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역 필사 - 오늘의 태도로 내일을 읽는 시간 고전필사노트 1
김동완 지음 / 양양하다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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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역 필사 - 흔들리는 하루 끝에서 한 줄을 따라 쓰는 일은, 내 마음의 중심을 다시 찾아가는 가장 조용한 방식처럼 느껴졌다. 


🔺 저자: 김동완

🔺 출판사: 양양하다


🎯 나는 오래된 고전을 좋아한다고 말하면서도 정작 『주역』 앞에서는 자주 망설였다. 너무 오래된 책이라 지금의 삶과는 멀리 떨어져 있을 것 같았고, 한자를 알아야만 겨우 문턱에 설 수 있을 것 같은 부담도 있었다. 무엇보다 『주역』은 늘 누군가의 해석을 통해서만 접근해야 하는 책처럼 느껴졌다. 그런데 이 책은 조금 다른 방식으로 다가왔다. 이해하려 애쓰기보다 한 줄씩 따라 쓰며 가까워지라고 말하는 듯했다. 문장을 손으로 옮겨 적는 동안, 내가 정말 알고 싶은 것은 미래가 아니라 흔들리는 오늘을 버티는 태도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들었다


🔖 이 책은 『주역』을 점술이나 난해한 철학으로 밀어두지 않고, 변화 속에서 스스로를 세우는 문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건괘와 곤괘에서 시작해 기다림과 배움, 다툼과 가까워짐으로 이어지는 흐름은 삶의 출발선에 선 사람의 마음을 천천히 다독인다. 김동완은 오래 고전을 연구해 온 사람답게 해설을 과하게 앞세우지 않고, 오늘의 언어로 문장을 건져 올려 독자가 자기 삶에 포개어 보게 만든다. 


🔖 주역의 지혜는 혼자만의 수양에 머물지 않고 사람 사이의 거리와 온도를 살핀다. 조심스럽게 딛는 법, 마음을 함께하는 법, 가진 자의 품격, 낮출수록 빛나는 덕 같은 문장들은 관계가 흔들릴 때 무엇을 붙들어야 하는지 다시 생각하게 한다. 


🔖 잘못을 고치고, 막힘 앞에 서고, 무게를 견디고, 어둠 속에서도 중심을 지키는 이야기들은 누구의 삶에서나 한 번쯤 마주치는 장면들이다. 특히 『주역 필사』는 흔들리지 않는 법을 말하기보다, 흔들리더라도 어떻게 다시 설 것인가를 묻는다. 불안은 사라지지 않지만, 문장을 쓰는 동안 마음이 조금 정리되는 경험. 이 책은 바로 그 작은 회복의 순간을 위해 만들어진 필사 노트처럼 보였다.


🔖 천천히 이룸, 길 위에 서기, 부드럽게 스며듦, 믿음의 중심, 아직 이루지 못함 같은 괘의 이름들은 완성보다 지속을 떠올리게 한다. 『주역』이 오래된 책인데도 낡지 않은 이유는 인생을 완결된 답으로 말하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오늘의 나는 미완성이고, 그래서 다시 시작할 수 있다. 이 책의 필사는 정답을 받아 적는 일이 아니라, 그 미완의 자신을 조용히 받아들이는 연습처럼 느껴졌다. 나는 이 책이 미래를 예언해 주기보다, 내일을 맞이하는 오늘의 태도를 조금 더 단단하게 다듬어 주는 책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주역 필사』는 고전을 이해해야만 가까워질 수 있다는 부담을 덜어내고, 먼저 문장을 손으로 써 보게 하는 방식으로 독자를 초대한다. 그래서 이 책은 설명보다 호흡으로 읽히고, 해석보다 태도로 남는다. 변화가 너무 빠른 시대일수록 사람은 자기 자리로 돌아갈 말이 필요하다는 문장이 유난히 오래 남았는데, 실제로 이 책은 하루 한 줄의 반복을 통해 마음의 중심을 다시 세우는 작은 의식이 무엇인지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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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의 언덕 윌북 클래식 브론테 세 자매 컬렉션
에밀리 브론테 지음, 박찬원 옮김 / 윌북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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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의 언덕』 황야의 바람처럼 거칠게 사랑하고 끝내 사라진 두 영혼의 이야기. 

