第 一 章 하지만 <닥터 에드>는 <찰리>와 가까워지고 싶은 마음은 별로 없었다. 그런데 또 그로부터 약 1, 2개월쯤 후에 그는 영국(英國) 영사(領事)의 서명(署名)을 받아야 할 일이 생겼던 것이다. 그래서 그는 영사(領事)를 만나 보려고 했지만 최초 시도는 실패하고 말았다. 그래서 또 그에 대한 이야기도 잠시 하고 넘어가면, 그러니까 그날 오전 11시경에 <닥터 에드>는 영사관(領事館)에 도착했다. 그러자 그때 영사관(領事館)의 유니언잭(Union Jack)은 <차코>로부터 불어왔던 무덥고 건조했던 바람에 매우 위태롭게 펄럭이고 있었다. 그러자 그는 잠시 <그날 왜 국기를 걸어두었는지?>에 대해서 의아해 했다. 하지만 잠시 후에야 그는 그날이 바로 <세계 제1차 대전>의 <휴전(休戰) 기념일(1918년 11월 11일)>이란 것을 생각해냈다. 그래서 그는 그 국기를 다시 한 번 더 쳐다보면서 영사관(領事館)의 벨을 눌렀다. 그러자 잠시 후, 문은 열리지 않고, 안에서 누군가가 그가 누구인지를 확인이라도 하는 양, 밖을 엿보는 구멍으로 커다란 검은 눈알이 하나 나타났다. 그러자 그는 그 눈알이 <영사(領事)의 것>이라고 생각하고는 그가 자신을 더 잘 볼 수 있게 자세를 바로 하고 그 앞에 똑바로 섰다. 하지만 잠시 후, 문을 열었던 사람은 영사(領事)가 아니었고, 아주 큰 코를 가졌던 조그마한 체구의 흑인 여자아이였다. 그리고는 그 크고 맑았던 눈으로 그를 빤히 쳐다보고 있었는데, 그런데 그가 봤을 때 그 눈은 마치 상대로부터 썩은 고기의 일점(一點)이라도 노리는 듯했던 육식조(肉食鳥) 같이 예리하게 집중하는 듯했던 눈이었다. 그러자 아무튼, 그는 아주 인상적인 그 흑인 여자 아이의 모습을 보면서 영사(領事)가 계신지를 물었다. 그러나 그 흑인 여자아이는 영사(領事)는 부재(不在) 중이라고 하면서 언제 돌아올지도 모른다고 덧붙였다. 그러자 그는 조금 실망이 되었지만, 그러나 또 영사(領事)가 없다고 하는데 다른 말도 할 수가 없었기 때문에 하는 수 없이 그곳을 떠났고, 그렇게 해서 그 첫 시도는 실패로 돌아가게 되었던 것이었다. 하지만 그는 영사(領事)의 서명을 꼭 받아야만 했기 때문에, 점심 식사를 하고는 잠시 쉬었다가 빈민지구의 환자를 보러 가던 길에 다시 그곳에 들렀다. 그런데 또 그때, 그는 그 흑인 여자아이가 문을 열어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그러나 뜻밖에도 문을 열어주었던 사람은 바로 <찰리 포트남>이었다. 그래서 그는 오히려 깜짝 놀랐을 정도였는데, 그러나 또 그때는 <찰리>가 말했던 그 <우울했던 또는 슬펐던 때>였는지는 몰랐어도, 어쨌든 앞에 술에 취해서 만났을 때와는 달리 <찰리>는 <닥터 에드>를 무언가 경계하는 듯한 태도로 맞이했다. 그러자 또 그는 아마도 <찰리>가 그 전의 그런 유쾌하지 않았던 상태에서 그를 만났던 기억으로 인해 무의식적으로 어떤 꺼림의 느낌이 발동을 했기 때문에 자신도 모르게 그렇게 방어적인 자세가 되었던 것인지도 몰랐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는 자신이 먼저 아는 척을 해주는 것이 아랫사람으로서의 도리라든가, 상대방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하고는 먼저 인사를 했던 것이다. 하지만 <찰리>는 그날의 기억은 물론이었고, 그의 존재조차도 기억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래서 그는 그날 있었던 일들에 대해서 대충 설명을 해주었다. 그러자 <찰리>는 그때서야 약간 생각이 난다는 표정을 지었지만, 그러나 끝까지 완전히 기억을 하지는 못했다. 그러나 <닥터 험프리즈>를 알고 있고, 그날 <닥터 에드>가 <찰리>를 그곳까지 데려다 주었다는 것에서 더 이상 의심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던지 그를 안으로 들어오게 했다. 그래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