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노동자 의료백서
김미선 외 지음, 외국인노동자 의료공제회 엮음 / 청년의사 / 2001년 9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이제 길거리에서 우리도 흔히들 보지만, 전혀 딴 세계에 있는 사람처럼, 여전히 그런 시선을 보내고 마는 외국인 노동자의 의료실태에 관한 책이다. 사실, 나는 전공(사회학) 때문에, 특히 그 가운데에서 산업사회학에 관심이 있기 때문에, 이 문제에 대해 몇 번 수업도 듣고, 관련 글도 써 봤었다. 물론, 외국인 노동자의 상황은 좀 과장된 면도 있다. 사실, 그들이 우리나라에 온 것은 아시다시피 단기간에 돈을 벌고 싶어서였고, 그만큼 강한 의지가 있다. 마치 우리의 교민들이 미국이나 여타 선진국에 가는 것처럼, 강한 동기와 의지가 있다는 말이다. 그래서 단지 피해자로만 볼 문제는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정부는 외국인 노동자에 마땅한 대책을 내 놓지 않았다. 즉, 중소, 영세 사업장에서 3D 업종의 인력난을 해소하기 위해서 저기 동남아 지역의 노동자나, 조선족을 받아들였지만, 공식적으로는 그들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정말 열악한 임금을 받는 산업기술연수생의 신분이 아니면, 모두 미등록 노동자, 즉 불법체류자가 되고 만다. 법적 신분이 그렇다보니, 그들은 항상 도망다니고, 공장에서도 마땅한 대우를 받지 못한다. 의료보험도 제대로 적용받지 못한다. 물론, 한국말을 좀 하는 조선족이나 오래 머무른 동남아 인은 그나마 대우가 좀 낫지만, 여전히 우리나라는 외국인 노동자에 대해서 딱히 좋은 법적 장치를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이 책에는 이런 외국인 노동자의 삶과 죽음이 그들의 거친 호흡과 함께 담겨져 있다. 그들의 건강실태에 관한 상세한 조사는 물론이거니와, 의료 실태 개선을 위한 제언도 함께 담겨 있다. 정말 우리가 지향하는 사회가 더불어 사는 사회라면, 피부색이 다르다는 이유로 모진 대우를 받고 있는 그들에 대해서, 관심을 가져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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