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 또는 욕망의 사다리 한길컬처북스 10
이거룡 외 지음 / 한길사 / 1999년 6월
평점 :
품절


아시다시피 현대에는 니체나 푸코와 접해있는 후기 구조주의나 포스트 모던 예술의 영향을 받아서 신체성이 강조되고 있다. 즉, 이성의 동일성에 반대하여 신체와 욕망, 감정이 상대적으로 중요하게 고려되고 있다는 말이다. 그런 시대에서 이 책은 시의적절하게 출판되었다. 물론 이런 점이 비판의 대상은 아니다. 그러나, 이 책이 노리는 것이 무엇인지는 그리 뚜렷하게 나타나있지 않다.

즉, 몸 혹은 신체에 관련된 글만 모았다고 해서 하나의 책으로 마땅히 출판되어야 하는 충분조건이 마련되는 것은 아닐텐데, 이 책은 그런 점에서 설득력이 부족하단 말이다. 개별적 논문은 뛰어나거나 관심가는 것도 많았다. 이거룡 선생님이 인도철학에서 몸과 윤회, 해탈에 대해 쓰신 것이나, 데카르트의 코지토에 대비하여 비코의 신체의 의미에 대해 쓴 정화열 선생님의 논문, 퐁티의 타자성에 대한 조광제 선생님의 글, 서양미술사에서 육체와 권력, 이미지의 구성 문제에 대한 강성원 선생님의 글 등은 그 소재 면이나 글의 논리 전개 면에서 재밌었다.

그러나, 개별적인 논문이 한 곳으로 접합되는 지점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 그냥 다양한 신체의 의미를 보여준다는 것은 부족할 설명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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