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겐슈타인 연구
박영식 지음 / 현암사 / 199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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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흔히 천재로 불렸던 많은 이들이 그랬듯이, 그들의 업적을 검토하는 것은 정말 어렵다. 그 자체가 난해해서라기 보다는, 그들의 업적을 많은 사람들이 해석하고, 연구하여도 끝이 나지 않기 때문이다. 그만큼 스스로도 웬지 미흡하다는 생각이 들고, 또한 다수의 연구자들이 모두 합의할 수 있는 '정답'이란 없기 때문이다. 나는 비트겐슈타인을 읽으면 항상 그런 생각을 한다. 물론 분석철학에 대해서 잘 모르는 것이 크게 작용하겠지만, 그에 대한 해설서를 읽고서 다시 읽어도 마찬가지였다.

이 책은 난해한 비트겐슈타인에게로 가는 해설서 가운데 하나이다. 철학의 '검증성'에 초점을 맞추어 일관되게 비트겐슈타인의 저작을 논의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철학적인 분석의 의미 자체를 이해하려 하고 있다. 그 가운데에는 논리적 형식, 언어 그림이론 등이 언급된다. 물론 위의 검증원리가 어떻게 작동하며, 그 구체적인 영역들이 '논리철학논고'에서 어떻게 나타나는지도 말한다. 어떤 측면에서는 명쾌했던 부분도 있었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아쉬운 점은 저자의 주장의 초점이 미흡하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같은 내용이 너무 자주 반복된다. 그래서, 300쪽의 책을 읽고 나도 별로 남는 것이 없다. '검증성'을 중심으로 비트겐슈타인을 해명하겠다고 했지만, 실제로 이루어진 것은 너무 박약하다. 물론 나는 전문가는 아니지만, 그런 느낌은 다른 독자들도 느끼실 것이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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