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쁨의 천마일 - 한비야를 읽었다면 박문수를 읽어라!
박문수 지음 / 이덴슬리벨 / 2006년 12월
평점 :
절판


 결국,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참고 참았던 탓에 눈물이 터지자 흔한 말로, 닭똥 같은 눈물이 뚝뚝 떨어져 내렸다. 옆에 앉은 아주머니께서 내 얼굴과 책을 번갈아가며 한참을 쳐다보셨다. <기쁨의 천마일>을 받은, 어느 날 오후 버스에서 일어난 일이었다.

 아프리카.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꿈꾸는 곳이다. 가기 어렵고, 지내기 힘들기 때문에 더욱더 매력적인 모순의 땅. 그래도 아직은 훼손되지 않고 지구상 어디에서고 보기 힘든 자연의 모습이 찬란하게 펼쳐져 있고 때묻지 않은 사람들이 살고 있는 땅이자, 세계에서 가장 가난하고 가장 병든 사람들과 밀렵으로 희생되는 동물들이 함께 살고 있는 땅이기도 한 아프리카. 그리고 이제 아프리카는, 그런 아프리카를 사랑하며 아프리카에 생을 바친 사람들이 살아가는 땅이기도 하다.

 하지만 가련하게도 물조차도 소화시킬 수 없게 된몸을 가진 그녀의 얼굴에는 웃음이 번졌다. 강간을 당해 에이즈에 걸린 소녀의 삶. 자신에게 병을 옮겨 오직 하나뿐인 인생을 망친 그 사내를 원망하고 죽이고도 싶었겠지만 죽어가는 그 와중에도 그 소녀는 무엇을 이루었는지 부처와 같은 환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소녀에게 아무런 원망따윈 없어 보였다.

-p175

 나를 끝내 울게 만든 한 소녀의 죽음 이야기다. 지금 다시 타이핑하느라 읽으면서도 또 다시 눈물을 그렁거리고 있다. 하지만 모순되게도 나는 <기쁨의 천마일>을 읽으면서, 그 중에서도 특히 이 부분에서 지금까지 내가 생각했던 것과는 또 다른 아프리카의 매력을 발견했다. 그것은 바로 '사람'이었다.

 나의 아프리카에는 사람이 없었다. TV 다큐멘터리나 동물의 왕국 프로그램에서 보여 준 드넓은 대지와 포효하는 사자를 비롯한 동물들이 있었을 뿐이었다. 내가 가고픈 아프리카의 모습은 킬리만자로나 세렝게티로 대변되는 곳이었다. 물론 머리로야 이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아프다거나 기아에 시달린다거나 하는 것을 알고 있지만, 그것과 상관 없이 마음이 꿈꾸는 아프리카의 이미지는 늘 사람을 뺀 '자연'이었다. 하지만 이제 <기쁨의 천마일>은 그런 나의 공허한 아프리카에 '사람'의 숨결을 불어 넣었다.

 모든 것을 다 잃고도 상대를 원망하는 대신 넓은 가슴으로 용서하고 떠나는 소녀라든가 한밤중에 갑자기 나타나 공중전화 카드를 살 수 있는 곳을 묻는 이방인 청년에게 휴대폰을 빌릴 수 있는 식당을 소개하고 사라져 버린 누추한 옷차림의 한 남자, 버스에서 처음 만나 친구가 된 사람에게 긴 여행을 잘 하라며 기꺼이 식사를 대접하는 미라클 등 보석처럼 빛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여기에 있다. 흔히 우리가 '아프리카'하면 떠올리는 빈곤함과 질병에 지친 사람들도 물론 있지만, 한쪽에서는 민족끼리 싸우기도 하고 배척하기도 하지만, 물질적으로는 가진 것 없어도 착하고 나눌 줄 아는, 진정으로 기쁜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이 여기 있는 것이다.

 그래서 그들의 고통에 더욱더 가슴이 찢어졌다. 간단한 약이 없어서 몸이 붓고 썩어가고 태어날 때부터 질병에 시달리고... 엄마고 아이고 그렇게 죽어가고...

