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펜딩 더 언디펜더블
월터 블록 지음, 이선희 옮김 / 지상사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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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펜딩 더 언디펜더블>은 <정자 전쟁>과 더불어, 그간 꽉 막혀 있던 나의 생각들을 강하게 뒤흔들어 주었다. 두 책은 비슷한 점이 많다. 두 책 다 나에게 지금까지의 내가 옳다고 믿었던 것, 반드시 그래야만, 혹은 그렇게 하지 않아야만 한다는 것들이 실은 그를 수도 있고 반드시가 아닐 수도 있다는 깨달음-충격을 안겨 주었기 때문이다. 스스로 생각하기에, 나는 그렇게 고지식하거나 보수적인 사람이 아니다. 그냥 사회의 평균적인 사람이다. 그렇지만 이 책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얼마나 편협한 사고방식을 하고 있었지를 생각해 볼 수 있게 해 주었다.

 <디펜딩 더 언디펜더블>은 우리가 흔히 욕하는 '사회악'을 경제적인 측면에서 옹호하는 책이다. 마약중독자, 포주, 화폐위조범, 학문의 자유를 부정하는 자, 남성우월주의자. 쓰레기를 버리는 사람, 만원 극장에서 '불이야'를 외치는 사람 등 큰 사회 문제를 일으키는 사람부터 동네 작은 악당 정도에 해당하는 사람 등 다양한 분야에서 공공의 이익을 해치는 사람들에 대해 살펴보고 있다. 책을 읽기 전 어떤 부류는 그들이 미치는 영향이 작아서 면죄부를 받을 수도 있겠다 싶었지만 또 어떤 부류는 누구에게 물어도 옹호될 거리가 없는 사람들인데 어떻게 이들을 옹호한다는 건지 의아하기도 했다.

 그들의 대표적인 예가 '마약중독자'와 '마약밀매상'이다. 우리 사회에서는 어느 누구도 이들에게 돌을 던지는 데 주저하지 않을 것이다. 그렇지만 이 책은 이들이 우리에게 주는 피해라는 건, 그들이 마약을 팔거나 사서 생기는 것이라 마약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그들의 매매행위를 금지시키기 때문에 일어난다고 말한다. 그들을 내버려 두면 마약밀매상이 많아지면서 경쟁을 통해 질 좋은 마약을 싸게 팔게 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마약을 사는 돈을 마약중독자들이 충당하기 위해 매춘, 강도, 도둑질 등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지금은 그 규제 때문에 마약값이 올라가고 그래서 일정한 직업이 없는 마약중독자들이 그 돈을 모으기 위해서 정상적이지 않은 방법을 취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이들을 사회악으로 만드는 것은 이들 자신이 가진 파괴적인 힘이 아니라 '사회'라는 것이 이 책의 주장이다.

 처음엔 억지 같았지만, 가만히 생각해 보니 분명 일리가 있는 말이었다. 우리 나라에서도 한 때 '대마초 마약 논란'이 있었다. 그 때 대마초는 마약이 아니라는 점에 대해서 여러 가지에 대한 근거가 있었지만 그걸 떠나서 대마초를 마약으로 규제하지 말자고 한 근거 중의 하나가, 한 번 마약을 피운 사람으로 낙인 찍힌 사람이 사회에 설 자리가 없어진다는 것이었다. 대마초는 실제로 다른 마약이나 담배보다도 피해가 적은데 말이다. 그런데 그 사람이 마약 사범으로 감옥에 들어가면 더 센 마약을 피우는 사람들과 함께 수감되어 생활하다가 결국 사회에 나오면 그 더 센 마약을 찾아가게 된다는 것이다.

 이 책이나 그 주장들의 옳고 그름을 가를 생각은 없다. 지금 나는 그것들을 논리적으로 따져서 '정답'을 얻길 바라지 않는다. 오히려 세상에는 다양한 사람들과 다양한 생각들이 있으며 '절대적인' 것보다는 '상대적인' 것들이 더 많다는 것을 깨닫고 있는 것이 참으로 기쁘기 때문이다. 나를 둘러싸고 있는 생각의 속박에서 벗어나는 것이 즐겁기 때문이다. 나의 옹졸함과 편협함을 깨닫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지만, 조금씩 넓어져 가는 나의 세계, 나의 사람들...

