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사회계층 - 풍요 속의 불평등
하라 준스케. 세이야마 가즈오 지음, 정현숙 옮김 / 한울(한울아카데미) / 200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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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이 논의하는 바는 맑스의 이론과 계층의 근대화론 사이에서 오늘날 심화된 일본 사회의 불평등을 어떻게 이해할 것이냐 하는 것이다. 저자들은 일단 계급에 대한 관심이 감소하고 사회이동과 계층간 격차의 변화 속에서 계층 개념이 재정립되어야 한다고 본다. 그러면서 계층의 주요한 변수인 학력을 살펴보며, 직업적 커리어 구조와 정치 속에서의 계층의식, 그리고 젠더와 계층의 관련성까지 폭넓게 아우른다. 일본이 우리나라와 비슷한 점이 많지만 상대적으로 연구가 빈약했고, 또 일본인 특유의 꼼꼼함이 베어 있어서 그런지 무척 재미있게 읽히는 책이다.

특히 그들이 주장하는 궁극적 결론인 '주체로서의 계급'과 '달성으로서의 계층' 개념을 살펴보는 것은 흥미롭다. 전자는 본래적 이해대립과 정치적 주체, 그리고 역사적 주체로 구성되어 있지만, 후자는 생활 기회의 불평등, 단일한 위계제, 집군으로서 계층, 위신으로서의 계층의 이미지로 파악된다. 이런 주장은 본 적이 없어서 신선했다. 여하튼, 계층 혹은 계급 개념은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 여전히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불평등은 종식되지 않았고 오히려 은폐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그런 계층의 문제를 우리에게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일본사회의 경우를 통해서 논의하고 있으며, 게다가 젠더와 같이 보통의 계층계급론 책에서는 잘 다루어지지 않았던 영역까지 다루고 있어서 여러모로 읽을만 하다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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