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원이 이루어질 거야
오승민 지음 / 다그림책(키다리)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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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캄한 어둠 속 영롱하게 빛나는 별빛을 머금은 도시의 언덕. 그 위를 환하게 비추는 초승달 그리고 달을 품고 있는 소녀의 모습이 신비로운 그림책 <소원이 이루어질 거야> 지면 하나를 가득 채우는 그림과 대비되는 간결한 글귀로 이루어진 그림책이다. 한 소년이 있다. 소년은 누군가를 만나길 소원하며 매일 어딘가로 향한다. 기다림은 그리움이 되고, 그리움은 소년의 간절한 소원이 된다.

첫눈이 오기 전 손톱에 물든 봉숭아 물이 남아 있으면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이야기. 책 속에도 소년의 손톱에는 봉숭아 물이 들어 있다. 나 어렸을 때에도 그런 이야기가 있어 첫눈이 오기 전까지 곱게 물든 봉숭아 물이 사라지지 않기를 얼마나 간절히 바랐던가. 책을 읽으니 그 시절이 생각나기도 했다.


소년이 애타게 기다리는 사람은 누구일까?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책장을 넘겨본다. 같은 학교에 다니고 있는 여자아이일까? 그런데 사람이 아닌 인형 가게에 진열된 작고 귀여운 인형이다. 책의 절반은 소년의 시선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그러다 시점의 변화가 생긴다. 소년이 아닌 인형의 시점으로. 인형은 소년을 기다린다. 더 이상 자신을 바라보지 않는 소년을 인형은 생각하고 기다린다.

그러다가 인형은 진열장을 뛰쳐나와 버스를 타고 소년에게 간다. (미스터리 공포물, 추리물을 좋아하는 엄마인 나는 헉! 인형이 진열장을 뛰쳐나와 버스를 타다니! 이거 호러 책 아녀! 동심파괴................................ㄷㄷㄷㄷㄷㄷㄷㄷ) 순간 인형의 행동에 잠시 사고가 정지한다. 그런데 이 장면은 마지막 장면을 위한 작가의 장치였으니! (혹은 멋진 연출!) 굉장히 감동적이고 마음이 따뜻해지는 책인데, 세상 찌든 때에 물든 어른인 (모든 어른이 다 그런 것은 아님) 나의 사고 회로는 너무 호러에 꽂혔었나 보다. 순수함을 잃었어............ 또르르륵.

그래도 마지막 장면에선 작가님이 왜 이런 연출을 하셨는지 대번에 이해하게 된 나이기에, 괜찮아 아직 완전히 찌들진 않았어. 스스로 위로하며 책장을 덮었다. 표면적으로 책을 바라보는 것이 아닌, 책 속에 의미를 발견하고, 유추할 수 있다면 정말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란 생각이 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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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만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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