 하지만 그래도 마냥 절망적이지는 않다. 이들을 돕기 위해 세계 각국에서 온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이들도 역시 아프리카를 아름답게 만드는 사람들이다. 조국, 성별, 소속 단체 등과는 상관 없이 이들은 나누는 마음으로 하나가 되고 있다. 이들은 아프리카 사람들을, 혹은 꼭 아프리카가 아니라도 이 세상 사람들을 돕는 일을 찾고 실천하고 있다. 다만 아쉬운 건, 아직 한국은 다른 나라들에 비해서 그 숫자도 지원 물량도 많지 않다는 점이다.(아마 그래서 더 이 책이 한국에서 출판되어야만 했던 게 아닐까 싶다.) 국내에도 못 사는 사람들이 있고 아픈 사람들이 있지만 그 사람들도 돕고 아프리카 같은 오지에서 기아나 질병으로 죽어가는 사람들도 도왔으면 좋겠다. 우리가 가진 것을 조금만 더 나누면 스러져 가는 생명을 살려 낼 수 있다는 걸 좀더 많은 사람들이 공감해 주었으면...

 그런 것이다. 아프리카 초원 위의 듬직한 바오밥나무라 할지라도 아무도 모르는 병을 앓고 있었다. 우리가 알고 있던 바오밥은 어린왕자의 소행성을 대부분 차지하기 이전에 이미 대지를 사랑하며 살다 병들고 죽어간다. 어린왕자는 그러한 바오밥을 제거하기 위해 열심히 그 싹을 제거하고 장미를 심겠지만 사실 장미는 가시를 품은 정말 강한 나무가 된다. 정작 강해보이는 바오밥나무는 사랑과 관심이 없으면 장미보다도 약한 나무였다.

-p162

 당분간은 아프리카에 가겠다는 이야기를 못할 것 같다. 이 책을 다 읽은 지금, 예전처럼 단순한 관광 차원의 아프리카 여행보다는 뭔가 더 뜻깊은 일을 하고 싶어졌다. 아직은 아무 것도 뚜렷한 것은 없지만. 그 대신 내 마음 속에 움트는 무언가가 선명해 질 때까지 내가 이곳에서 할 수 있는 일은 해야겠다. 사실 전부터 망설였던 일이지만 <기쁨의 천마일>이 결정적으로 힘을 주었다. 아프리카에서 세 번째 후원 아이를 맞아 들여야겠다. 조금 벅차긴 하겠지만 소중한 생명 하나를 더 살려 낼 수 있다면 마땅히 해야 할 일인 것 같다.

 그리고 이 책은, 현재 아프리카 여행을 차근차근 준비해 나가고 있는 내 친구에게 권해 줄 생각이다. 친구는 이 책에서 나와는 또 다른-혹은 같을 수도 있지만-자신만의 아프리카를 찾아낼테지... 그렇게 이 땅을 기쁨으로 밟는 사람이 많아지면 많아질 수록 아프리카는, 그리고 세상은 따뜻해 질 것 같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slambible 2006-12-23 09: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프리카와 사람... 감동받은 서평
 
밀리언달러 티켓 - 비행기에서 만난 백만장자 이야기
리처드 파크 코독 지음, 김명철 옮김, 공병호 해제 / 마젤란 / 2006년 11월
평점 :
품절


두건(나)  와, 마이클 레드포드 씨. 만나서 반갑습니다. 제가 이렇게 당신의 옆자리에 앉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어요! 오늘은 정말 운이 좋은 날이에요!

마이클   두건 양. 운이라는 것도 다 기회와 준비된 행동으로 이루어지는 거 아니겠소? 두건 양이 내 옆자리에 앉기를 소원하며 <밀리언 달러 티켓> 이벤트에 열심히 응모한 '행동'이 있었기 때문이지.

두건(나)  그래요~ 맞아요! 정말 만나고 싶었거든요. 저도 당신께 듣고 싶은 이야기가 참 많아요.

마이클   하하, 얼굴에 다 써 있구료. 서두르지 말고 하나씩 이야기 해 봅시다. 그래, 하고 있는 일은 맘에 드오?

두건(나)  네, 아주 맘에 들어요. 가르치는 일도 좋고, 아이들이 자라는 모습을 보는 것도 참 좋아요. 하지만 월급이 너무 적어요.. 저도 개인적인 생활을 충분히 할 수 있을 만큼은 벌어야 하는데, 너무 적거든요. 그래서 재테크에 열을 올리고 있고, 그러다보니 당신의 옆자리에 앉고 싶다고 노래를 불러 댄 거구요~

마이클   학원을 옮겨보지 그랬소? 큰 학원이 아니래도 더 좋은 대우를 해 주는 곳도 많을 텐데...?