Wuthering Heights 

🔺 저자 :  에밀리 브론테  Emily Jane Brontë 

🔺 옮긴이 : 박찬원 

🔺 출판사 : 윌북


🎯 오래전부터 ‘가장 격렬한 사랑 이야기’라는 말을 수없이 들어왔기 때문이다. 사랑 이야기라기보다 폭풍에 가까운 감정이라는 말도 있었다. 과연 어떤 사랑이기에 사람들에게 그렇게까지 기억되는 걸까. 요크셔 황야라는 거친 풍경 속에서 살아가는 인물들의 감정은 얼마나 거칠게 흔들릴까. 


🔖 캐서린이 넬리에게 자신의 마음을 고백하는 장면에서 나는 이 작품의 중심을 처음으로 느낀다. 그녀는 에드거와의 결혼을 선택하면서도 영혼은 히스클리프에게 속해 있다고 말한다. 사랑이라기보다 존재의 동일성에 가까운 고백이다. “그는 나보다 더 나 자신이다.”라는 말은 이 소설의 모든 비극을 이미 예고하고 있는 듯하다.


🔖 캐서린이 죽은 뒤 히스클리프가 황야에서 울부짖는 장면은 이 소설이 단순한 사랑 이야기가 아님을 분명하게 보여준다. 그는 캐서린에게 유령이라도 되어 돌아오라고 외친다. 그녀 없는 세상은 그에게 현실이 아니라 지옥에 가깝다. 사랑이 삶을 지탱하는 힘이 아니라 존재 전체를 잠식하는 집착이 되었을 때 인간은 어디까지 무너질 수 있는가.


🔖 평생을 바쳐 준비했던 복수가 완성되기 직전, 히스클리프는 뜻밖에도 모든 의지를 잃어버린다. 두 집안을 파괴하려는 집념으로 살아왔지만 막상 모든 것이 손에 들어오자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다고 말한다. 그에게 복수는 목적이 아니라 캐서린의 부재를 견디기 위한 방식이었을지도 모른다. 


🔖 이야기의 끝에서 록우드는 캐서린과 히스클리프의 무덤을 바라본다. 마을 사람들은 여전히 히스클리프의 유령을 보았다고 말하지만 무덤 위에는 조용한 풀만 자라고 있다. 폭풍처럼 격렬했던 삶이 결국 자연 속으로 사라진 것이다. 그들의 사랑은 인간의 세계에서는 파괴였지만, 황야라는 거대한 자연 속에서는 하나의 흐름처럼 느껴진다. 마지막 장면의 침묵은 이 긴 비극을 묘하게 평온하게 마무리한다.


📌 마음속에 남는 것은 아름다운 사랑이 아니라 거대한 감정의 잔해 같은 것이다. 에밀리 브론테는 사랑을 미화하지 않는다. 오히려 인간의 내면에 숨어 있는 가장 거칠고 파괴적인 감정을 끝까지 밀어붙인다. 그래서 이 소설은 로맨스라기보다 인간 본성의 심연을 들여다보는 이야기처럼 느껴진다. 이 작품이 거의 두 세기 동안 읽히는 이유는 분명하다. 사랑과 증오, 집착과 상실이라는 감정이 너무도 솔직하게 드러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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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만 배우기의 기술 - 딱 필요한 만큼만 배워서 바로 써먹는 실행의 법칙
팻 플린 지음, 김지혜 옮김 / 어크로스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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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만 배우기의 기술 - 우리는 너무 많이 배우지만 정작 아무것도 시작하지 않는다. 

Lean Learning : How to Achieve More by Learning Less 


🔺 저자: 팻 플린 Pat Flynn

🔺 출판사: 어크로스

🔺 엮은이: 김지혜


🎯 늘 새로운 책을 읽고, 새로운 강의를 저장하고, 언젠가 도움이 될지 모를 지식들을 모아두는 습관이 내게도 있었기에 어쩌면 이 책 역시 또 하나의 ‘더 나은 배움’을 알려주는 책일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동시에 마음 한편에서는 이런 질문이 떠올랐다. 지금까지 내가 배워온 것들은 과연 나를 어디까지 움직이게 했을까. 



