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체 - 산해작은철학총서 001
이정우, 조광제, 김석수 외 지음 / 산해 / 2001년 4월
평점 :
품절


책의 출간 의도는 알고 있다. 즉, 철학이 일상 속에 내려앉아 새롭게 부흥하기를 희망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일상화를 성급하게 추구하면 오히려 상업화의 나락에 빠질 수도 있음을 저자들은 알 것이다. 나는 이 책의 의도가 오히려 부정적인 효과를 더 지니지 않을까 생각한다. 물론 부담없이 읽을수야 있지만, 4편의 글이 통일성을 지니는 것도 아니고, 주체의 핵심적인 요소들을 각각 표상해주는 것도 아니다. 그러다보니 적잖이 혼란스럽다. 일단 이정우 선생님과 조광제 선생님의 글에 주목했다. 이정우 선생님의 글은 그래도 정통적인 철학적 주체의 문제를 보여줬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타자 속에서 자아의 정체성이나 우리 속에서 자아와 타자의 생성과 변화는 다소 붕 뜬 느낌이다. 공각기동대를 예를 들어 설명한 부분이 있긴 하지만, 이것은 이정우 선생님의 다른 책에서 상세하게 다뤄져 있으므로 차라리 그 책이 주체 문제를 더 구체적으로 보여준다고 생각된다. 조광제 선생님의 글은 기존의 글보다는 참신해서 주목했다. 문제의식을 끌어나가는 것이 재밌었고, 또 개인적으로는 주체는 단지 기의의 자리와 같은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즉, 구조와 체계 속에서 주체의 지위는 그리 크지 않다고 생각한다. 여하튼, 짧은 시간을 쪼개서 한 번 생각해 볼 문제인 것 같다. 그 문제의식이 또 다른 철학책이나 사유로 전이되면 더 좋을 것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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