새로운 생각을 만나 자신을 깨고 싶어 하는 사람에게 추천할 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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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사회악에 대한 경제적 재해석 "디펜딩 더 언디펜더블"
    from 風林火山 : 승부사의 이야기 2007-09-23 03:40 
    디펜딩 더 언디펜더블 - 월터 블록 지음, 이선희 옮김/지상사 전반적인 리뷰 2007년 9월 22일 읽은 책이다. 이 책은 독특한 시각으로 접근하고 있다. 우리가 사회적 통념상 악인으로 취급하고 있는 부류의 직종에 대해서 경제 논리로 해석을 하고 있고 이것을 "시장경제의 필요악"이라고 얘기하고 있는 책이다. 어찌보면 궤변적인 얘기라고도 생각할 수도 있겠으나 내용 면면을 유심히 보다 보면 매우 논리적이고 설득적으로 얘기를 풀어나가고 있다. 이 책이 궤..
 
 
 
3살까지는 엄마가 키워라
스티브 비덜프 지음, 이승희 옮김 / 북섬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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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살까지는 엄마가 키워라>를 읽으면서 여러 가지 생각으로 마음이 아팠다. 부모들이 이런저런 이유로 한 두 살짜리 아이들을 보육시설에 맡기고 가면 아이들은 그곳에서 그토록 원하는 부모의 사랑을 받지 못한 채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며 있어야 한다고 한다. 아무리 시설이 좋고 보모가 잘 해준다고 해도 그들은 부모가 아니고 한 사람이 최소 3명 이상의 아이를 돌보기 때문에 제 때 아이가 원하는 반응을 해 줄 수도 없는 것이다. 아이에겐 정말 끔찍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눈에 넣어도 안 아플 아이들을 떼어놓고 직장에 나가는 엄마들의 마음은 또 얼마나 아플까...? 

이 책에 인용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부모에게서 양육된 아이와, 일찍부터 보육시설에 맡겨진 아이 중 후자에게서 공격적인 성향이 강하고 반항적인 어린이가 많다고 한다. 또한 그런 아이들은 커서 어른이 되서도 독신으로 살거나 이혼을 할 확률이 높다고 한다. 왜냐하면 감정을 느끼거나 타인과 관계 맺게 하는 데 도움을 주는 뇌의 일부가 제대로 자라지 않았기 때문이다.

6~12개월 사이에 아기의 전전두엽피질이 성장하는데, 이 부분은 다른 사람과 사귀게 하고 감정을 조절하는 기능을 갖고 있다. 양육자의 소리나 냄새, 촉각 등을 통해 아이가 긍정적인 느낌을  받게 되면 성장호르몬이 분비되어 전전두엽피질을 자라게 한다. 이 때 아이는 부모의 아주 작은 반응-곁에서 자신을 바라보면서 동공이 커진다든가 하는 만족스러움을 나타내는 무의식적인 신체 반응-까지도 잡아내어 성장호르몬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한다. 

저자는 세상의 모든 것을 가질 수는 없다고 말한다. 얻는 것을 위해서는 놓는 것도 있어야 하고 진정한 사랑은 희생 없이는 이루어질 수 없다고 한다. 사랑하는 자녀가 제대로 성장할 수 있다면 부모가 기꺼이 자신의 삶을 내어놓아야 하지 않은가라고 말이다.

물론, 이 부분에 대해서는 생각을 많이 해야 할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사교육비가 비싼 나라에서, 기혼 여성이 육아 등으로 한 번 직장을 그만 두면 다시 일을 갖기가 어려운 나라에서, 가사노동이나 육아가 경제활동보다 하찮은 것으로 취급되는 나라에서, 전업주부가 현모양처가 아닌 '탐관오리'라고 불리는 나라에서, 세금은 별의별 항목으로 잘도 걷어 가면서 출산이나 육아를 위해서는 별로 투자하지 않는 나라에서 기꺼이 자식을 위해 삶을 송두리째 불확실속에 내어놓겠다는 건 누구라도 쉽지 않은 결정이기 때문이다. 크게는 노후보장, 생존이 걸린 문제가 될 수도 있다.

