 하나 켜져 있었는데, 그것은 또 성자(聖者)의 조그마한 상(像) 아래에 있었다. 하지만 그는 갑자기 그 성자(聖者)가 누구인지 잘 생각이 나질 않았다. 하지만 나중에야 그것이 <성(聖) 프란시스(Saint Francis)>란 것을 알았다. 그러자 순간, 그는 갑자기 그 <세뇨라 산체스>의 매음굴(賣淫窟)이 생각이 났다. 그러자 또 그 중앙의 정원을 둘러 싸듯이 빙 둘려져 있던 조그마 했던 개실(開室)들에 성자(聖者)를 모시기 위한 양초가 켜져 있었던 것이 머릿속에서 언뜻 떠올랐다.

 "안녕하세요?"

 그는 그런 생각들을 하면서 침대에 누워 있던 <찰리>의 부인에게 이렇게 인사를 했었다. 하지만 그때, 그녀는 자신의 얼굴을 검은 머리카락으로 다 덮고 있었기 때문에 그가 볼 수 있었던 것은 그녀의 검은 눈 뿐이었다. 그리고 또 그때, 그녀는 마치 <닥터 에드>를 경계하는 듯 뚫어지게 보고 있었는데, 그것은 마치 수풀 속에 숨어서 바깥을 내다보고 있는 고양이처럼 보이기도 했었다.


 "어디가 어떻게 아픕니까?"

 

 잠시 후, 그가 이렇게 말을 했었다.

 

 "진찰은 싫어요! 진찰하지 말아요!"

 그러자 그녀가 갑자기 이렇게 소리를 질렀다.

 그러자 또 뜻밖이라는 듯 <닥터 에드>가 깜짝 놀라는 표정을 지으면서 이렇게 말을 했었다.

 "아, 나도 그건 싫어요! 하지만 복통이 있다고 하던데, 그 증상이라도 한번 들어 볼까요?"
 "이젠 다 나았어요!"
 "아, 그래요? 거 다행이군요! 그럼 금방 끝나겠는데, 일단 어두운데 불을 좀 켜도 될까요?"
 "꼭 그렇게까지 말씀하신다면야!"

 그리고는 얼굴을 덮었던 머리칼을 옆으로 휙, 하고 치웠다.


 "아!..."


 그러자 <닥터 에드>는 순간 숨이 다 멎을 것만 같았는데, 그때 나타났던 얼굴은 바로 그 소녀(少女), 그러니까 그가 그 <세뇨라 산체스>의 매음굴(賣淫窟)에서 봤던 바로 그 소녀(少女)였기 때문이었다. 그러니까 그가 <사아베드라>와 그곳에 갔을 때 유심히 지켜 보았던 그 소녀, 그러니까 이마에 회색점이 있었던 바로 그 <점박이 소녀>였다는 말이지만, 어쨌든 그러자 <닥터 에드>는 하마터면 자기도 모르게 소리를 지를 뻔 했었다. 하지만 그것만은 어떻게든 참고서 마치 의사의 본분이라는 듯 이렇게 또 물었었다.

 "아픈 곳이 어딘지 보여주겠어요?"

 그러자 또 다음 순간

 그녀가 갑자기 덮고 있던 모포(毛布)를 휙, 하고 젖혔다.


 "아!..."


 그러자 <닥터 에드>는 또 놀라고 말았는데, 그때 그의 눈에 들어왔던 것은 바로 그녀의 완전하게 벗은 알몸이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마치 그런 일이 익숙하다는 듯, 그런 상태로 배의 한 곳을 손가락으로 가리켰을 뿐이었다. 그래서 오히려 <닥터 에드>가 속으로 당황했을 정도였는데, 그러나 그 역시도 이미 노련한 의사라는 듯 마치 아무 일도 아니라는 듯 그녀가 가리켰던 곳을 만지려고 했었다. 그런데 또 그때였다. 갑자기 그녀가 몸을 움직여서 그의 손길을 피했다. 그러자 또 그가 이렇게 말을 했었다.


 "아, 왜 그래요?"

 "의사는 싫어요!"

 "왜?"

 "의사는 나빠요!"

 "왜, 무슨 일이 있었어요?"

 "닥터 베네벤토!"

 "아, 그 사람이 나쁘게 했나요?"

 "..."

