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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린세스 마법의 주문 - 소중한 나를 위한 약속
아네스 안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06년 11월
평점 :
절판
영풍문고에 갔는데 입구쪽에서 살짝 들어간 곳 가판대에 너무 예쁜 표지의 책이 있었다. 은색 띠가 둘러져 있어서 잘 보이진 않았지만 갓 탈피한 나비의 날개인가? 윤기를 자르르르 흐르는 푸른 색의 나비 날개 반쪽, 그리고 그 옆의 작은 열쇠 구멍이 있었다. 제목은 <프린세스 마법의 주문>이었다. '뭐지?'라는 생각이 들어 가만히 책을 열어 보고 싶었으나 비닐에 싸여 있었고 그 비닐 안에는 '위즈덤 카드'라는 작은 박스가 하나 더 들어 있었다.
아주 이상한 일이었다. 다른 때 같으면 비닐에 들어 있는 책은, 샘플을 보기 전에는 구입하는 법이 없는데, 이번에는 왜 그렇게 그 책에서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는 건지... 그 날은 가진 돈이 없어서 단박에 구입할 수는 없었지만 결국 집에 와서 다시 인터넷 서점을 뒤지면서 한참을 고민한 끝에 구매신청서 작성 후 클릭!
하필 그 날이 토요일이라 나의 기다림은 여느 때보다 더 길게 느껴지긴 했지만 곧 배송받을 수 있었고 도착하던 날 인터폰을 통해 들리던 "택배기산데요?"라는 말에 '앗, <프린세스> 도착~'이라며 좋아했던 건, 아마도 내 무의식은 알고 있었던 것 같다. 이 책이 내 인생을 변하게 만들 아주아주 반가운 책이라는 것을...
받자마자 제일 먼저 열어 본 것은 '위즈덤 카드'였다. 일반 신용카드만한 사이즈에 예쁜 그림과 테마, 해당되는 내용과 명언이 적혀 있었다. 카드 종이의 느낌도 좋았다. 두껍진 않았지만 그렇다고 흐물거리지도 않는 꽤 빳빳한 재질로 만들어져 있었다. 배송을 기다리며 위즈덤 카드와 <프린세스...>의 내용을 대충 알고 있었기에 어떤 카드를 골라야 하나 하나하나 꼼꼼히 살펴 보았다.기회, 가치, 언어능력, 치유, 매력 등 테마로 선정한 단어들도 다 맘에 들고, '나는 대단한 여자가 될 것이고 대단한 남자를 선택하게 될 것이다' '영어는 물론 3개 국어 이상을 하는 글로벌한 여성이 될 것이다' 영혼을 다해 사랑할 사람을 운명적으로 만나게 될 것이다' 등의 내용도 다 내게 너무도 필요한 말들이었다. 그러니 어떤 카드를 쉽게 고를 수 있을까? 일단은 책을 읽은 후에 결정하자고 카드를 잠시 미뤄 두고 책을 읽었다.
먼저 고개를 들어 공중에 당신만을 위한 궁전을 지어라. 아주 높은 곳에 지어도 되고 화려하게 또는 사치스럽게 꾸며도 좋다. 보석박힌 드레스를 입고 멋진 왕자와 춤을 추고 있는 당신. 수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세상 부러울 게 아무 것도 없는 당신을 꿈꿔도 좋다. 다 지었는가?
그렇다면 이제 그 성 밑에 계단을 만들어라. 당신이 지은 성이 높으면 높을 수록 더 많은 계단이 필요할 것이다.
-p49
난 이 책을 읽으면서 이 책이 단 사람에 의해 쓰여진 책이라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았다. 아무리 인터뷰를 많이 하고 많은 사람을 만나고 많은 경험을 쌓았다고 해도 <프린세스...>처럼 이렇게 구구절절하게 가슴에 와 닿고 온갖 좋은 이야기를 하면서도 거부감이 들지 않는 책은 흔하지 않기 때문이었다.(이 정도면 내게 있어서는 거의 법정 스님의 책과 같은 반열에 해당한다.) 그것은 아마도 작가의 이야기가 위에서 인용한 글처럼 '현실적'이며 센스있는 비유나 사례를 들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또한 좋은 이야기지만, 읽는 독자에게는 상당히 '찔리는'-그렇게 하지 못하므로-이야기라서 읽으면서 자꾸 자신을 돌아보고 자신에 대해 생각하게 해서 그런 것 같다. 여하튼 책을 읽으면서 내내 가슴이 뛰었다. 망상이라고 생각했던 나의 꿈들이 선명해져 왔기 때문이었다. 나도 모르는 새에 '그래, 해 보는 거야. 나도 할 수 있어.'라는 말이 자꾸 터져나오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그 위즈덤 카드를 고르는 건 더욱더 신중하고 어려웠다. 욕심이 많은 만큼, 가진 게 없는 없는 만큼, 지금보다 더 나아지고 싶은 마음이 많은 만큼 위즈덤 카드의 힘을 믿고 있었고 위즈덤 카드의 힘이 절실했다. 그래서 결국 2번을 추려 가장 급하고 중요한 거 하나만 선택한 후 큰 지갑에 넣고, 나머지는 매 주 한 장씩 바꾸기로 하고 버스카드 등을 넣는 작은 지갑에 넣었다.(지금은 아예 위즈덤 카드를 위한 카드 지갑을 따로 가지고 다닌다.) 그리고 매일 아침마다 큰 지갑의 카드 문구를 읽고 길을 나설 때도 엘리베이터에서나 아파트 입구에서 문구를 중얼중얼 외우면서 혼자서 미소 짓고 있다.