난 그렇게 생각한다. 어릴 때 진정 사랑으로 키워 참사랑을 알게 된 아이라면 자라도 크게 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가난해도 행복한 삶을 사는 방법을 알고 있을테고 부모를 원망하기보다는 고마워하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그런 아이는 자신의 자식도 역시 그렇게 키울 수 있을테지...? 그런 사람들이 많아진다면 세상도 따뜻해 질터이고 한편으로는 며칠 전 읽은 <정자전쟁>에서처럼 자손을 많이 남길 수 있는 유리한 생존전략이 되기도 할 것이다. 그렇다면 인간으로서 부모로서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것을 하는 게 아닐까...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나와 함께 생각하는 배우자가 있어야 하며, 절대로 피치 못할 사정같은 건 있어서도 안 된다. 그러나... 세상일이 그렇게 쉽게만 된다면, 각국에 그 많은 보육시설이 모자라다라는 말이 왜 나오겠는가...? 나도 생각은 위에서 말한 것처럼 해야지 하지만, 앞날을 생각하면 두렵기만 하다. 세상이, 아이고 어른이고 왜 이렇게 살기가 어려운 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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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 - 따뜻한 변화 에너지
박태현 지음 / 웅진윙스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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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사이에 섬이 있다 / 그 섬에 가고 싶다 

-정현종-

 누구나 사람은 다른 사람과 더불어 살기를 원합니다. 여기에서의 더불어 살기는 단순한 몸만 함께 하는 것이 아닙니다. 거대 문명 속에서 그냥 그 시스템속에 몸만 맡기고 기계의 일부분처럼 소비되는 것을 원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아주 오래 전, 그리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라는 말을 남겼습니다. 인간은 행복을 추구하고 그 행복은 개인의 자아실현을 통해서 일어나며 그런 자아실현은 사회 안에서만 가능하다고 봤기 때문에 그가 이런 말을 했던 걸로 기억합니다.

 저도 행복하고 싶어합니다. 저는 타인에게 도움을 주는 일에서 큰 행복을 느낍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타인'이 필요합니다. 기꺼이 저의 도움을 받아줄 '타인'이 말입니다. 하지만 회사에 다닐 때, 그런 타인은 없었습니다. 사실 아주 없지는 않았지만 '회사'라는 조직을 크게 놓고 봤을 때 저는 도움을 주는 사람이 아니라 시키는 일을 해야 하는 사람이었고 제가 하는 일은 제 상사들에 비해서 보잘 것이 없었죠. 그러면서 사소한 실수에도 때로는 모욕적인 언사를 들어야 했고 많은 날들을 야근하면서 몸이 아파도 쉬지도 못하고 아프면 업무에 지장을 준다는 이유로 상사에게 좋지 않은 말을 들어야만 했습니다. 그래서 처음엔, 즐겁게 시작한 직장생활이었지만 나중에는 너무 힘들고 아픈 기억들만 남아 있게 되었습니다.

 이 책 <소통>을 읽으면서 자꾸 전 예전의 제 모습과 제 회사 생활에 대해서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인간과 인간간의 소통에 대해서 다루고 있는 책인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회사(상사)와 직원'간의 소통에 대해서 쓴 책이더군요. 그래서 처음에는 살짝 실망을 하기도 했었죠. 하지만 읽으면서 퍼니와 로티, 보이스, 익스퍼에게서 제 모습을 자꾸 보게 되니까 나중엔 감정 이입이 되서 그들이 브레멘에서 원하던 것을 찾지 못했을 때 함께 슬퍼하기도 하고 나중에 원래 자리로 돌아가 뜻을 이루게 된 걸 보고 나서는 함께 즐거워했습니다.

 사실 이들은 참 용감합니다. 저는 감히 퍼니처럼 "좋아. 우리의 문제가 비롯된 곳에서 다시 시작하자. 그곳에서 행복해질 수 있다면 우리는 어느 곳에서도 행복해질 수 있어. 그리고 그곳에서 행복해 질 수 없다면 우리는 어느 곳에 가도 행복해 질 수 없어."(p131~132)라고 말할 수 없습니다. 직장 생활을 그만 두고 자유 직업으로 바꾼 지금에서도 그 때의 생각만 하면 여러 가지 부정적인 반응이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아직 과거의 상처가 깊기에 말입니다. 그리고 이 말을 직접 행동으로 옮긴 그들 모두를 존경합니다. 말은 할 수 있어도 실제로 옮기긴 참 어려운 일이죠. 그들은 그런 용기가 있었기에 소통하려는 열정을 주인들에게 표현할 수 있었고 주인들 역시 그들의 마음을 받아들일 수 있었던 것은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세상에 만약이라는 가정은 소용없는 것이지만, 만약 그때에 제가 이들처럼 용기 있게 돌파해봤다면 오늘의 제 모습은, 제 기억은 또 달라지지 않았을까요...?

