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돌아갈 날짜를 세어보다 문학과지성 시인선 152
이진명 지음 / 문학과지성사 / 199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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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이진명의 시집은 조용하고 깊다. 특히 이런 느낌을 주는 것은 그가 노래하는 내용과 소제들이 던지는 인간다움이다. 나는 시를 잘 알지는 못하지만, 그의 시집, 이 하나의 시집만은 좋아한다.

소란스럽고 바쁜 낮에는 잘 드러나지 않는 '나'에 대한 명상들이 어쨌거나 살아가는 동안 면면히 일어나는 것처럼, 그는 이런 깊이를 안다. 세상 어느 누구도 외로움을 느끼지 않을 수는 없다. 그렇기 때문에 이 시집이 더욱 가깝게 느껴진다. '미래', '집', '운명', '고행' 등의 단어와 그 속에서 일어나는 한 세상의 외로움은 '공감'이라고 말하는 것이 적절하리라.

나는 이렇게 살았소. 당신은 어떻소. 서로 묻고 이해하는 그런 과정, 그리고 이런 과정을 기다리는 혼자만의 시간들. 그의 시집에 대해서, 그리고 그의 시세계에 대해서 말하기 전에 이 시집이 가지고 있는 호소력을 나는 이렇게 정리하고 싶다.

내가 돌아갈 날짜는 얼마나 남았을까? 세어보는 만큼 희망이 남는다. 어떤가? 죽음에 대해서 이렇게 은은하게 말하는 시집을 보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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