이 작은 카드의 힘을 깨달을 수 있는 기회가 생각보다 금방 찾아왔다. 작은 카드 지갑에 넣었던 첫 번째 카드는 '기회'였다. 요즘 이직을 생각하고 있는 중이라 자리도 알아보고 있었고, 아울러 부업쪽으로도 많은 신경을 쓰고 있는 참이었다. 또한 이번 주에는 옵션 만기일이 들어 있어서 펀드 쪽에 추가 불입도 예상하고 있었기에 '기회'라는 위즈덤 카드가 아주 적당했다. '수많은 기회가 찾아올 것이며 다가온 기회는 절대 놓치지 않을 것이다'라는 문구가 너무 맘에 들었다. 그런데 이 카드를 빼들고 지갑에 넣고 다닌 그 날 저녁, 나는 부업을 위해 자주 찾는 카페에서 아주 맘에 드는 부업 자리를 찾은 것이었다. 새로운 일을 시작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과, 지금 한참 몸과 마음이 바쁜 시기인데 타이밍이 좋지 않은 건 아닐까 하는 망설임 등이 잠시 나를 주저하게 했지만 결국에는 위즈덤 카드를 다시 한 번 읽어보면서 마음의 결정을 내렸다. 그리고 그 기회를 내 것으로 만들었다!
일이 아주 맘에 드는 것도 기쁘지만, 내가 위즈덤 카드가 시키는 대로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는 점이 더 기쁘다. 처음에는 밖에서 온 충언이지만, 지금은 내 안에서 만들어져 가는 삶의 원칙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이참에, 아예 맘에 드는 위즈덤 카드를 다 가지고 다니기로 했다. 그제 대한적십자사에서 조혈모세포기증 신청자들에게 온 카드 지갑이 있다. 거기에 내 등록증과 19장의 위즈덤 카드를 키워 넣었다.
물론 저자는 '그렇게 하면 효과가 없어요'라고 말씀하실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힘들고 지쳐서, 지금까지 열심히 해 온 일이 성공에 이르지 못했다고 더 이상 허망해서 못하겠다고 말하고 싶은 날이 반드시 올 것이다. 그런 날, 이 카드 지갑을 펼쳐 볼 것이다. 복합 비타민을 섭취하듯, '끈기'를 다시 다짐하고 '행복'의 긍정적인 마인드를 갖도록 애쓰면서 다시금 '자신감'으로 무장하며 이 여러 장의 위즈덤 카드가 가진 여러 가지의 힘을 조금씩 내 안에 다시 받아들이고 싶다.
지금 내 지갑에 있는 메인 위즈덤 카드는 '아름다움'이다. '누구나 뒤돌아 볼 만큼'이라는 말이 나를 움직였다. 아름다움은 밖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내면의 아름다움은 누구나 뒤돌아 볼만큼 쉽게 보여지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만약 그럴 수 있을 만큼 내면의 아름다움을 지닌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정말 대단하지 않겠는가? 어쩌면 내가, 이 세상 사람들이 가진 가장 큰 꿈이 될 것 같다. 그래서 뽑아 보았다.(실제로 책에서는 내외면의 아름다움을 다 함께 이야기하고 있다. 자의적인 해석인 셈이다.)
꿈은, 가슴에 품고만 있어도 아름답다. 하지만 진정으로 그 빛을 발할 때는 밖으로 끄집어 내어 세상을 향해서 드넓은 날개를 펼칠 때이다. 모두가 안 된다고 할 때, 혹은 왜 그걸 하느냐고 할 때 해 내는 것이다. 그리하여 다른 이에게 내 꿈의 날개 아래로 펼쳐진 새로운 길을 인도해 주고 싶다. 나는 이제 날아 오를 준비가 되어 있다. 내 꿈에 날개를 달아주는 위즈덤 카드와 <프린세스 마법의 주문>책이 있으니까... 멋지게 성공한 날, 나는 어느 인터뷰 석상에서 분명히 말할 거다. 내 꿈은 <프린세스 마법의 주문>이라는 한 권의 책과 위즈덤 카드 몇 장에서 실행에 옮겨졌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