 

어제 <소통>에 대한 서평을 적었다가 무언가 빠진 느낌에 지워버리고 또 한 번 이 책을 읽었습니다. 어제의 각성으로 제 기분이 살짝 나아졌기 때문이었을까요? 이번에는 저는 어떤 '주인'인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나이를 더 먹으면 저도 누군가의 상사가 될테지요. 또한 사회와 가정 등에서 다른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있고, 제가 가르치는 아이들이 있지요. 그들에게 저는 어떤 방식으로 소통하고 있는지 원래 제가 이 책을 통해서 얻고자 했던 것들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소통이라는 게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그것은 역시 '마음'에 달려 있습니다. 우연인지는 모르겠지만, 네 마리의 동물들이 브레멘에서 다시 자신들의 집으로 돌아갔을 때, 주인들은 그들을 다시 받아들여 줄 마음이 있었습니다. 적극적이냐 소극적이냐의 차이는 있었지만 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과 대화하고 요구를 들어줄 수 있었던 것이죠. 그리고 나서 각각에 맞는 방식을 사용해야 효과가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뭐, 가끔은 MBC 드라마 <하얀거탑>처럼 끝간 데를 모르는 권모술수가 난무하여 겉으로는 웃는 얼굴로 상대를 속이고 배신하는 곳이 직장이긴 합니다만...

 정현종 시인은 '사람들 사이에 섬이 있다. 그 섬에 가고 싶다'고 했습니다. 우리는 모두 다른 사람의 섬에 가 닿고 싶어 합니다. 사랑하고 싶고 온전히 알고 이해하고 싶어합니다. 그리고 그 반대로 나 역시도 타인에게 그런 존재가 되고 싶어합니다. 그러나 그러지 못해서 마음 아파하고 힘들어 하죠. <소통>은 그런 의미에서 많은 이들에게-이 책에 적힌 그대로, 이 책이 바라는 그대로-'따뜻한 변화 에너지'를 안겨 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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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치 우먼 - 미래를 준비하는 2030 여자들의 똑똑한 선택
킴 기요사키 지음, 권성희 옮김 / 갤리온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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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독서 전 선입견

 이 책의 저자인 킴 기요사키는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를 써 일약 화제에 올랐던 로버트 기요사키의 아내이다. 누가 누구의 아내다, 남편이다, 동생이다 하는 것이 꼭 그 누군가의 후광을 등에 업고 시작하는 것은 아니겠지만, 로버트 기요사키가 워낙 유명하다보니 킴 기요사키라는 당당한 사람의 저자로 보이기보다 '로버트 기요사키의 아내'로 더 많이 느껴지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인 것 같다. 다시 말해서, 남편의 유명세에 힘입어 대략 '팔릴 만한' 책을 공략적으로 내놓은 게 아니냐는 생각이다. <리치 우먼>이라는 제목도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의 연장선상에 있는 느낌이다.

 ...읽은 후의 감상...아쉬움

 일단, 그녀가 누구인지를 떠나서 이 책에 그리 후한 점수를 주진 못하겠다. 이 책을 두르고 있는 분홍색 띠에 적힌 카피는 이렇다. '어떤 재테크서보다 더 쉽고 재미있는, 여자들만을 위한 경제지침서'라고. 그렇지만 난 별로 '재밌지' 않았다. 왜냐하면 생판 모르는 남에게-그녀가 기요사키의 부인이라고 해도-재정적으로 독립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책 한 권을 읽는 데 드는 시간만큼 온전히 '가르침'을 받는 것은 그다지 달갑지 않았으니까.

만약 그녀가 엄청나게 뛰어난 기술을 알려준다거나, 당장 투자하지 않고는 못 배길 미칠 만한 사안을 가지고 왔다면 그녀의 이런 가르침들이 내 마음을 울렸을 것이다. 하지만 내가 보기에 이 책은 그저 그런 재테크 서적과 비슷한 내용을 이야기하고 있었다. 특히 어떤 면에서는 기존의 서적보다 미흡한 부분들이 많았다.

