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또 그는 <찰리>와 처음 만났던 때부터 3년 정도 지났을 때, 영국(英國) 대사(大使) <헨리 벨프레이지 경(卿-Sir Henry Belfrage)>을 상대로 <찰리>의 이야기를 할 기회가 있었다. 그런데 그 대사(大使)는 앞의 그 <마테 차(茶)>에 대한 보고(報告)로 <찰리>를 엄청나게 괴롭혔다던 그 대사(大使)의 후임이었다. 그리고 그 자리는 그 당시에 정기적으로 열렸던 <영국(英國) 거류민(居留民) 칵테일 파티> 석상(席上)에서였다.
그리고 또 그 <파티>는 그가 가끔씩 자신의 어머니를 찾아뵙기 위해서 <수도(首都)>로 갔을 때, 자신의 어머니와 함께 참석했던 <파티>였다. 그래서 그 <파티>에서 그가 친하게 지냈던 사람은 아무도 없었고, 그래서 또 기껏해야 아는 척하는 사람 몇 정도가 있었을 뿐이었다.
그 중에서는 <런던⋅남아메리카 은행장>이었던 <브라(Bra)>란 사람과 <영국⋅아르헨티나 협회장>이었던 <피셔(fisher)>란 사람, 그리고 또 그날 <헐링엄 클럽(hurlingham club-영국 London Ranelagh Gardens의 스포츠클럽)>에서 지내고 있었던 <프레이저(Fraser)>라는 노(老)신사 등이 있었다. 그리고 또 그 중에는 이름은 항상 잊어버렸지만 <브리티시 카운슬러(British counselor)>의 대표도 있었는데, 그는 혈색(血色)도 좋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대머리에다, 몸집이 작았던 남자로, 어떤 시인(詩人)과 함께 그곳에 와 있었다. 그리고 또 그 시인(詩人)은 샹들리에(chandelier) 아래서 의식적인 듯 장소에 어울리지 않게 차려입고 있었는데, 그때 그는 새된 목소리로 이렇게 말을 했었다.
"아, 한시라도 빨리 이곳에서 벗어나고 싶군? 위스키를 이런 물에 타서 먹으라고?!"
그러자 그곳에서는 그의 목소리만이 마치 비행기의 엔진소리처럼 윙윙거리듯이 바닥에 쫙 깔리면서 실내(室內)의 구석구석까지 퍼져나가는 것 같았다. 그래서 <닥터 에드>는 그가 다음에는 얼마나 찢어지는 목소리로 소리를 또 지를 것인지에 대해서 궁금해졌을 정도였는데, 그것은 또 예를 들어서 <안전 띠를 매주세요!>라고 소리를 지를 것 같았던 것이 바로 그것이었다고 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닥터 에드>는 그 사람을 다시 한 번 쳐다보지 않을 수 없었지만, 어쨌든 그는 잠시 후에 <헨리 경>과 단 둘이만 있게 되자 <헨리 경>이 예의상으로라도 무엇인가 자신에게 이야기를 걸어올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리고 또 그때, 그 두 사람은 금박(金箔)을 했던 다리의 소파와 <루이15세> 시대의 의자 사이에 있었는데, 그곳은 또 뷔페(buffet) 근처의 소음으로부터 떨어졌던 곳이었기 때문에, 두 사람은 자유롭게 대화를 나눌 수가 있었던 장소였다.

<모듬 카나페>
그리고 또 그때, 그의 어머니는 <카나페(canapé-서양요리의 하나로, 얇고, 잘게 썬 빵이나, 크래커 위에 야채나 고기, 생선, 계란 등을 얹어서 만듦. 손가락으로 집어 한 입에 먹을 수 있는 작은 요리)>를 들었던 신부(神父)를 붙잡고 몸짓을 섞어가며 진지하게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그것은 또 평소 그의 어머니는 신부(神父)들과 함께 있는 것을 아주 좋아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그는 자신의 어머니에 대한 부담은 덜 수가 있었고, 그래서 또 그는 마음을 놓고 <헨리 경>과 대화를 나눌 수가 있었는데, 그러자 그의 예상대로 <헨리 경>이 먼저 그에게 이렇게 물어왔었다.