두건(나)  만약 돈만 원했다면 진작 그랬겠죠. 하지만 이곳은 이곳 나름의 장점이 있어요. 시험 때가 아닐 때는 제 시간도 많이 가질 수 있고 원장 선생님과 아이들도 좋구요. 직장 생활 할 때 하도 상사에게 데인 게 있어서 돈 많이 주는 데보다는 사람 좋은 데 있고 싶거든요. 그래서 톰과 당신의 이야기에서 도움을 받아 보려고 했어요. 그렇지만 톰의 이야기는 지금 하던 일을 그만 두고 '자신의 사업'을 하는 쪽으로만 결론이 나 있어서 일을 계속 하고 싶어하는 저에게는 좀 부족했어요.

마이클   좋은 지적이군. 하지만 일단 내 이야기는 사업이 아니라 '성공'에 대한 일반론으로도 볼 수 있다고 생각하오. 즉, 여덟 가지 원리를 자신에게 계속 훈련시키면 꼭 자기 사업이 아니더라도 다른 방향으로도 얼마든지 성공할 수 있지 않을까...? 성공을 꼭 사업으로만 국한시키지 말아요. 두건 양.

두건(나)  백만장자가 되는 것이 이 책의 '성공'이 아니었던 가요?

마이클   두건 양. 내가 톰에게 말했던 사업과 돈에 대한 부분을 떠올려 보길 바라오. 난 돈을 위해 사업을 시작한 사람치고 성공한 사람을 만나본 적이 거의 없다고 했소. 그러면서 '열정'을 강조했지. 열정을 갖고 일을 하면 남의 사업일지라도 발전을 시킬 수가 있다오. 그럼 그 사업이 커가면서 자신의 몫도 커질 수 있지. 그리고 그렇게 일하다 보면 내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를 알게 된다오. 내가 처음 신발장사를 하게 된 것도 마찬가지였소. 난 단지 달리기에 좋은 신발을 찾고 있었건 것 뿐이고 처음부터 사업을 하려고 했던 건 아니니까. 하지만 친구들의 주문을 받으면서 나에게 국한되었던 작은 일이 커지기 시작한 거야. 꼭 사업을 해야지, 할 필요는 없소. 지금 두건 양이 가진 열정을 좀더 풍부하게 지속적으로 발휘해 보시오. 그러다보면 자신이 해야 할 일이 나타나게 될 거라고 생각하오. 그리고 그런 일들을 해 나가다보면 두건 양의 경제적 문제는 차츰 해결 되겠지.

두건(나)  그렇군요!

마이클   조금 더 덧붙여 본다면, 내 성공의 원칙들은 '돈'이 직접적으로 언급된 항목이 없소. 사람이 돈을 따르는 게 아니라, 돈이 사람을 따르기 때문이지. 내가 말한 여덟 가지 항목들을 내재하게 되면 돈도 사람도 저절로 따라온다오. 정직하고 성실하고 열정적이고 늘 목표를 향해 매진하는 사람을 동업자나 거래처, 상사, 혹은 부하로 두고 싶어하지 않는 사람은 없으니까.

두건(나)  감사합니다. 마이클, 당신의 이야기는 단순히 재테크나 사업에 대해서만 도움을 준 건 아니네요. 당신의 여덟 가지 조언을 제 인생 지침으로 삼아 보려고 해요. 설사 백만장자가 못 되더라도 이처럼 반짝반짝 빛나는 사람으로 하루하루를 살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할 것 같아요. 그런 면에서 이 여덟 가지는 제 노력과 시간을 가장 알차고 뿌듯하게 사용할 수 있게 하는 나침반이 되어 줄 거예요.

