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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띠 오이디푸스 - 자본주의와 정신분열증 ㅣ 현대사상의 모험 1
질 들뢰즈 외 지음, 최명관 옮김 / 민음사 / 2000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앙띠 오이디푸스'는 우리 나라에서는 하나의 열품이 되어버린 질 들뢰즈의 주저 가운데 하나이자(그의 주저는 대체로 68년의 학위논문 '차이와 반복'과, 이후 '의미의 논리'와 더불어 이 책이다), 그의 방대한 저작 가운데 가장 많이 팔린 책이다. 그 내용은 이미 들뢰즈의 팬이 많아 다 알거라 생각하는데, 프로이트의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에 대한 비판(그 대안을 저자들은 라이히에게서 찾고 있다)과 자본주의의 영토화/탈영토화/재영토화에 대한 비판으로서 욕망(desir)의 정신분열증과 노마드적 사유를 제시하고 있다. 거기서 conjunction/disjunction/connection 등의 개념이 나오며, 또한 리좀이라는 유명한 개념이 개온다. 분명 이 책은 하나의 뛰어난 걸작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에 번역된 이 책은 그 목차에서 이미 어이없는 실수를 드러냈고, 들뢰즈에 대한 이해가 얕았던 시절, 들뢰즈 비전공자가 번역을 했기 때문에, 상당한 문제를 야기했다. 그래서, 이 책을 영문으로라도 읽기 어려운 학생은 번거롭지만 꼭 대역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 점만을 빼놓는다면, 이제 번역이 나온 '천개의 고원'과 더불어 들뢰즈/가타리의 정치철학적 사유와 실천적 관점을 유감없이 볼 수 있겠다.
다만, 프랑스를 중심으로한 (후기) 구조주의자들은 (물론 잠재태와 사건 개념을 말하고 있지만), 시뮬라크르, 즉 표면의 철학자이다. 그러나, 이와 반대로 프랑스 내의 바디우라든지, 독일에서의 Spaeman과 같은 정통주의적 철학자들도 있음이 지적되어야 하는데, 우리나라에는 너무 후기 구조주의에 치우쳐 철학계가 흘러간 부분이 없지 않나 싶어 걱정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