"아, 닥터! 그 <산 속(山奧)의 영사(領事)>는 잘 계시겠지?"
그리고 또 그때 <헨리 경>은 언제나 <닥터 에드>가 살고 있었던 그 <북부지방(北部地方)>을 <산 속>이라고 표현하고 있었다. 그것은 또 아마도, 그 먼 변경(邊境)으로부터, 그 <리오 데 라 플라타(Río de la Plata=라플라타 강. 우루과이 강과 파라나 강이 합류하여 대서양으로 흘러드는 남아메리카의 삼각강. 아르헨티나와 우루과이의 국경을 이루며, 강 남측에는 아르헨티나의 수도인 부에노스아이레스가, 북측엔 우루과이의 수도인 몬테비데오가 있다)>의 남부(南部)문명(文明)까지 유유하게 흘러내려 오던 <파라나 강>의 거대한 장도(長途)를 강조하고 싶어서 그러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었는데, 아무튼 그러자 <닥터 에드>가 이렇게 말을 했었다.


<Río de la Plata-지도의 아래부분 灣으로 들어간 부분과 그곳의 풍경>
"아 <찰리 포트남> 씨 말입니까? 네, 가끔씩 만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제가 조금 바빠서 만나지를 못하고 있습니다."
그러자 또 그가 이렇게 말을 했었다.
"에... 사실, 우리들의 일이란 것이 항시 그렇지만, 나처럼 <신임(新任) 자(者)>들은 필연적으로 몇 가지들의 어려운 문제들과 마주할 수밖에 없는데, 그래서 그런 것만을 두고 말을 하자면, 그 <산 속의 영사(領事)>도 그 중의 한가지라고 할 수 있네!"
"아, 그렇습니까?"
그러자 <닥터 에드>가 이렇게 진중하게 답을 했었다.
그리고는
"그렇지만 저는..."
하고 말을 했을 때 <헨리 경>이 또 이렇게 말을 이어갔었다.
"음! 그런데 우리는 그 사람이 그곳에서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 수가 없단 말이거든? 그리고 어쩌다 올리라고 하는 형식적인 보고(報告)조차도 까먹기 일쑤라든지 해서는 곤란하지! 그리고 또, 그 사람은 옛날 선임자(先任者)가 뽑았던 사람들 중 하나였기 때문에, 그래서 우리는 그 직(職)을 거두려고도 했었는데, 그런데 또 요즘의 어리석은 젊은이들이 게릴라에 가담해서 <파라과이>의 장군(將軍)에 대항하는 <카스트로(Fidel Castro)> 쪽에 붙으려고 하고 있기 때문에 말이지?!"

<카스트로- 1961년 체게바라와 함께>
"네..."
"그리고 또 서류 상으로 확인했을 때, 차후(此後)의 전화 비용의 반(半)과, 사무실 운영 비용 거의를 우리 쪽에서 부담하기로 되어 있던데 말이지?"
"네, 하지만 왕실(王室)의 입장에서는 그 사람을 그냥 두는 것이 오히려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
"음?!..."
"뭐, 유적(遺蹟) 같은 것도 안내(案內)를 받는다든지..."
"아, 그런 일도 있었던가?! 음... 우리는 그 정도로 중요한 인물은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말이지? 어쨌든, 왕실(王室)이란 것이 소문에 민감한 면도 있고 해서 말이지! 그리고 또 언젠가 <폴로(polo)경기(競技)>의 말을 배에 실어서 옮겨야 한다고 했던 적이 있었는데, 아마도 자네는 그것이 얼마나 귀찮은 일인지 정말로 모를 거야! 그런데다 그때가 또 <육식(肉食)수입 금지 기간>이었단 말이거든?..."
그리고는 잠시 <헨리 경>이 그때의 기억이라도 더듬어 보려던 것이었던지, 명상(冥想)에 젖는 듯 했었다.
그러더니 또 무슨 결정이라도 났던 것인지, 제법 확신에 찬 목소리로 이렇게 말을 했었다.