음, 그리고, 사실은, 당신과 톰의 이야기를 듣고, 또 지금 당신과 짧은 이야기를 나누면서 제가 잠시 접어 뒀던 여러 가지 계획들이 떠올랐어요. 자신에게 편안하고 익숙한 영역을 확대하라, 아주아주 끈기를 가져라, 목표를 설정해라, 라는 항목에 자극을 받은 거예요. 지금까지는 안 된다고 생각했는데, 다시 한 번 도전해 보려구요. 뭐냐구요? 그건 바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프린세스 마법의 주문 - 소중한 나를 위한 약속
아네스 안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06년 11월
평점 :
절판


영풍문고에 갔는데 입구쪽에서 살짝 들어간 곳 가판대에 너무 예쁜 표지의 책이 있었다. 은색 띠가 둘러져 있어서 잘 보이진 않았지만 갓 탈피한 나비의 날개인가? 윤기를 자르르르 흐르는 푸른 색의 나비 날개 반쪽, 그리고 그 옆의 작은 열쇠 구멍이 있었다. 제목은 <프린세스 마법의 주문>이었다. '뭐지?'라는 생각이 들어 가만히 책을 열어 보고 싶었으나 비닐에 싸여 있었고 그 비닐 안에는 '위즈덤 카드'라는 작은 박스가 하나 더 들어 있었다.

아주 이상한 일이었다. 다른 때 같으면 비닐에 들어 있는 책은, 샘플을 보기 전에는 구입하는 법이 없는데, 이번에는 왜 그렇게 그 책에서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는 건지... 그 날은 가진 돈이 없어서 단박에 구입할 수는 없었지만 결국 집에 와서 다시 인터넷 서점을 뒤지면서 한참을 고민한 끝에 구매신청서 작성 후 클릭!
하필 그 날이 토요일이라 나의 기다림은 여느 때보다 더 길게 느껴지긴 했지만 곧 배송받을 수 있었고 도착하던 날 인터폰을 통해 들리던 "택배기산데요?"라는 말에 '앗, <프린세스> 도착~'이라며 좋아했던 건, 아마도 내 무의식은 알고 있었던 것 같다. 이 책이 내 인생을 변하게 만들 아주아주 반가운 책이라는 것을...

 받자마자 제일 먼저 열어 본 것은 '위즈덤 카드'였다. 일반 신용카드만한 사이즈에 예쁜 그림과 테마, 해당되는 내용과 명언이 적혀 있었다. 카드 종이의 느낌도 좋았다. 두껍진 않았지만 그렇다고 흐물거리지도 않는 꽤 빳빳한 재질로 만들어져 있었다. 배송을 기다리며 위즈덤 카드와 <프린세스...>의 내용을 대충 알고 있었기에 어떤 카드를 골라야 하나 하나하나 꼼꼼히 살펴 보았다.기회, 가치, 언어능력, 치유, 매력 등 테마로 선정한 단어들도 다 맘에 들고, '나는 대단한 여자가 될 것이고 대단한 남자를 선택하게 될 것이다' '영어는 물론 3개 국어 이상을 하는 글로벌한 여성이 될 것이다' 영혼을 다해 사랑할 사람을 운명적으로 만나게 될 것이다' 등의 내용도 다 내게 너무도 필요한 말들이었다. 그러니 어떤 카드를 쉽게 고를 수 있을까? 일단은 책을 읽은 후에 결정하자고 카드를 잠시 미뤄 두고 책을 읽었다.

 먼저 고개를 들어 공중에 당신만을 위한 궁전을 지어라. 아주 높은 곳에 지어도 되고 화려하게 또는 사치스럽게 꾸며도 좋다. 보석박힌 드레스를 입고 멋진 왕자와 춤을 추고 있는 당신. 수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세상 부러울 게 아무 것도 없는 당신을 꿈꿔도 좋다. 다 지었는가?
그렇다면 이제 그 성 밑에 계단을 만들어라. 당신이 지은 성이 높으면 높을 수록 더 많은 계단이 필요할 것이다.
-p49