🔖 뜨거운 햇볕 아래에서 점심을 먹어야 하는 상황이 생기자 아이들은 긴 회의도, 복잡한 설계도도 없이 바로 해결 방법을 만들기 시작한다. 아이디어를 내고, 재료를 모으고, 직접 만들어보며 수정한다. 그렇게 하루 만에 햇빛 가리개가 완성된다. 나는 그 장면을 읽으며 우리가 언제부터 이렇게 단순한 문제 해결 방식을 잊어버렸는지 생각하게 됐다. 아이들은 행동하면서 배웠고, 그 과정 자체가 학습이었다.



🔖 저자는 스스로를 ‘과잉 학습자’라고 부른다. UC 버클리를 졸업하고 건축 회사에 들어갔지만 2008년 금융위기로 해고된 뒤 그는 다시 일어서기 위해 더 많은 정보를 모으기 시작한다. 책을 읽고, 강의를 듣고, 블로그와 인터넷 자료를 끝없이 찾아봤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삶은 조금도 움직이지 않았다. 그는 그때 깨닫는다. 배움이 때로는 행동을 미루기 위한 가장 우아한 도피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 이 책이 흥미로운 점은 의지나 결심을 지나치게 강조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사람은 강해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움직일 수밖에 없는 환경에 놓일 때 행동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를 ‘자발적 강제 장치’라고 설명한다. 공개적인 약속을 하거나, 마감을 만들거나, 책임 구조를 세우는 방식이다. 결국 실행을 만들어내는 것은 마음가짐보다 구조일지도 모른다.


🔖 우리는 어떤 기술을 배울 때 모든 것을 완벽하게 이해하려고 한다. 하지만 저자는 오히려 기술을 작은 단위로 나누어 지금 당장 필요한 부분부터 익히라고 말한다. 필요한 만큼 배우고 바로 실행하고, 다시 배우고 반복하는 방식이다. 거대한 준비 대신 작은 실행이 이어질 때 변화는 생각보다 빠르게 나타난다. 


💬 나는 조금 씁쓸한 깨달음을 남겼다. 우리는 늘 더 많은 지식이 필요하다고 믿어왔지만 어쩌면 이미 시작할 만큼 충분히 알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이 책은 그 사실을 조용하지만 단호하게 보여준다.이 책이 던지는 질문은 오래 남는다.

📌  나는 지금 배우고 있는가, 아니면 미루고 있는가. 그래서 이른 독자가 꼭 읽어주길 바란다. 우리가 다시 행동을 시작하게 만드는 작은 계기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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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바라던 바 - 삶과 책이 있는 위스키 바, 그 잔에 담긴 이야기
정성욱 지음 / 애플북스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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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바라던 바 - 술 한 잔을 따르며 삶을 기록하는 바텐더의 조용한 산문. 


🔺 저자: 정성욱

🔺 출판사: 애플북스


🎯 위스키 바를 운영하는 사람이 쓴 글이라니, 어떤 밤의 풍경이 담겨 있을까 하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술과 책이라는 조합도 낯설지 않지만, 그것을 삶의 방식으로 살아가는 사람의 문장은 어떤 온도를 가질까 상상해 보게 됐다. 누군가의 공간에서 흘러간 시간들이 어떤 문장으로 남아 있을지, 그 조용한 기록을 따라가 보고 싶었다.


🔖도시에 밤이 필요하다고 믿었던 한 사람이 바를 열었다. 저자는 설계사무소를 떠나 위스키 바 ‘산문’을 시작한다. 틀에 박힌 문장이 아니라 자유롭게 이어지는 산문처럼 살고 싶었다는 그의 말이 오래 남는다. 누군가 잠시 혼자가 아닌 감각을 느낄 수 있는 자리, 말하지 않아도 머물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는 바람이 이 책의 첫 문장처럼 조용히 시작된다.


🔖 바에서의 혼술은 이상하게도 완전히 혼자인 시간이 아니다. 낮은 조명, 음악, 그리고 바텐더라는 존재가 조용히 그 시간을 함께한다. 말을 걸지 않아도 괜찮고, 때로는 짧은 한마디가 깊게 남는다. 책을 읽는 손님, 아무 말 없이 잔을 기울이는 손님, 대화를 나누다 친구가 되는 사람들.


🔖 저자는 위스키의 숙성 이야기를 삶에 빗대어 말한다. 위스키가 오크통에서 시간을 지나며 깊어지듯 사람도 그렇게 변해 간다고. 우리는 살아가며 수많은 것을 잃는다. 꿈, 관계, 가능성 같은 것들. 하지만 그 상실이 완전히 헛된 것은 아닐지도 모른다고 그는 말한다. 