"음! 어쨌든 그 사람은, 그 <산 속>의 영국(英國) 거류민(居留民)들과 좀 더 잘 지낼 수 있도록 노력을 할 필요는 있어!"
"하지만 제가 알기로, 그 동네에서 50마일(야드파운드법에 의한 거리의 단위. 1마일은 약 1.6킬로미터)l 이내(二內)에 있는 영국 사람은 단 3명밖에 없습니다. 거기다 농원(農園)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그 동네를 출입하는 일이 거의 없습니다."
"그렇다면 그에게는 더욱 좋겠군?! 그런데 자네, 혹시 <제프리즈>라는 남자를 알고 있는가?"
"혹시 <험프리즈>가 아닙니까?"
"아, 아무튼!..."
"네, 그 사람은 영어선생입니다만?..."
"아, 그 사람의 말에 의하면, 그 <산 속의 영사>가 영사관의 깃발도 거꾸로 달았다더군?!"
"아, 그 이야기는 저도 들었습니다만, 아무래도 왕실의 문장(紋章)이 있는 깃발이라 착각을 했던 모양이었습니다."
"영사(領事)란 사람이 그래 가지고서야..."
"그리고 죄송합니다만, 그 사람은 영사(領事)가 아니라 명예영사(名譽領事)입니다. 그리고 제가 듣기로 영국인 중에서도 <유니언잭(Union Jack)>도 제대로 달지 못하는 사람도 있다고 들었는데, 혹시 <경(卿)>께서는 그에 대해서는 문제가 전혀 없으시겠죠?"
그러자 또 <닥터 에드>가 <경(卿-sir)>이란 부분에서 힘주어서 이렇게 말을 했었다.
그러자 또 그가 이렇게 말을 했었다.
"아, 아! 뭐 그렇지! 그리고 다행스럽게도 나에게는 그 일을 잘 처리해 주는 부하(部下)가 있네! 그래서 나는 국기를 달 일이 없지! 아무튼 내가 말하려는 것은 그것이 아니라, 그리고 또 그것은 전임자(前任者) <카로(Caroe)>와의 일이었고, 어쨌든 지금 곤란한 문제는 그 <포트남>이 아주 부적당(不適當)한 말도 되지 않는 결혼을 하려고 한다는 소문이 있다는 것이네!"
"네? 결혼을 요?"
그러자 <닥터 에드>도 그런 이야기는 난생처음이라는 듯, 이런 반응을 보였었는데
그러자 또 <헨리 경>이 그런 그를 슬쩍 쳐다보고는 이렇게 말을 했었다.
"음! 그 <험프리즈>란 사람의 보고에 의하면, 그리고 또 그 사람 편지 쓰는 것을 아주 좋아하는 사람 같던데, 어쨌든 그 <포트남>이 아주 좋은 가문(家門)의 여자와 그런 일이 있을 거라고 하던데, 자네는 그에 대해서 뭐 좀 들은 것이 없나?"
"네, 그것은 저도 처음 듣는 이야깁니다만? 그런데 그 사람은 결혼을 하기에는 나이가 좀 많을 것 같은데, 그런데 그 상대 여자는 누구라고 했습니까?"
그것은 <닥터 에드>도 진심으로 궁금했던 것이었다.
"아, 하지만 애석하게도 그에 대한 이야기는 없었어! 아마도 그도 확실히는 모르는 것 같아! 그래서 그것은 <포트남>이 직접 해명을 해야 할 것 같지만, 그러나 또 솔직히 그런 것이 국가안위(國家安危)에 관계된 문제도 아니고, 그래서 또 우리도 그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하지만 또 그 사람이 지나친 감이 없잖아 있기는 한데, 그럼에도 그 여자까지 조사를 할 필요는 느끼지 않고 있지!"
"네..."