 난 이 책을 읽으면서 이 책이 단 사람에 의해 쓰여진 책이라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았다. 아무리 인터뷰를 많이 하고 많은 사람을 만나고 많은 경험을 쌓았다고 해도 <프린세스...>처럼 이렇게 구구절절하게 가슴에 와 닿고 온갖 좋은 이야기를 하면서도 거부감이 들지 않는 책은 흔하지 않기 때문이었다.(이 정도면 내게 있어서는 거의 법정 스님의 책과 같은 반열에 해당한다.) 그것은 아마도 작가의 이야기가 위에서 인용한 글처럼 '현실적'이며 센스있는 비유나 사례를 들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또한 좋은 이야기지만, 읽는 독자에게는 상당히 '찔리는'-그렇게 하지 못하므로-이야기라서 읽으면서 자꾸 자신을 돌아보고 자신에 대해 생각하게 해서 그런 것 같다. 여하튼 책을 읽으면서 내내 가슴이 뛰었다. 망상이라고 생각했던 나의 꿈들이 선명해져 왔기 때문이었다. 나도 모르는 새에 '그래, 해 보는 거야. 나도 할 수 있어.'라는 말이 자꾸 터져나오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그 위즈덤 카드를 고르는 건 더욱더 신중하고 어려웠다. 욕심이 많은 만큼, 가진 게 없는 없는 만큼, 지금보다 더 나아지고 싶은 마음이 많은 만큼 위즈덤 카드의 힘을 믿고 있었고 위즈덤 카드의 힘이 절실했다. 그래서 결국 2번을 추려 가장 급하고 중요한 거 하나만 선택한 후 큰 지갑에 넣고, 나머지는 매 주 한 장씩 바꾸기로 하고 버스카드 등을 넣는 작은 지갑에 넣었다.(지금은 아예 위즈덤 카드를 위한 카드 지갑을 따로 가지고 다닌다.) 그리고 매일 아침마다 큰 지갑의 카드 문구를 읽고 길을 나설 때도 엘리베이터에서나 아파트 입구에서 문구를 중얼중얼 외우면서 혼자서 미소 짓고 있다.

 이 작은 카드의 힘을 깨달을 수 있는 기회가 생각보다 금방 찾아왔다. 작은 카드 지갑에 넣었던 첫 번째 카드는 '기회'였다. 요즘 이직을 생각하고 있는 중이라 자리도 알아보고 있었고, 아울러 부업쪽으로도 많은 신경을 쓰고 있는 참이었다. 또한 이번 주에는 옵션 만기일이 들어 있어서 펀드 쪽에 추가 불입도 예상하고 있었기에 '기회'라는 위즈덤 카드가 아주 적당했다. '수많은 기회가 찾아올 것이며 다가온 기회는 절대 놓치지 않을 것이다'라는 문구가 너무 맘에 들었다. 그런데 이 카드를 빼들고 지갑에 넣고 다닌 그 날 저녁, 나는 부업을 위해 자주 찾는 카페에서 아주 맘에 드는 부업 자리를 찾은 것이었다. 새로운 일을 시작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과, 지금 한참 몸과 마음이 바쁜 시기인데 타이밍이 좋지 않은 건 아닐까 하는 망설임 등이 잠시 나를 주저하게 했지만 결국에는 위즈덤 카드를 다시 한 번 읽어보면서 마음의 결정을 내렸다. 그리고 그 기회를 내 것으로 만들었다!
일이 아주 맘에 드는 것도 기쁘지만, 내가 위즈덤 카드가 시키는 대로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는 점이 더 기쁘다. 처음에는 밖에서 온 충언이지만, 지금은 내 안에서 만들어져 가는 삶의 원칙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이참에, 아예 맘에 드는 위즈덤 카드를 다 가지고 다니기로 했다. 그제 대한적십자사에서 조혈모세포기증 신청자들에게 온 카드 지갑이 있다. 거기에 내 등록증과 19장의 위즈덤 카드를 키워 넣었다.
물론 저자는 '그렇게 하면 효과가 없어요'라고 말씀하실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힘들고 지쳐서, 지금까지 열심히 해 온 일이 성공에 이르지 못했다고 더 이상 허망해서 못하겠다고 말하고 싶은 날이 반드시 올 것이다. 그런 날, 이 카드 지갑을 펼쳐 볼 것이다. 복합 비타민을 섭취하듯, '끈기'를 다시 다짐하고 '행복'의 긍정적인 마인드를 갖도록 애쓰면서 다시금 '자신감'으로 무장하며 이 여러 장의 위즈덤 카드가 가진 여러 가지의 힘을 조금씩 내 안에 다시 받아들이고 싶다.  

지금 내 지갑에 있는 메인 위즈덤 카드는 '아름다움'이다. '누구나 뒤돌아 볼 만큼'이라는 말이 나를 움직였다. 아름다움은 밖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내면의 아름다움은 누구나 뒤돌아 볼만큼 쉽게 보여지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만약 그럴 수 있을 만큼 내면의 아름다움을 지닌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정말 대단하지 않겠는가? 어쩌면 내가, 이 세상 사람들이 가진 가장 큰 꿈이 될 것 같다. 그래서 뽑아 보았다.(실제로 책에서는 내외면의 아름다움을 다 함께 이야기하고 있다. 자의적인 해석인 셈이다.)

