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텍스트로 패턴으로 현대의 지성 95
김영민 지음 / 문학과지성사 / 1996년 10월
평점 :
품절


이 책은 상당히 기이하다. 철학책이라 하기에는 논증이나 주장하는 바가 없다. 차라리 성경과 같다. 처음부터 다짜고짜 '태초에 컨텍스트가 있었다'라고 시작하고 있으니까. 그러나, 이 책을 자세히 읽어나가다보면, 어떤 구조를 숨기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제목이 제목인것처럼, 그레고리 베이트슨이 주장한 패턴 개념을 김영민 교수가 그의 독창적인 작업으로 체내화한 것을 알 수 있다.

아마, 4년쯤 전인것 같다. 나는 이 책을 그때 읽었다. 왜냐하면 김영민 교수님이 학교에 강연을 하러 오셨는데, 그때 질문이라도 하나 하기위해 그의 책들을 읽었던 것이다. 그런데 그의 책들을 읽으면서 참 신기했다. 그는 철학자라 하기엔 너무나 독창적인 작업들을 하였기 때문이다. (물론 그 열정이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는 점이 존경스럽다)

예컨데, '기지촌 지식인'과 같은 요어는 상당히 타당성이 있다. 그리고, 가끔식 그의 논문을 엄격한 학회지에서 만나면 뭐랄까? 일종의 카타르시스도 느낀다. 글쓰기와 논문형식에서 자유로운 그의 글은 그런 이마쥬이다. (김영민 선생님의 책을 몇 권 읽어보셨다면 충분히 공감하시리라. 그리고, 저작 역시 그것을 의도했으니까)

너무 주변적인 이야기가 길었다. 그러나, 김영민의 맥락을 알지 못하면, 그리고 김영민의 철학적 작업의 방향을 알지 못하면, 이 독창적인 작업을 이해할 수 없다. 갑자기 선생님의 그 나즈막하고 어눌하지만, 순진한(?) 그 눈동자가 기억난다. 4년이나 지났는데... 오늘밤엔 그의 책이나 다시 한번 훑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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