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이렇게 보면 두배로 재미있다
김익상 지음 / 들녘 / 1993년 3월
평점 :
절판


어쩌면 이 책에 실린 영화들은 이제 잊혀져버린 영화들일 수도 있다. 그만큼 영화산업은 대중들이 한 번 보고나면 두 번 보는 일이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가만히 돌아보자. 그렇다면 우리는 같은 영화를 두 번 세 번, 많게는 수십번씩 보는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그리고 그런 사람들이 자신의 친구라면 핀잔을 준다. 넌 왜 시간낭비하면서 같은 영화를 그렇게 많이 보냐고. 그러면 그들은 그렇게 말할 것이다. 난 '영화마니아'라고.

이 책은 그런 아마추어 영화광들이 입문하기 위한 좋은 책이다. 즉 영화가 무엇인지 쉽게 눈뜰 수 있는 좋은 책이라는 말이다. 저자 역시 그런 의도로 책을 썼음이 분명하다. 그는 제임스 카메론이나 폴 버호벤 등의 헐리우드 초호화 감독을 시작으로 이명세나 박광수 감독까지 아우르고 있다. 그리고 그 분석 또한 자못 진지하다. 카메론 감독의 '터미네이터' 씨리즈를 카메라 앵글을 따라 서술하기도 하며(그는 패닝을 비롯해 트랙킹이나 달리 등을 설명한다), 인물분석과 서사의 구도 등을 통해 흥행요인을 꼼꼼히 살핀다.

그리고 폴 버호벤 감독의 '원초적 본능', '로보캅', '토탈리콜' 등의 흥행위주 작품이 실제로는 상당히 이론적인 심리게임이 수반되어 있음을 잘 지적해주고 있다. 즉, 아마추어들이 할리우드 흥행영화라도 이론적인 구조가 탄탄하게 마련되어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영화의 속살을 한꺼풀 벗겨서 파악하는 요령을 가르쳐주고 있는 것이다.

이 뿐만이 아니라, 팀 버튼, 올리버 스톤, 스파이크 리와 같은 컬트적이고 저항적이 감독들의 작품 또한 분석하고 있다. 그들의 작품은 흥행과 예술성을 모두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을 잘 공부하고 나면 저자는 이제 본격적으로 영화의 거장인 스탠릭 큐브릭 감독의 '시계태엽장치 오렌지',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 등을 분석한다. 이 정도 작품을 볼줄 안다면 이제 자칭 '아마추어 영화광'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저자는 이명세 감독과 박광수 감독의 작품 역시 분석함으로서 한국 영화의 현상황도 잘 짚어주고 있다. 물론, 지금은 한국영화가 붐을 일으켜 할리우드의 영화를 능가하고 있지만, 당시만 하더라도 한국영화는 흥행성과 예술성에 있어서 다소 취약했기 때문이다. 이제는 다소 잊혀져버린 영화들이지만, 영화광일수록 그런 영화들을 놓쳐서는 안된다. 이 책을 통해 한 번 공부해보시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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