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하우스의 문화사 - 역사문화라이브러리
볼프강 융거 지음, 채운정 옮김 / 에디터 / 200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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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프강 융거가 쓴 '카페하우스의 문화사'는 최근 '사생활의 역사'와 같이 매우 사사로운 역사의 부분들에 흥미를 느낀 내 감수성에 딱 맞는 책이었다. 아시다시피, 우리가 서 있는 이 지상의 공간은 모두 굉장한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어떨 때에는 그곳에서 미묘한 아우라를 느끼게도 한다. 이 책의 저자는 이런 점에서 '유럽' 형성의 보이지 않는 요소였던 '카페'를 집중적으로 살펴본다. 커피가 어떻게 들어왔으며, 그것을 통해서 사람들 간에 소통의 공간이 어떻게 정착되는지, 그리고 그 속에서 역사적 사건들은 이 공간과 어떻게 횡단하고, 또 거기서 시대정신은 어떻게 발현되는지....카페를 중심으로한 통시적이고 공시적인 접근 속에서 나는 마치 350년간을 카페하우스에서 산 듯한 느낌을 받았다. 그림도 많고 문체도 평이하여서 잠 못드는 밤에 읽으면 딱 좋을 것 같다. 물론, 거시인과적인 역사분석에 염증을 느끼고 있는 대학생들에게도 추천할 만한 재밌는 책이라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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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 - 욕망의 근원과 변화
난 멜링거 지음, 임진숙 옮김 / 해바라기 / 200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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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문화인류학을 전공하지는 않지만, 대학 새내기때 마빈해리스의 책을 읽고 큰 감명을 받았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속에서 인류학적 설명 방식의 탁월함에 놀랐었죠. 이 책 '고기: 욕망의 근원과 변화'도 그런 인류학적 분석의 힘을 잘 보여줍니다. 즉, 인류가 육식을 하는 것에서의 인류사적 의미를 묻고 그것이 왜 그렇게 되었는지를 설득력 있게 설명하기 때문입니다. 고대 벽화에서 시작하여 제물로서의 고기, 성적 욕망의 근원으로서의 고기, 권력의 중심으로서의 고기를 흥미로운 삽화와 깔끔한 문장으로 보여주고 있는 이 책은 정말 '육식의 문화적 실용성'과 '사회적 행동 양식'에 대한 통찰을 불러일으킵니다. 물론 충격적인 부분도 많기 때문에 논쟁을 해 볼 문제들도 많구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인간의 역사 전개가 합리성과 이성의 구현이라는 주장들에 대해 회의를 불러일으키는 점이 아닐까요? 여러모로 흥미로운 책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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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스트푸드의 제국
에릭 슐로서 지음, 김은령 옮김 / 에코리브르 / 200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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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책을 소개하는 방송도 많은데 이런 책 한번 다루면 어떨까요? 비록 국내에 있는 수많은 패스트푸드 회사와의 마찰도 불가피하겠지만, 기실 많은 사람들이 동의하고 많은 연구들이 확증하는 패스트푸드의 폐해를 우리는 좀 더 분명하게 자각해야 하기 때문에 이런 시도는 필요하다고 봅니다. 그 일이 성사되는 안되든, 이 책은 탁월합니다. 신자유주의적 제국주의가 지금의 자본주의 시대에 제1의 모순이라면, 문화 제국주의와 환경문제 등은 그에 엉겨붙어 있는 또다른 모순일 것입니다. 저자는 그 가운데에 패스트푸드의 제국이 있다고 봅니다. 가장 성공한 다국적기업인 맥도날드를 타겟 삼아서, 그는 그 속에 있는 고용구조의 모순과 착취(소위 맥잡으로 불리죠), 그리고 패스트푸드 제품의 과장광고와 생태계 파괴, 건강에의 위협, 천편일률적인 식문화의 파급 등을 꼬집습니다. 물론 그의 지적은 매우 꼼꼼한 전거들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설득력이 탁월하죠.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는 아마 패스트푸드 매장의 밝은 측면 뒤에 숨어있는 엄청난 모순을 보고 놀랄 것입니다. 그러나, 거기서 끝나면 안됩니다. 그 모순을 안다면, 그것과 반드시 단절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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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달린다 - 개정판
요쉬카 피셔 지음, 선주성 옮김 / 궁리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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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두말할 필요없이 흥미로운 책입니다. 그것은 수많은 광고에서 확인되었듯이 한 명의 공인이 마라톤을 통해서 불가능해 보였던 체형을 다시 가졌기 때문입니다. 저는 체형을 위해서 달리기를 시작했던 것은 아니지만, 그러나 달리기가 마냥 즐겁습니다. 아마 요시카 피셔 자신도 달리기가 주는 매력을 본능적으로 느꼈을 것입니다. 그래서 끝없이 자신을 컨트롤하면서 마라톤을 해낼 수 있었겠지요. 그런데, 저는 이것이 단지 살빼는 책으로 읽히는 것에는 반대합니다. 그것은 다름아닌 요시카 피셔라는 인물 때문입니다. 그의 정치적 성향과 정치적 지향점이 고스란히 소외되는 것은 너무나 안타까운 일입니다. 그래서 그의 놀랍고도 흥미로운 취미인 마라톤은 마라톤으로 읽되, 그 마라톤을 쟁취한 요시카 피셔라는 인물도 같이 공부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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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ing 책과 만나다
수유연구실+연구공간 '너머' 지음 / 그린비 / 200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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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이 책의 장점은 새로운 글쓰기를 보여준다는 것입니다. 비슷한 성향으로 연대한 연구소의 연구원들이 각각의 책-무기를 들고 나와서 그것이 얼마만큼 유용한지를 평가한다는 점에 있어서 그렇습니다. 서평으로 묶여져 있다는 점에 있어서 다양한 책읽기를 추천받고 싶은 분들에게는 좋은, 그리고 독특한 산해진미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런데, 이런 시도는 그 장점만큼의, 혹은 장점보다 더 큰 단점을 노출시키는 것 같습니다. 일단은 이런 시도 자체가 어떤 맥락에서 이루어졌는지가 너무 은유적으로 개괄되어 있으며, 그들의 새로운 방법론적 시도가 가지는 '핵심적 의미'가 무엇인지도 불분명하기 때문입니다. 글쓰는 연구원들 사이의 조율은 어떻게 이루어졌으며, 선정된 책들이 어떤 기준으로 범주화되었는지에 대해서도 의문스러운 점이 많습니다. 결국, 세련된 카탈로그보다 그 내용과 함의가 주는 의미는 잘 와닿지 않습니다. 하나하나의 서평은 흥미롭게 읽혔지만, 그 서평들 사이사이에는 너무 이질적인 공백이 있다고나 할까요? 물론, 연구소에서 제가 느꼈던 체험들은 그것을 어떻게든 묶어내겠지만, 그것은 저 개인에게만 해당하는 사항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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