 꿈은, 가슴에 품고만 있어도 아름답다. 하지만 진정으로 그 빛을 발할 때는 밖으로 끄집어 내어 세상을 향해서 드넓은 날개를 펼칠 때이다. 모두가 안 된다고 할 때, 혹은 왜 그걸 하느냐고 할 때 해 내는 것이다. 그리하여 다른 이에게 내 꿈의 날개 아래로 펼쳐진 새로운 길을 인도해 주고 싶다. 나는 이제 날아 오를 준비가 되어 있다. 내 꿈에 날개를 달아주는 위즈덤 카드와 <프린세스 마법의 주문>책이 있으니까... 멋지게 성공한 날, 나는 어느 인터뷰 석상에서 분명히 말할 거다. 내 꿈은 <프린세스 마법의 주문>이라는 한 권의 책과 위즈덤 카드 몇 장에서 실행에 옮겨졌다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8)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살아 있는 것은 다 행복하라 - 법정 잠언집
법정(法頂) 지음, 류시화 엮음 / 조화로운삶(위즈덤하우스) / 2006년 2월
평점 :
절판


이 책을 잡았던 11월 중순부터 12월 초까지는, 내게 너무도 많은 일이 일어난 시기였다. 이번에 새로 들어온 사람이 단지 직급이 같다는 이유로 나이도 경력도 많은 나를 대놓고 무시하더니 갑자기 한 달만에 월급만 받고 연락 두절이 되기도 했고, 그 때문에 마음 고생한 탓이었는지 건강이 나빠져서 병원에 갔더니 - 정기적으로 병원에 검진을 받고 있음- 처음보다 상태가 안 좋다고 약을 바꿔 보자고 해서 더 쎈 약을 받아 오게 되었다. 그런 내 이야기를 들으면서 '차라리 미리 수술해서 오랫동안 편안하게 지내는 게 낫지 않냐'고 충고했던 친구는 갑자기 쓰러져 '담석증'이라는 진단을 받고 나보다도 먼저 수술대에 오르고야 말았다. 그 외에도 우리 집과 나에게 일어난 수많은 일들은 나의 몸과 마음을 좀 먹어 가고 있었다.

그래서였을까? 이 책의 한 페이지, 한 구절, 한 단어마다가 내 가슴을 뼈져리게 파고 들어왔다. 처음 10월에 이 책을 사서 한 두장 읽었을 때는 오히려 예전에 내가 수필집으로 읽었던 것보다 별로라는 느낌이 들었었다. 수필집에는 '이야기'가 있어서 어떻게 해서 이런 깨달음에 이르게 됐는지 자연스러운 흐름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 책은 그런 흐름이 사라져 버린 잠언집. 이미 수필집이 익숙한 나에게는 한참 모자란 느낌이 드는 것이었다. 그래서 잠시 책장에 꽂아 둔 채 다른 책에 먼저 마음을 주었다.

그렇지만 옥은 흙에 묻혀도 옥이라 하더라. 아둔한 내가 못 알아 본 것이지 수필집이든 잠언집이든 그 안에 담겨 있는 고운 뜻이 어디 가겠는가? 오히려 때가 되어 내 눈에 들보를 빼내니, 책 한 권에 처음부터 끝까지 다 줄 치면서 읽고 싶고, 다 외우두고 싶을 만큼 구구절절 와 닿는 말들뿐이었다. 그것은, 아주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네 탓'이라고 손가락질을 하는 대신 '내 탓'이라고 겸손되이 손을 모았기 때문이었다.
온갖 안 좋은 일이 일어났을 때 그것에 초점을 맞춘다고 해서 그 일이 내가 원하는 대로 돌아가지 않는다. 그저 내 신경만 더 자극하게 될 뿐이다. '난 왜 이렇게 되는 일이 없는 거야.'하면서 말이다. 하지만 스님은, 내가 바꿀 수 없는 일이라면 가만히 멈추어 서서 '나'를 살펴 보라고 말씀해 주신다. 나의 욕심, 나의 아집, 나의 독선이 남을 재단하며 오히려 나를 괴롭히고 있는 것은 아니냐고 살펴보라고 말씀해 주신다. 잡을 수 없는 것은 놓고, 사라질 것에 헛되이 집착하지 말며, 자신을 다스려 간다면 세속의 행복과는, 다른 삶의 본질적인 기쁨과 행복을 얻을 수 있으리라고...

