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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경학의 부활 - 미국 제재 정책의 트릴레마(Trilemma)와 한국의 선택 ㅣ AcornLoft
주현준 지음 / 에이콘온 / 2025년 5월
평점 :
지경학의 부활 - 미국 제재 정책의 트릴레마(Trilemma)와 한국의 선택

저자 : 주현준
출판사 : 에이콘
🔖 “지정학? 그거 나랑 상관없는 이야기 아니야?” 그렇게 생각했던 나에게, 어느 날 뉴스 속 한 줄이 날아들었습니다. “전 세계 모든 달러 결제는 미국 금융 시스템을 거친다.” 달러를 쓰는 순간, 우리는 미국의 법에 들어간다니요? 그 순간 깨달았습니다. 무역, 외교, 심지어 내 통장의 환율까지도, 거대한 지정학의 바람 속에 흔들리고 있다는 것을. 《지경학의 부활》은 그런 나에게 전해진 경고장이자, 생존 매뉴얼이었습니다. 이제는 알고 싶었습니다. ‘누가 세계를 움직이는가’ 그리고 ‘우리는 그 안에서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는가’를...
제재는 총보다 무서운 무기다
경제제재가 국제정치의 핵심 무기가 된 지금, 이 책은 단순히 미국의 일방적 압박이 아니라 ‘법과 구조’ 속에서 설계된 전략임을 보여줍니다. 쿠바산 시가 거래에 미국 금융망이 개입된 이유로 자금이 압류되는 일화는, 우리가 이미 미국 제재 체계 안에 들어와 있다는 현실을 일깨워주죠. 제재가 단순히 “북한, 이란, 러시아” 같은 불량국가만을 대상으로 한다는 통념을 뒤흔듭니다.

미국 제재의 법적 기반과 역사
IEEPA, NEA, 같은 미국의 주요 법령이 어떤 식으로 제재를 가능하게 만들었는지 설명합니다. 법조항을 나열하는 게 아니라, 그것이 미국의 전략과 안보 관점에서 어떻게 쓰이고 발전해왔는지를 구체적인 사례로 풀어냅니다. 트럼프 정부의 10% 보편관세가 어떻게 가능한지를 이해하고 나면,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 얼마나 실체적인 위협인지 체감됩니다.

제재정책의 ‘트릴레마’ 구조
이 책의 핵심 개념이 바로 '트릴레마'. 미국은 제재를 통해 ①효과를 확보하고, ②부작용을 최소화하며, ③동맹국의 협조를 얻는 세 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하려 하지만, 이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균형입니다. 이 장을 읽으며, 왜 미국이 때때로 동맹에게조차 무리한 요구를 하는지 이해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 ‘딜레마 구조’를 알게 되면, 한국은 단순한 수동적 동참자가 아니라 전략적 협상자가 될 수 있다는 메시지가 와닿습니다.

중국의 반격, 수동적 대상국에서 능동적 행위자로
중국은 이제 제재의 수용자가 아니라 대응자로 나섭니다. 디지털 위안화, 희토류 전략, 수출다변화, 기술 자립화… 이 모든 것이 ‘반격의 형태’입니다. 미국 시장에 일정 부분 의존하면서도, 제3국과의 협력 인센티브를 통해 ‘레버리지’를 확보해가는 중국의 전략은 단지 생존이 아니라 역공입니다. 이 장면, 당신이라면 어떻게 받아들였을까요?

한국의 위치: 안보는 미국, 교역은 중국
이 책은 한국이 처한 ‘전략적 곤경’을 누구보다 현실감 있게 그려냅니다. 미국은 안보를 제공하고, 중국은 한국의 최대 교역 파트너. 이 양자 관계 속에서 ‘제재에 동참하되 대가 받기’ 전략, 즉 거래형 외교가 대안으로 제시됩니다.

제재의 시대, 중견국 한국의 생존전략
한국은 선택받은 중간자적 위치를 활용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국가입니다. 이 책은 “미국의 트릴레마를 역이용하라”는 통찰을 제공합니다. 피해를 줄이는 것이 아니라, 그 구조 안에서 새로운 기회를 설계하라는 조언은 단순한 이론을 넘어섭니다. 읽는 내내, 외교관도, 기업가도, 학자도 이 책을 ‘실전 매뉴얼’처럼 느끼게 될 것입니다.
❓ "당신의 신용카드 한 장이 미국의 제재 리스트를 움직일 수 있다는 걸 아셨나요?"
달러 결제, 글로벌 은행망, 제재 대상 간접 연계… 당신의 거래 하나가 국제정치의 무대에 오를 수도 있습니다. 이제는 알아야 할 때입니다.
💬 책장을 덮은 순간, 마음속에 울리는 질문 하나. “우린 누구의 질서 속에 살고 있었던 걸까?” 무역은 자유가 아니었습니다. 환율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었고, 기술은 중립적이지 않았습니다. 모든 것이 ‘정치’였습니다. 이 책은 말합니다. “정치는 경제를 통해 말하고, 경제는 제재로 대답한다.” 만약 당신이 오늘을 살아가는 경제 주체라면, 이 책은 결코 남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그것은 곧, 우리의 이야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