🔖 바를 운영하는 시간은 단순히 술을 따르는 일이 아니었다. 사람을 만나고, 이야기를 듣고, 그 시간을 기록하는 일이었다. 저자에게 바 ‘산문’은 술집이면서 동시에 서재이자 일기장 같은 공간이다. 아직 완성되지 않은 삶 속에서 그는 자신의 속도로 걷고 있다. 다음 잔을 따르듯 다음 문장을 이어 가며, 또 다른 이야기를 준비하고 있는 듯 보인다.



💬 말이 많지 않은 밤, 잔 하나와 문장 하나가 남아 있는 풍경. 저자는 과장하지 않고 담담하게 삶을 기록한다는 점에서 분명한 매력이 있다. 


📌 그럼에도 이 책은 공간과 삶, 일과 낭만 사이에서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조용한 질문을 건넨다. 이른 독자가 꼭 읽어주길 바란다. 어쩌면 이 책은 우리 각자에게도 하나의 공간을 떠올리게 할지 모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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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에서 책으로 피어나다 - 작가가 된 워킹맘의 글쓰기 이야기
전선자 지음 / 미다스북스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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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에서 책으로 피어나다 - 평범한 하루가 모여 결국 한 권의 책이 되는 순간을 만난 이야기. 

🔺 저자: 전선자

🔺 출판사: 미다스북스


🎯 과연 글을 꾸준히 쓴다는 것은 어떤 마음일까. 하루하루 바쁜 일상을 보내다 보면 마음속에 남아 있는 생각들은 늘 뒤로 밀리기 마련이다. 특히 일과 가정 사이를 오가는 삶 속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그런데 평범한 워킹맘이 브런치에 글을 쓰기 시작해 결국 책을 출간했다는 이야기를 접했을 때 문득 궁금해졌다. 도대체 어떤 마음이었을까. 무엇이 그 사람을 다시 글 앞으로 돌아오게 했을까. 한 사람의 기록이 어떻게 한 권의 책으로 이어지는지 보고 싶어졌다.


🔖 글을 쓰기 시작하는 순간은 생각보다 거창하지 않다. 저자 역시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는 워킹맘이었다. 3교대 근무를 하는 간호사로 일하며 아이를 키우고 하루를 버텨내는 삶 속에서 글쓰기는 잠시 미뤄 둔 꿈처럼 남아 있었다. 


🔖 현실 속에서 글을 계속 쓴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3교대 근무와 육아라는 조건 속에서도 저자는 글쓰기를 위한 시간을 만들어 낸다. 피곤한 밤에도 한 줄을 남기고, 영감이 없는 날에도 글을 포기하지 않는다. 그렇게 이어진 습관은 어느 순간 자신도 모르게 쌓여 간다. 하루의 작은 기록이 모이면 어떤 변화가 생길까. 


🔖 브런치라는 플랫폼은 저자에게 새로운 시작점이 되었다. 글을 발행하는 순간의 떨림, 공감 버튼 하나가 남기는 울림, 댓글 한 줄이 전해 주는 위로가 글을 계속 쓰게 하는 힘이 된다. 특히 자신의 이야기를 조심스럽게 꺼내 놓았을 때 누군가가 공감해 주었다는 경험은 작지만 깊은 의미로 남는다..


🔖 택배 상자 안에 담긴 자신의 책을 처음 마주한 순간, 저자는 그것을 마치 갓 태어난 아이를 만난 것 같은 감정으로 표현한다. 그 장면은 단순한 출간의 순간이 아니라 오랜 시간 쌓여 온 노력의 결과처럼



💬 이 책은 거창한 성공담을 이야기하기보다는 평범한 사람이 글을 통해 자신의 꿈을 이어 가는 과정을 담담하게 보여준다. 그래서 읽는 동안 특별한 사건보다도 작은 변화들이 더 오래 마음에 남는다. 글을 쓰고 싶다는 마음이 있지만 시작하지 못했던 사람들에게 조용히 손을 내미는 이야기다. 


📌 나는 이 이야기를 글을 시작하려는 사람들에게 건네고 싶다. 이른 독자가 꼭 읽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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