쉽지는 않지만, 힘든 시간이 찾아오거나 화가 날 때 잠시 멈추어 서려고 한다. 심호흡을 하면서 왜 이런 일이 생겼는지, 내가 어떻게 할 수 있는지를 생각해 보고 싶다. 그리고 내 힘으로 바꿀 수 없다는 걸 깨닫는다면 그냥 받아들이고 또 그 안에서 행복해 보려고 한다. 물론 때로는 너무 슬퍼서 한없이 울어야 할 지도 모르겠지만 그것도 받아 들여야겠지. 대신 그 울음이 그친 후에는 다시 맑게 개인 하늘을 보며 멋진 미소 한 방 날려 주고 싶다.

스님께서 쓰신 책이지만, 종교와 상관없이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마음을 평안하게 다스리고자 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적극적으로 추천해 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굿바이 김정일 - 경제전문가가 바라 본 북한 문제
김종서 지음 / 참콘(CHARMCON) / 2006년 12월
평점 :
절판


주홍빛 배경위에 검정색 붓글씨체로 쓴 깔끔한 표지가 인상적인 책. 제목은 <굿바이 김정일>이지만 이 책은 단순히 '통일'과 '북한'에 대해서만 말하고 있지는 않다. 미국과 중국 등을 비롯한 주변국들의 구도 및 미래 예측 등에 예상 외로 더 많은 부분을 할애하고 있다. 그것은 통일이라는 것이 우리의 생각처럼 간단한 우리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줄 뿐만 아니라, 넓은 안목으로 전세계를 보아야한다는 무언의 주장은 아닐까 싶다. 그러다보니 Z.브레진스키를 비롯한 다양한 학자들과 정치가들의 보고서들을 인용하여 책이 전체적으로 어렵다. 외교정치학과 학생들의 입문서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통일'에 관심이 많아서 읽은 책이었는데 오히려 나중에는 세계 정세쪽에 더 주목하며 읽었다. 왜냐하면 이 책에서는 각 나라에 대한 몇 가지 미래 예측을 내놓고 있는데, 그런 일들이 실제로 일어날 경우 주식과 주식 펀드의 수익률에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아무리 세계의 전문가들이 많은 자료를 수집하고 다년간에 걸친 분석을 통한 예측이라고 해도-대표적인 예로 중국에 2010년이 되기 전에 경제 파탄이나 폭동이 일어날 것이라고 한다-다 실현된다는 보장도 없고 그것이 우리 경제에 파급되는 효과가 어느 정도가 될 지도 알 수 없다. 나는 전문가가 아니니까. 하지만 분명 크기와 상관 없이 유무형의 영향은 있을 테고 그것이 내 수익률에 또 어떻게 반영될 지는 모르기에 나는 두렵고 배워야겠다고 생각했다. 사실 이 책과는 상관없는 깨달음인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어쩌면 아닐 수도 있다. 이 책 표지 반대쪽에는 '경제전문가가 바라 본 북한 문제!'라는 문구가 적혀 있기도 하니...)

 그런 면에 주의하며 읽다 보니 중국의 동북공정에 대해 쓴 부분의 시각이 특별해 보였다. 동북공정을 경제적인 측면에서 바라본 것이다. 그러니 우리가 지금처럼 안일하게 대응하거나, 외교적인 노선으로 접근했을 때는 절대로 수정될 수 없는 부분이라고 말한다. 대신 그 지역에서 함께 공동의 이익을 낼 수 있는 개발정책을 수립하는 쪽으로 해법을 찾아내보자고 제안한다. 우리의 역사마저 왜곡시켜 앗아가는 중국과 경제적 이익을 위해 손을 잡으라는 제안이 현명한지 아닌지를 떠나서 경제전문가가 내놓을 법하다고 여겨진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도 괜찮은 방법일 수도 있다고 생각된다. 한쪽(외교적)의 방법으로는 풀어내지 못한다면 다른쪽(경제적)으로라도 접근해봐야 할 것 아니겠는가?