 '여자'들의 재테크에 대해서 다루고 있다는 면에서는 작년에 보았던 <여자 경제학>과 비슷한데, <여자 경제학>은 남성이 썼으나 여자들이 지금처럼 남에게 의존하면서 살면 안 된다는 경각심을 느끼게 하는 면에서 아주 효과적인 힘을 가진 책이었다. 아무래도 같은 한국인이 썼기 때문에 '이혼녀와 그녀의 미혼 자녀 1인을 합치면 울산시 인구가 나온다'라는 충격적인 이야기 같은 게 더 와 닿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은 그런 경각심 부분을 '당신이 리치 우먼이 되어야 하는 결정적 근거들'에서만 대략 언급한 후 친구의 '개인적인' 이야기로 돌려 놓아 버렸다. 또한 <여자 경제학>의 경우 앞으로의 전망과 구체적인 재테크 방법을 언급하고 있지만 이 책은 '마음을 먹고 시작'까지의 과정만 담겨 있다. '투자 목록'은 나와 있지만 그걸 어떻게 해야 하는 지는 '공부하라'는 말로 대신해 버린다. 혹시 킴도 <리치 우먼2 - 구체적인 투자법>을 쓸 생각인가?

 하지만 이 책이 내게 감명을 주지 못한 가장 큰 이유는 그녀가 어떻게 나락에서 부자가 되었는지에 대한 '에피소드'가 부실하다는 점에 있다. '잠 잘 곳조차 없어 낡아 빠진 도요타 셀리카에서 새우잠을 자면서 남편과 서로를 비난하기도 하고 긍지도 없어지고 하는 힘든 시간을 보냈지만 빚쟁이들에게 늦더라도 꼭 돈을 갚겠다고 하면서 3개의 계좌에 돈을 모으고 그 돈으로 빚을 갚고 나중엔 투자를 해서 성공했다'는 이야기는 말 그대로 '이야기'가 되지 않으면 공감을 얻지 못한다. '예전엔 힘들었어. 하지만 어쨌거나 성공했어(중간에 몇 번은 실패하기도 했지만...)'와 다를 게 없다. 지식으로 그 사람에게 가르칠 수도 있지만 '마음'을 움직이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한 일이다.

 <슈퍼개미 박성득의 주식투자교과서> 같은 경우는 그 사람이 얼마나 힘들게 돈을 모았는지, 어떤 자세로 사업과 투자에 임했는지, 중간에 여러 번 실패를 했었지만 결국에는 성공했는지에 대해 구구절절하고 진솔하게 적어놓았다. 그래서 나는 이 책은 주식투자 뿐만 아니라 '인생'에 대해서도 가르쳐 주는 책이라고 칭찬한 바 있다.

 절실하게, 이 세상의 여자들에게 자신이 삶에서 느낀 진실이나 교훈을 알려주고 싶었다면 킴은 좀더 자신을 드러낼 필요가 있었다. 단 몇 줄로 그 어려운 과거의 이야기를 대충 말해 버릴 것이 아니라 얼마나 힘들었고 어떤 생각을 가졌었는지-그 사이에는 또 어떤 일도 있었는지 그럴 때 자신은 어떤 기분이 들었었는지를 구체적인 이야기로 적어낼 용기가 있어야 했다. 그랬다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공한 그녀에게 우리는 박수를 보내면서, 그녀의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우리의 마음에 와 닿는 '힘'을 가지게 됐을 텐데...(하지만 킴은 이렇게 말할 지도 모르겠군. "난 '수기'가 아닌 재테크 서적을 쓰려고 했을 뿐이에요!")

 ...그래도 남은 장점

 그렇다고 해서 이 책에 장점이 전혀 없는 건 아니다. '부를 계산하는 법(목표 정하기)'이 그것이다. 우리는 흔히 목표를 정하라고 하면 막연하게 '10억' 혹은 '부자'라고 말한다. 이 책은 어떻게 경제적으로 자유로워질 것인지 그 목표를 정하는 아주 똑똑한 방법을 알려준다.

 (저축 등 현금성 자산 + 일하지 않아도 매달 들어오는 수입)
--------------------------------------------------------------------------------- = 현재의 부
한 달 생활비

 내가 직장을 가지지 않거나 갖더라도 크게 얽매이지 않고 경제적 자유를 누리며 살고 싶다면 먼저 공식대로 내가 가지고 있는 현재의 부를 평가해 본다. 그리고 나서 투자에서 내 현재의 생활을 유지할 수 있을 만큼의 현금이 나오도록 만들면 된다. 물론 '어떻게' 가 어려운 건데, 앞에서 말했듯이 그건 이 책에 상세하게 기술되어 있지는 않다. 각자가 공부해야 할 몫이다.

