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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살까지는 엄마가 키워라
스티브 비덜프 지음, 이승희 옮김 / 북섬 / 2007년 2월
평점 :
품절
<3살까지는 엄마가 키워라>를 읽으면서 여러 가지 생각으로 마음이 아팠다. 부모들이 이런저런 이유로 한 두 살짜리 아이들을 보육시설에 맡기고 가면 아이들은 그곳에서 그토록 원하는 부모의 사랑을 받지 못한 채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며 있어야 한다고 한다. 아무리 시설이 좋고 보모가 잘 해준다고 해도 그들은 부모가 아니고 한 사람이 최소 3명 이상의 아이를 돌보기 때문에 제 때 아이가 원하는 반응을 해 줄 수도 없는 것이다. 아이에겐 정말 끔찍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눈에 넣어도 안 아플 아이들을 떼어놓고 직장에 나가는 엄마들의 마음은 또 얼마나 아플까...?
이 책에 인용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부모에게서 양육된 아이와, 일찍부터 보육시설에 맡겨진 아이 중 후자에게서 공격적인 성향이 강하고 반항적인 어린이가 많다고 한다. 또한 그런 아이들은 커서 어른이 되서도 독신으로 살거나 이혼을 할 확률이 높다고 한다. 왜냐하면 감정을 느끼거나 타인과 관계 맺게 하는 데 도움을 주는 뇌의 일부가 제대로 자라지 않았기 때문이다.
6~12개월 사이에 아기의 전전두엽피질이 성장하는데, 이 부분은 다른 사람과 사귀게 하고 감정을 조절하는 기능을 갖고 있다. 양육자의 소리나 냄새, 촉각 등을 통해 아이가 긍정적인 느낌을 받게 되면 성장호르몬이 분비되어 전전두엽피질을 자라게 한다. 이 때 아이는 부모의 아주 작은 반응-곁에서 자신을 바라보면서 동공이 커진다든가 하는 만족스러움을 나타내는 무의식적인 신체 반응-까지도 잡아내어 성장호르몬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한다.
저자는 세상의 모든 것을 가질 수는 없다고 말한다. 얻는 것을 위해서는 놓는 것도 있어야 하고 진정한 사랑은 희생 없이는 이루어질 수 없다고 한다. 사랑하는 자녀가 제대로 성장할 수 있다면 부모가 기꺼이 자신의 삶을 내어놓아야 하지 않은가라고 말이다.
물론, 이 부분에 대해서는 생각을 많이 해야 할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사교육비가 비싼 나라에서, 기혼 여성이 육아 등으로 한 번 직장을 그만 두면 다시 일을 갖기가 어려운 나라에서, 가사노동이나 육아가 경제활동보다 하찮은 것으로 취급되는 나라에서, 전업주부가 현모양처가 아닌 '탐관오리'라고 불리는 나라에서, 세금은 별의별 항목으로 잘도 걷어 가면서 출산이나 육아를 위해서는 별로 투자하지 않는 나라에서 기꺼이 자식을 위해 삶을 송두리째 불확실속에 내어놓겠다는 건 누구라도 쉽지 않은 결정이기 때문이다. 크게는 노후보장, 생존이 걸린 문제가 될 수도 있다.
난 그렇게 생각한다. 어릴 때 진정 사랑으로 키워 참사랑을 알게 된 아이라면 자라도 크게 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가난해도 행복한 삶을 사는 방법을 알고 있을테고 부모를 원망하기보다는 고마워하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그런 아이는 자신의 자식도 역시 그렇게 키울 수 있을테지...? 그런 사람들이 많아진다면 세상도 따뜻해 질터이고 한편으로는 며칠 전 읽은 <정자전쟁>에서처럼 자손을 많이 남길 수 있는 유리한 생존전략이 되기도 할 것이다. 그렇다면 인간으로서 부모로서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것을 하는 게 아닐까...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나와 함께 생각하는 배우자가 있어야 하며, 절대로 피치 못할 사정같은 건 있어서도 안 된다. 그러나... 세상일이 그렇게 쉽게만 된다면, 각국에 그 많은 보육시설이 모자라다라는 말이 왜 나오겠는가...? 나도 생각은 위에서 말한 것처럼 해야지 하지만, 앞날을 생각하면 두렵기만 하다. 세상이, 아이고 어른이고 왜 이렇게 살기가 어려운 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