"음, 그래서 나는 단지 자네가 그에 대해서 들은 것이 없는가 하고 묻고 싶은 것뿐이고, 그런 의미에서 또, 그 사람을 명예영사(名譽領事) 직에서 그만 두게 하는 것은 본국(本國) 출신의 외교관을 해임하는 것보다 더 어렵다는 것을 말하고 싶은 것뿐이야! 그리고 또, 그 명예(名譽)란 말도 사실 생각해 보면 조금 어색한 것이기도 하고, 아무튼 그런데다 또 그 사람 자격도 없으면서 2년에 한 대씩 신차(新車)를 수입해서 팔고 있다고도 하는데, 하지만 그 사람은 정식외교관도 아니잖아? 그러니 그 사람 분명히 앞으로 당국(當局)조차 속여 먹을 사람이 아니겠어? 그러니 그 사람 여기 영사(領事) 이상으로 단물을 취(取)할 것이야! 그리고 여기의 <애스턴 마틴(Aston Martin-영국의 승용차 메카인 브랜드의 이름)>은 안타깝게도 규칙(規則)에 묶어있기 때문에, 그래서 그나 나의 봉급으로는 차(車) 같은 건 살 수도 없는 처지야! 그게 또 <파나마(panama)> 대사(大使)와 다른 점이지만, 어쨌든 그런데다 또 안타깝게도 집사람마저 어떤 시인(詩人)에게 빠져서는... 그런데 그 사람 이름이 뭐라고 했더라?..."

<1958 Aston Martin DB Mark III>
"그것은 저도 잘 모릅니다."
"흠, 나도 아는 것이라곤 무슨 <풀러(Puller)> 정도인데, 아무튼 자네가 그 <산 속>에 살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이것저것 좀 물어 보려고 했던 것인데, 그리고 나는 아직 그 <험프리즈>란 사람을 만나고 싶지가 않기 때문에... 아아, 싫을 정도로 보내 버리고 싶지만..."
"네? <험프리즈>가 말입니까?"
"아니, 아니! 그 시인(詩人) 말이야! 그리고 저 사람들이 시인(詩人)들이라면 말이야?"
"네..."
"음, 그리고 자네가 그 <산 속>으로 돌아간다면 말이야, 한 가지 부탁할 것이 있는데... 아, 물론 자네라면 이런 말을 들어도 관계없다고 생각해서 하는 말이지만..."
"네..."
"음, 어쨌든 스캔들(scandal)은 절대로 사양이야. 알겠지? 자네는 내가 무슨 말을 하고 싶어 하는지? 그러니까 그 <험프리즈>란 사람, 본국(本國)에까지 투서(投書)질은 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은 하지만, 그러니까 외무부(外務部)로 말이야? 하지만 또 뭐, 그 <포트남>이란 사람이 누구와 결혼을 하든 말든 우리와는 사실 관계가 없는 것이 아니겠어? 그러니까 내 말은 자네가 <산 속>으로 돌아가거든 그 <험프리즈>란 남자에게 말을 좀 잘 해줬으면 한다는 것이야. 그러니까 남의 일에 참견을 해서 그것이 우리들까지 귀찮게 하는 일이 없게 하라고 말이야? 하지만 또 다행히도 <포트남>이란 남자 이제 나이가 있잖아? 그러니까 자네가 기회가 되면 그 사람이 스스로 그만둘 수 있도록 권유도 해 보라는 것이지! 아아! 어쩌지? 그 자식!"
"네?"
"아니, 집사람이 빠졌다는 그 시인 말이야! 정말로 미치겠군! 어찌해 볼 수가 없어!"
"제가 조금 도와드릴까요?"
"아, 그래주겠는가? 자네, 정말로 마음에 드는군? 하지만 나에겐 그럴 용기가 없어! 그 시인(詩人)이란 자식, 정말로 싫어! 그런데 나는 항상 사람들의 이름을 잘 혼동 해! 그걸 알면 저 사람들도 <험프리즈>처럼 될 지도 모르겠군? 본국(本國)에 투서(投書)질 하는 것 말이야! 예술(藝術)협회 앞으로! 아무튼, 나는 자네의 친절(親切)을 절대로 잊지 않겠네! 그리고 나도 가능한 자네를 도울 수 있도록 해 보겠네! 그 <산 속>에 있을 자네를 위해서 말이야!..."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