 또한 이 책은 '자본이익'과 '현금흐름'을 설명하여 재테크를 잘 모르는 여성들에게 좀더 구체적인 생각을 가지게 한다. 자본이익은 주식이나 부동산을 사고 팔아서 '차익'을 남기는 방식이고 현금흐름은 부동산을 월세놓거나 주식 배당을 받거나 하여 말 그대로 현금이 정기적으로 흘러 들어오게 하는 방식이다. 현재 우리 나라는 주식이나 부동산으로 자본이익을 보는 방식이 많은 편인데, 이 책에서는 현금흐름쪽에 더 방점을 찍는다. 아무래도 현금이 정기적으로 계속 들어와야 경제적으로 편하게 자유로워지는 거니까.

 킴의 여러 친구들을 예로 들어 각 상황에 맞게 쉽게 설명되어 있는 점 또한 이 책이 지닌 장점이다. 아직 많은 재테크 서적을 읽지 않았거나 아직도 투자나 재테크는 남의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분이시라면 그 친구들 중 하나에서-혹은 복합적으로-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사실 나도 그녀들의 변명에서 나의 변명으로 보았다.

사람들은 누구나 비슷하다. 아직 가지 않은 길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 하지만 킴은 말한다. '투자란 한번에 한 걸음씩 내딛는 과정'이라고. 우리 함께 한 걸음을 내딛어 보자.

 첫 투자 이후에도 난 투자할 때 두려움을 느꼈다. 한번은 울면서 최종 계약서에 사인을 한 적도 있었다. 그 때 그 부동산은 파산 직전이었다. 난 큰 도박을 하는 것 같았지만 그 계약도 역시 해냈다. 난 새로운 투자를 할 때마다 조금씩 더 많이 배워 나갔다. 그리고 지식을 쌓아갈수록 조금씩 더 똑똑해졌다. 투자란 한번에 한 걸음씩 내딛는 과정이다.

-p1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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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는 만큼 이루어진다 - 노먼 빈센트 필의 자기 긍정 성공학
노먼 빈센트 필 지음, 노지양 옮김 / 21세기북스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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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개월째 꾸준히 자기 계발서를 읽고 있다. 그 덕일까? 일부러 긍정적으로 보려고 하지 않아도 긍정적이 되어가고 있다. 나도 모르게 삶에 여유가 생겼다. 하지만 늘 그런 것은 아니다. 아직은 이것이 완전하지 않아서 때로는 너무나 큰 나락으로 떨어져 버리기도 한다. 그런 날이면 내가 이런 책을 읽는 것이 무슨 소용이 있는 지 아무 것도 믿을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의 제목은 <믿는 만큼 이루어진다>이다. 내가 내 자신조차도 못 믿는 날 읽기에 너무 좋은 책이다. 제목부터 직설적이다. 이 책에는 멋진 이야기들이 나온다. 자신을 믿고 뜻을 이룬 이야기. 16살 소년이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면접을 보러 갔다가 사장님께 이런 메모를 보냈다고 한다. "전 21번째 면접자입니다. 저를 보기 전엔 아무 것도 결정하지 마세요." 그런 가하면 황폐하고 먼지만 많은 마을에서 윌 약국을 운영하던 부부는 고속도로에 '공짜 얼음 물 드림. 사우스다코다 윌의 윌 약국'이라는 간판을 세워 약국으로 손님을 불러 모았다. 이 모두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노력했고 스스로를 믿고 용기를 내어 실행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나에게도 현재 많은 문제들이 있다. 문제가 없는 사람은 공동묘지에서나 존재한다. 내가 나를 믿지 않는데, 누가 나를 믿어줄까? 나를 믿고 나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할 때 내 내면의 힘이 외부로 나와서 일도 더 멋진 곳으로 밀어 올려놓을 것을 믿는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에 수록되어 있는 멋진 시를 마지막으로 소개하며 마친다.

 

당신의 하루를 승리하게 해주는 것은 오직 열심히 해 보는 것

그러니 친구여, 제발 몸 좀 사리지 말게

지고 나서 징징 짜는 건 쉬워, 그리고 죽는 거지 뭐

하지만 싸우는 것이 어렵지

희망이 눈에 보이지 않을 때에도 싸워야 해

왜 그럴까? 그게 바로 최고의 게임이거든

부러지고 얻어맞고 찢어져서 나온다고 해도

한 번 더 해 보는 거야, 죽어버리는 건 너무 쉬워

계속 살아보는 것, 그게 어려운 거야

-p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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