 동북공정은 4연 전략의 차원에서 중국의 지역경제발전전략을 지원하는 이론적 배경을 갖고 있다. 즉 중국은 경제발전전략을 세계화 전략에 두고 일체화와 지역협력화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소위 삼동심원 전략이라고 하며 바깥 쪽 제일 큰 원은 세계경제로의 중국경제의 편입이며 두 번째 동심원은 아시아 경제와 중국 경제의 협력관계 구축이다. 끝으로, 가장 작은 동심원은 중국 본토와 홍콩, 대만, 마카오, 싱가포르와 동남아 화교간의 협력체인 '대중화경제권'을 말한다.이와 같이 동북공정은 동아시아 지역 협력전략이라는 목표를 두고 있기 때문에 단순한 외교적, 정치적 문제로 해결될 수 있는 사항은 아니다.-p216

 그런데 이 장에서 '토번'이 원나라를 세웠다는 말이 쓰여 있던데(p218) 처음 듣는 이야기다. 토번은 티베트 민족이고 원나라는 몽골 민족인데 '토번이 중국 영토내에 각 민족을 통일하여 원나라를 세웠다'면 칭기즈칸은 티베트 민족이란 말인가? 확인이 필요한 부분인 것 같다. 이런 종류의 책에서는 특히 더 정확한 정보가 오가야 하니까 말이다.

 아울러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에 대한 답도 간단 명료하게 적혀 있어 인용해 본다. 우리 땅이니까 우리 땅이지, 라는 주장은 국제사회에서는 소용 없다. 그러니 정확한 이유가 필요하다. 그런 면에서 아래의 잘 정리되어 있는 답변은 아주 맘에 든다. 내 생각으로는 특히 2번째 주장의 근거를 잘 마련해서 설명해줘야만 국제 사회에서도 독도의 주인이 우리라는 것을 확실히 인정받을 수 있을 것 같다.

 첫째, 이 영토인 울릉도에서 독도까지의 거리는 49리인데 일본 오키섬(현재 독도를 소관하겠다고 맡겨 놓은 곳)에서는 이의 2배나 되는 86리에 해당된다. 지정학적으로 가까운 우리나라에 포함되어야 한다.둘째, 독도는 울릉도와 함께 신라 지증왕 13년(512년)신라에 귀순하여 왔으며 그 이후 현재까지 우리나라에서 관리하고 있다.(일본은 독도가 무주였으므로 300년 전부터 선점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음)셋째, 포츠담 선언과 카이로 선언에서 2차 세계대전 당시 폭력과 강요에 의해 취득한 모든 영토를 돌려줘야 한다는 약속이 있으므로 당연히 독도는 우리 땅이다.-p224

 하지만 어떤 책이나 늘 그렇듯이 어떤 자료를 선별하고 어떤 시각으로 보느냐에 따라서 독자들의 생각, 혹은 진실과 다른 이야기를 풀어낸다. 알렌이 고종황제를 알현하려 와봤더니 궁녀들이랑 술 마시고 놀고 있었기에 루즈벨트 대통령에게 이런 나라의 미래는 없다는 내용의 서한을 보냈고, 결국 그것이 일본의 한국 지배를 인정한 결과를 낳았다는 이야기(p244)나 맥아더 장군이 일본은 좋아하고 요구 많은 한반도와 한국인들을 골칫거리로 여겨 에치슨 라인에서 한국이 빠지고 결국에는 6.25가 발발하게 됐다는 이야기(p245~246) 등이 그러한데, 이런 것들은 독자들의 역사 인식에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수도 있다. 솔직히 이 장에서 고종황제와 맥아더 장군의 이야기의 이야기가 꼭 필요한 것은 아닌 거 같은데-'굴복'이외에 다른 방법은 없는데 우리가 굴복하지 않아서 이런 결과가 나왔다고 하는 건지...?-출처도 알 수 없는 이야기들을 넣은 이유가 뭔지 모르겠다.

 정치적인 주제의 책을 '경제'로 읽었다. 그런 만큼 어려웠지만 재미도 있었고 나름대로 생각해 볼 것도 많았다. 다만 갑자기 책 한 권에서 너무 많은 보고서와 이론들을 접했더니 얼마만큼 활용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나의 역량보다 수준 높은 책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