 "괜찮아요 나는 무서워할 것 없어요!"

 그러자 그때서야 그녀가 싫은 것을 억지로 참는다는 태도로 그의 진찰을 허락했었다.

 그래서 그는 손가락으로 그녀가 가리켰던 곳을 누르면서 이렇게 말을 했었다.

 "여기였나?"
 "예, 예."
 "아, 그럼 걱정할 것 없겠군요! 장염(腸炎)이 조금 생긴 것뿐이니까!"
 "장(腸)이?..."

 그러자 또 그녀가 이런 반응을 보였는데, 그것은 또 아마도 그녀는 그런 말은 난생 처음 들었던 때문으로 생각되었었다. 그래서 더욱 무서워하는 것 같았는데, 그러자 또 그가 그녀를 안심시킨다는 듯이 이렇게 말을 했었다.

 "<비스무트(bismuth-금속원소의 하나로, 의약제로 쓰일 때는 整腸劑로 쓰임. 기호=Bi)> 가루약을 남편에게 주고 갈 테니까, 나중에 물과 함께 드세요. 사탕을 섞으면 좀 더 마시기가 쉬울 겁니다. 그리고 술과 함께 먹는 것은 가능하면 피하고, 차라리 오렌지 주스와 함께 먹어요."

 그러자 그녀가 알았다고 하면서 그를 뚫어지게 쳐다봤었다.

 그리고는 또 이렇게 말을 했었다.

 "그런데 당신의 이름은?..."
 "에드요! 에드워드..."

 그러자 또 그녀가 그를 보면서 이렇게 말을 했었다.


 "에드워드?!"

 "응!"

 "저, 당신과 처음 만난 것 맞죠?"
 "음! 어떤 의미에서는!..."
 "<닥터 베네벤토>를 아세요?"
 "아, 한두 번 만났던 적이 있었어! 어쨌든 당신은 병이 아니니까, 그렇게 자리에 누워 있을 필요는 없어요!"

 그러자 또 그녀가 <찰리>라고 말을 하면서 악센트를 <리>에 강조를 하면서 이렇게 말을 했었다.

 "<찰리-이>가 의사가 올 때까지 자리에 누워 있지 않으면 안 된다고 했어요!"
 "음, 하지만 이제 의사가 왔으니 일어나도 돼요!"

 그리고는 그가 밖으로 나가기 위해서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리고는 문을 닫아주고 나오려고 했을 때, 그는 그녀가 자신을 계속해서 지켜보고 있는 것을 보았다. 그러자 또 그가 이렇게 말을 했었다.

 "근데, 이름은 뭡니까?"
 "<클라라>!"
 "음 <클라라>! 그럼, 푹 쉬어요!"

 그리고는 문을 닫고 복도로 나왔을 때, 그의 머릿속에서 갑자기 그 <아빌라(Ávila-스페인중부도시)의 성(聖)테레사(Saint, 테레사-1515~1582. 통칭 Terresa of Avila. 카르멜회를 개혁한 스페인의 수녀, 신비문학 작가)> 상(像)이 떠올랐다. 그러자 또 이어서 그의 머릿속에서는 <클라라>를 처음 봤던 때의 기억을 떠올랐고, 이어서 그녀가 자기 방에서 이부자리를 펴면서 마치 흑인(黑人)여자처럼 허리를 직각으로 숙이던 모습이 떠올랐다.


 그런데 또 그 당시, 그는 처음으로 환자 중 한 여자와 애인 사이가 되었었다. 하지만 그때 그의 관심을 끌었던 것은 그 여자의 육체가 아니라, 약간 더듬는 듯했던 목소리와 함께, 뭐라고 표현할 수 없었던 야릇한 냄새 때문이었다. 하지만 <클라라>에게서는 그런 특징은 발견하지 못했었다. 물론, 유행에 떨어지게 야위었던 몸과, 작은 가슴 등은 제외였지만...


 그리고 또 그때 <클라라>의 실제 나이는 20세 정도는 되었을 것으로 생각되었지만, 하지만 또 그렇다고 16세 이상으로 보이지도 않았었다. 그러니까 결국 그 <산체스>란 여자는 그곳의 소녀(少女)들을 말 그대로 <꽃도 피어보기도 전에 꺾어 버리고> 있었던 것이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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